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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소류지에서 하룻 밤
게시물ID : rivfishing_33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onf
추천 : 11
조회수 : 123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9/22 11: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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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지난 여름은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군요.
농군의 심정은 타들어 가고 낚싯꾼에게는 민망함에 출조를 꺼리게 되었던 시간들.
 
가뭄과 국지성 호우로 힘겨워 하는 농부들을 뒤로 한 채 낚싯대를 잡기가 어려워 물가 보다는 산을 찾았던 여름이 가고
어느 정도 해갈이 되고 또 넘쳐 올랐던 물이 안정된 후 조금씩 다시 낚시를 다닙니다.
 
 
그렇게 큰 열정없이 찾았던 청미천의 한 줄기.
해가 넘어 가기 전 오랜만에 물가에 나와 들뜬 탓인지 한 잔 술에 낚시의자에 기대 잠이 들었던 모양인데,
어찌 해지기 전에 폰으로 사진을 한 장 찍어 뒀던 모양이군요.
 
KakaoTalk_20170918_132758361.jpg
 
 
 
 
 
밤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찌불을 노려보지만,
별다른 움직임없이 이른 새벽이 찾아 옵니다.
 
그리고 만난 단 한 수의 붕어.
 
정말 오랜만에 만난 붕어인지라 그 반가움은 더욱 크더군요.
KakaoTalk_20170911_095816626.jpg
 
 
 
 
 
그리고 다음 주.
지도에서 본 음성의 작은 못을 찾아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집을 나서지만 벌초를 다녀오려는 귀성행렬에 꽤나 맘을 졸이며 도착을 했군요.
 
얼마나 낚시를 하지 않은 소류지인지 한바퀴 빙 둘러 줄풀이 가득합니다.
어느 한 곳 빈틈없이 자라 난 풀밭을 보니 문득 의구심이 생기는군요.
바로 도로 옆 소류지인데도 낚시를 하지 않는다니....
 
IMG_9398.JPG
 
 
 
 
 
그래도 이 정도 그림이면 빈 손으로 내일 아침을 맞는다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가득한 수초들을 다듬으려니.....
 
IMG_9396.JPG
 
 
 
대략 정면과 왼쪽은 이런 모양으로 자리를 만들었군요.
수초대의 폭이 그리 넓지 않아 정면은 수초를 넘겨 포인트를 정해야겠고,
왼쪽은 자연 구멍을 살려 갓낚시 형태로 두 개의 찌를 세울까 합니다.
 
IMG_9399.JPG
 
 
 
 
이제 자리를 다 잡았으니 정말 오랜만에 수초낚시를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아직 정오가 되지도 않은 시간이니 느긋하게 허기를 달래며 작은 연못을 한바퀴 돌며 산책이나 하려 합니다.
 
 
 
 
IMG_9402.JPG
 
 
 
 
 
그런데 이렇게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나니 어느 농부께서 오셔서는,
한 2년 전부터 여기 못에 고기 씨가 말랐다고 하시는군요.
 
무슨 말씀인가 하니, 여긴 가물치가 많았는데 외국노동자들이 가물치를 좋아해서 이곳에서 가물치 낚시를 하다
가뭄에 물이 줄었을 때, 아예 물로 들어가 눈에 보이는 물고기들은 죄다 손으로 건져 갔다는군요.^^'
 
아무리 그렇기로 이렇게 낚시꾼들이 찾지 않는다니....
 
 
 
조금은 낙담케하는 말은 들었지만 저렇게 서 있는 찌를 보면 그마저도 금새 잊어 버리게 됩니다.ㅎㅎㅎ
IMG_9403.JPG
 
 
 
 
이런 물가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만족스러우니 말이죠.
 
IMG_9408.JPG
 
 
 
 
 
수풀 사이에 숨어 있는 찌를 넌지시 바라 보는 것.
벌써 낚시의 즐거움을 만끽해 버린게지요.
 
IMG_9409.JPG
 
 
 
 
 
그 농부님의 말씀처럼 그야말로 입질 한 번 없이 아침을 맞게 되었네요.
새우나 참붕어도 하나 없고,
지난 저녁 무렵에 가물치 루어 꾼 한 분이 다녀가고 외국인 노동자 여러명이 또 가물치 사냥에 나섰지만 다들 빈손으로 돌아가시더군요.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이제 이 소류지에 미련은 깔끔히 접어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저 왼쪽 줄풀 끝자락에 세워 둔 찌가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
왜?
 
22시간만의 단 한 번의 챔질.
 
 
그리고 만난 예쁜 붕어 한 수.
 
KakaoTalk_20170918_132550809.jpg
 
 
 
 
 
다시 이곳을 찾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붕어 한 수가 아침에 나와 주는군요.ㅎㅎ
 
 
말끔히 지난 밤의 낚시 자리를 정리하고 귀가를 서두릅니다.
그리고 결심을 합니다.
내년 봄에 다시 들르마.
그 때 까지도 다른 조사님들에게 외면 받는 소류지로 남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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