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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뭘 잘못했냐고??
게시물ID : sewol_251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렌지빵
추천 : 2
조회수 : 51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5/03 22:00:43
오랜만에 집에 내려왔는데 얘기를 해보니 어머니가 그러십니다.
"대통령이 불쌍하다. 대통령이 뭘 아냐. 여잔데 불쌍하다"
그래서 제가 입에 거품 물면서, 여자인게 뭔 상관이냐. 아무것도 모를거면 그 자리에 왜 있냐! 따졌습니다.
어머니가 어제 미용실에 갔더니 거기서 만난 아주머니들이 다 그러더랍니다. 대통령이 불쌍하다고...
 
할머니가 몸이 안좋으셔서 요양 병원에 계십니다. 간만에 어머니 따라 병문안을 갔습니다.
수척해지신 모습에 안쓰럽지만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옆에서 손만 잡아드리고 있는데, 5인 병실 가운데에 하나 있는 티비에서 세월호 관련 뉴스 및 사과 촉구 어쩌고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자 티비를 보고 있던 간병인 아주머니와 그 바로 옆에 있던 한 할머니랑 두 분이서 욕을 해댑니다.

"대통령이 배를 타라고 했냐, 수학여행을 가라고 했냐.
왜 자꾸 대통령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
사과를 이미 했는데 뭘 또 하라고 난리냐.
안철수ㅅㄲ 너는 뭐했냐. (아놔 이건 반박불가)"

아 진짜 그렇게들 얘기하는거 듣고 있으면서 너무 답답한데
거기서 제가 어떻게 했어야 옳았던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까 어머니는 가족이니까 어느 정도 의견을 낼 수 있었던 거고 설득을 해보려고 할 수 있었는데,
생판 모르는 남 + 이제 보고 언제 또 볼지 모르고 + 우리 할머니의 건강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사람이라
속으로는 무언가 반박할 말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나오고 말았습니다.

얼마전 읽은 글에서 비논리엔 비논리로 눌러줘야된다는 거 봤는데... 그럴 깡도 안되고ㅜㅜ
아까 어머니는 제 말에 조금 설득당한 것 같이 보였지만
제가 없는 동안 또 다른 아주머니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면 또 그쪽으로 의견이 쏠릴 여지가 다분하지요.
역시 아직도 지상파 및 주요 언론 얘기만 듣고 저렇게 생각하시는 어르신이 많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깨뜨릴 수 있을까요? 
여자 대통령인데 불쌍하다는 비논리를 전개하는 아주머니들한테 어떻게 그 생각이 잘못됐다고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 
아주머니들한테 구구절절, 해경이랑 언딘이 어쩌고 컨트롤 타워가 어쩌고 대통령이 책임진다는 말도 안해줘서 서로 책임 안 지려고 몸만 사린다... 이런 얘기 길게 하고 있을 시간도 없거니와, 
제가 사실 소심한 편에다가 그렇게 달변도 아니라서ㅜㅜ 저렇게 말하고 있다가 되려 말려서 혼쭐나고 쫓겨날 가능성이 큽니다.

뭔가 신박하고 간결하게 쏘아붙일 말 없을까요... 오늘도 여러가지 소식에 그저 답답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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