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5년 전 베오베에 간 중력파 관련 글...
게시물ID : science_570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stn
추천 : 16
조회수 : 1553회
댓글수 : 58개
등록시간 : 2016/02/12 05:37:05
옵션
  • 창작글
5년 전 이 글을 쓸 당시만 해도 과연 인류가 중력파를 직접 관측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오늘 중력파 관측이 발표되었습니다. 원글에서 비유했던 '강강술래를 도는 블랙홀'이 중력파를 통해 '보였'습니다.

그 포스팅을 기쁜 마음으로 끌어올려 봅니다.

--------------------

우주의 시작을 향해서...
2010/06/09

위에 사진은 LIGO 라는 중력파 검출기에요.
LHC와 함께 요즘 물리학자들 최대 관심사중 하나이며,
미국이 1조원 가까운 돈을 들여 만든 실험장치이죠.

대체 뭐하는 장치냐면... (아래 설명은 초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요구합니다)


'중력은 시공간의 휘어짐이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죠?
근데 그 휘어짐이 물결처럼 퍼져나가기도 해요.
예를들어 누가 강강술래를 돌고 있으면, 그 사람들의 움직임이 시공간을 휘게 만들고
휘어진 시공간은 주변으로 퍼져나가죠.
마치 물결이 퍼지는것처럼 주변 시공간이 출렁거리는거에요.
출렁출렁출렁출렁출렁

그럼 어떤 변화가 벌어지느냐...

자, 내가 애인과 마주보고 있는데 옆에서 누가 강강술래를 돌고 있다.
그래서 그 휘어진 시공간이 나와 애인 사이를 출렁거리며 지나가고 있다.

그럼 나와 애인 사이의 거리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나와 애인은 그자리에 있는데, 그 사이 공간이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거죠.
그래서 거리가 출렁거리는거에요.


그럼 이제 내가 나와 애인 사이의 거리를 '정확'하게 잴 수 있다고 해봅시다.
근데 재봤더니 거리가 변하지 않는거에요.
그럼 난 알 수 있겠죠. '아... 옆에 강강술래 도는 놈들이 없구나'

잠시 후 다시 재봤더니 이번에는 거리가 출렁거리는거에요.
그럼 또 알 수 있겠죠 '아... 이놈들이 돌기 시작했구나'

즉, 난 거리를 재서 옆에 사람들이 강강술래를 도는가의 여부를 알 수가 있는거에요!


자... 이제 제대로된 사람은 생각합니다. '그냥 강강술래 도나 눈으로 보면 되지 왜 저런 닭짓을 하나요?'

만약 어두운 밤이라면 어떨까요?
눈으로는 옆에서 강강술래 도는지 알 수 없지만, 시공간의 구불거림은 밤낮을 가리지 않죠.

'그럼 적외선 카메라로 보면 되잖아?'

강강술래 도는 사람들이 옆방에 있다면?
눈으로는 이제 답이 없지만, 적외선 카메라를 써도 안되지만, 시공간의 구불거림은 벽따위 가볍게 통과합니다.
애인과 거리를 재는 간단한 방법으로 옆방에서 강강술래를 도나 안도나 알 수 있는거죠.



물리학자들은 이 아이디어를 이용해 우주(!)에서 누가 강강술래를 도나 관찰하려 하고 있습니다

누가?
바로 블랙홀을 비롯한 많은 천체들이죠.

지구와 달도 서로 강강술래 돌고 있는데 블랙홀이라고 안돌겠어요?

저 멀리 어디선가 강강술래를 돌고 있는 블랙홀들 때문에 오유인들과 모니터 사이의 거리는 지금도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고 있거든요.
왜 지금까지 애인으로 비유하다 모니터가 됐냐는 따지지 말고...


정밀하게 거리를 잴수만 있다면...
그것이 가능하다면 인류는 눈으로 볼 수 없는곳에서 서로 돌고있는 블랙홀들을 관찰할 수 있는거에요.
그것도, 빛이 통과하기 힘든 벽 너머에 있는 블랙홀까지도 볼 수 있죠.


그것을 위해 물리학자들은 엄청난 노력을 했죠.
현존하는 측정 정확도의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워가며 정밀하게 거리를 잴 장치를 만들었어요.


그것이 저 LIGO 에요.

두 거울 사이의 거리를 레이져를 이용해서 재는 장치죠.
시공간의 구불거림은 거리가 멀수록 측정이 쉽기 때문에 무려 4km(!) 밖에 떨어진 거울에 레이져를 반사시켜서 '아... 이놈이 가는 길이 구불거렸나?' 하고 측정해보는거랍니다.

사진에 길게 뻗은 장치가 바로 레이저가 지나는 길이에요.
4km 밖에 있는 거울에 맞추는것만 해도 큰일이겠죠? ㅎ
근데 그걸 또 반사시켜서 도로 오게 하려면... ㄷㄷㄷ


저 장비가 돌아간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관측된 공간의 구불거림은 없었어요.
아직까지의 기술로는... 인류가 가진 최고의 기술들을 쏟아부어도 블랙홀같은 거대한 질량이! 되도록 근거리에서! 강강술래를 돌아줘야만 관찰 할 수 있거든요.
자잘자잘한 태양같은건 암만 춤을 춰도 관측이 안되요 ㅜㅜ

지금 저 LIGO는 동작을 멈추고 업그래이드 중이랍니다.
몇년 후에는 더욱 능력이 상승되어서 더 자잘한 구불거림도 찾아낼 수 있을거에요.


요즘 미드 빅뱅이론 인기죠? ㅎ

빅뱅 직후에는 한동안 빛이 통과할 수 없는 안개가 온 우주를 감싸고 있었어요.
그래서 빅뱅의 정보를 담은 빛은 우주에 존재하지 않죠.
마치 벽 너머에 강강술래를 도는 사람을 눈으로 못보는거나 마찬가지에요.

그러나 공간의 구불거림은 벽따위 통과했죠?

마찬가지로 빅뱅 직후의 공간의 구불거림은 여전히 온 우주에 남아있답니다.
물리학자들은 언젠가 그것마저도 관측해서 우주의 시작을... 관찰하려 하고 있어요.
실제로 이미 나사에서는 LIGO와 비슷한 장비를 우주에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답니다.
지구는 파도와 지진, 자동차들의 진동이 너무 심해서 정밀한 장비를 세울 좋은 받침대가 되어주지 않거든요.

우리는 오늘도 한발 한발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어요!


@ 유머자료니... 아래는 LIGO의 레이져 지나는 길을 경찰차가 꼴아박은 사진.
엄청 힘들게 레이져 조준해놨더니 저것때문에 다 틀어졌다고 눈물이 글썽 하신...
오히려 지도에 안나와있어서 박았다고 항의했다나 ㄷㄷ
뿐만 아니라 카트리나도 저길 지나갔다는...


출처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7060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