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석굴암을 야훼가 만들었다고?
게시물ID : religion_193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0
조회수 : 36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8/14 11:08:55
옵션
  • 펌글

일부 기독교인의 훼불 행위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불교사를 왜곡해 기독교를 정당화하려는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상한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가 집필한 ‘불국사에서 만난 예수’(돌베개)가 그것이다. 이 책은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의 공식 설립년도인 1784년과 1885년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고대부터 기독교는 한반도에 전래돼 신앙되고 있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문에 김호동 서울대 교수, 이강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신동규 강원대 교수가 역사적 사실에 대해 고증했으며, 불교학자인 신상환 인도 비스바 바라띠대학 교수까지 많은 정보를 줬다고 언급해 충분한 학술적 검토과정을 거친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김호동 서울대 교수는 표지에서 ‘이 책은 (7세기에 기독교가 한반도에 전래됐다는) 의문에 대한 진지한 탐구이며, 우리에게 그 답변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서게 한 글’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기독교계 언론에서는 물론 중앙일간지와 지방신문에서도 이 책을 크게 보도했으며, 경향신문은 한 면 전체를 할애해 이 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한반도 전래 역사’를 부제로 달고 있는 이 책은 오류투성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신라 불국사와 석굴암 해석에 있어서는 침소봉대와 아전인수의 극치라는 지적이다. 목은 이색(1328~1396)의 ‘희우(喜雨)’라는 싯구 중 ‘천심(天心)’을 ‘하느님의 마음’으로 번역한 저자가 “이색이 하느님을 노래했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논리를 불국사와 석굴암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 교수는 “성 어거스틴 복음서에 있는 예수의 제자 누가의 초상화와 경주 토함산에 있는 석굴암은 거의 똑같은 양식으로 그려져 있다”며 “석굴암을 제작할 당시, 신라 사람들이 누가의 초상화를 참고했을 가능성도 제기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어 김대성 설화가 실린 삼국유사 내용을 기발하게 해석했다.


그는 “승려 일연이 신라 불교 건축미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석굴암과 불국사의 창건 과정을 설명하면서 부처의 힘을 빌렸다는 이야기는 아예 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일연은 하느님(天神)이 김대성을 두 번이나 도왔다는 기록을 남겼다. 승려가 불국사와 석굴암의 창건 과정을 기록하면서 단 한 번도 부처라는 말을 쓰지 않고 하느님이라는 말을 두 번씩이나 쓴 것은 무슨 일일까? 승려 일연이 말한 이 하느님은 그리스도교의 유일신 하느님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라고 반문하며 마치 하느님이 누가의 초상을 닮은 불상을 석굴암에 세울 수 있도록 도왔다는 듯 표현하고 있다.


궤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석불을 안치할 탑 뚜껑이 계속 갈라져) 김대성이 잠을 이루지 못하던 한밤중에 하느님이 강림하여 석불을 다 만들어 놓고 갔다. 일연이 말한 김대성의 설화대로 한다면 석굴암은 결국 하느님이 만들었다는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최 교수는 천신을 하느님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근거로 1956년 불국사 경내에서 발견된 ‘十’ 모양의 돌을 제시한다. 그 돌을 기독교 유물인 ‘경교 돌십자가’로 규정한 그는, “신라시대인 8~9세기 유물이 불국사 경내에서 발견됐고, 이것이 경교 돌십자가라고 한다면 동방 그리스도교가 신라에 전래되었을 가능성을 반증해 주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여기에다 불국사의 십자형 돌과 관련해 그는 “대체적인 학계의 주장은 동방 그리스도교의 신라 유입설로 무게 중심이 기울어지고 있다”며 자신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결론짓는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불국사와 석굴암은 서양 신인 하느님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며, 당시 신라인들은 불교뿐 아니라 기독교도 신봉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신라에서 그치지 않고 발해 유적지인 아브라코스 사원에서 발견된 협시보살 가슴의 ‘十’ 문양을 십자가로 해석한 뒤 “이는 발해에 불교와 함께 동방 그리스도교가 전파되어 발해 사람들이 동방 그리스도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였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최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학계에서는 응대할 가치조차 없는 궤변이라는 반응이다. 미술사학자인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제석천, 사천왕, 팔부신중 등 천신(天神)은 경전에 숱하게 등장하는 용어로 부처님과 법을 지키는 존재들임은 기본적인 상식”이라며 “이를 두고 하느님으로 억지 해석하는 것은 자신이 믿는 야훼를 부처님을 호위하는 신들의 하나라고 주장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문 교수는 또 “기독교의 한반도 전래 역사를 쓰려면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함에도 억측과 확대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며 “十자형 돌은 사찰에서 발견되는 난간석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성 있으며 그것을 십자가로 보는 것은 소수 기독교 학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병삼 숙명여대 사학과 교수도 “기독교의 한반도 전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겠다는 것이 나쁘게 평가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그렇더라도 “신라인들의 사상, 문화, 예술, 기술이 집결돼 이룬 최고의 불교적 상징물을 자신의 주장을 위해 어설픈 논리를 끌어들여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학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삼국유사 전문가인 고운기 한양대 교수는 “삼국유사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일연 스님의 얘기를 근거로 석굴암이 하느님에 의해 만들어졌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 책 저자는 삼국유사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발해불교를 연구하고 현지발굴조사에도 참여했던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실장은 “발해 불교 관련 문화재는 셀 수 없이 많고 문헌에도 언급돼 있지만 기독교에 대한 유물과 문헌 언급은 전혀 없다”며 “어느 하나를 마음대로 해석한 뒤 발해 사람들이 기독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출처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73626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