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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니들이 거깄냐
게시물ID : sewol_10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h늘의유머Oh
추천 : 14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04/21 00:51:05
나도 5월에 수학여행 가려던 고2인데 요즘 너희 때문에 시험 1주일 남았는데도 집중이 안된다
쉬는시간마다 너희 소식 들으려고 데이터 밧데리 많이 쓰고 있어

내가 트위터를 하는데, 처음엔 정말 너희 이야기로 타임라인이 뜨겁게 달아올랐어.
그런데 이젠 좀 시들하다. 그게 욕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난 좀 씁쓸하다.
네이버는 맨유 애버튼 경기가 너희 위에 있다.
그게 욕할건 아니지만, 씁쓸해.

난 원체 무뚝뚝한 남자애라 그런지 너희 뉴스에서 볼 때 눈물은 안나도, 그래도 가슴 한쪽은 먹먹하더라.
너희에 대해, 그리고 지금 상황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대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서 너무 막막하다.

어이가 없다. 왜 니들이 가냐.
방송대로 따른 니들이, 우리보다 어린 애 구하려고 목청껏 소리를 쥐어짜내던 니들이, 친구 구하려고 뒤돌아섰던 너희가 왜 가냐.
너희를 버리고 도망쳤던 새끼들과 너희 부모님을 이용해먹으려는 새끼들, 진짜 배 안에서 뒤졌어야 할 새끼들은 왜 바깥에 있고
왜 그렇게 착하던 니들이 배 안에 있냐. 왜 니들이 거깄냐.

처음에 들었을 때 담담했다. 뉴스로 전해지는 글자들은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냥 실감이 안났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실감이 잘 안나. 그냥 다 뻥인것같아. 아직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을 겪어보지 않은 어린 놈이라 그런건진 몰라도,
그런 커다란 사고를 겪어본 적이 없는 경험없는 놈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사실 지금도 이백명 넘게 실종됐다는게 실감이 안나.
그러다 너희 부모님 중 한 분이 바다를 보고 오열하는 걸 봤다. 그냥... 뭔지 모르겠는데 눈이 젖더라.
어제 새벽엔 친구를 잃고 우는 너희 친구들 사진을 봤다. 내가 다 억울하더라. 왜 니들이 그 안에 있어야 했는지.

내가 꿈이 있듯이 너희도 꿈이 있을거 아냐.
대학가면 소개팅하고, 술먹고, 연애도 하고 싶었을거 아냐. 하고싶은 게 있었을거 아냐.
그런 니들이 왜 거깄냐.
왜 진짜 뒤져야 할 것들은 밖에서 돈말리고 술판벌이고 하는데 왜 니들이 거깄냐.
그냥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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