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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의경으로 군 복무 중입니다.
게시물ID : sewol_267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녕사랑아
추천 : 15/13
조회수 : 142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4/05/09 08:06:57
인터넷환경이 늘 그렇지만, 언제나 같은 얘기들만 오가는 곳이지만, 그래도 한 번 더, 한 마디 더 거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지금 서울 어느 곳에서 의경으로 군 복무 하고 있습니다.

제 댓글들, 가입일자, 방문수 같은 것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혀 일베 아니고요, 민간인 시절 진보 성향에 가까운 학생이었습니다.


오유에 올라오는 수 많은 글들을 다 확인해보진 않고 항상 베스트게시판만 보는 저이지만, 그 글들과 댓글들을 확인하다보면

미디어에 노출 되는 경찰분들과 (대부분 제일 낮은 계급에 속하는 순경, 경장급들일겁니다.), 의경들에게 이해하기 힘든 말들이 있더라구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찰도 계급사회이며, 의경들은 군인입니다.

한 마디로 시킨 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수행완료해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댓글을 보다가 의경들 한 명, 두 명이 슬쩍 비켜주고 옷 벗고 일어나면 다른 경찰들도 동참할 거라는 댓글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요,

진짜로 그렇게 하면 하극상입니다. 쉽게 말하면 쿠데타 일으키는 거랑 똑같은 거에요.

군필자분들은 하극상이란게 어떤 건지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른거고, 이 곳도 군대이다보니 별의 별 사람들이 다 모여사는 곳이라 일베하는 사람도 있구요,

시위현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다고 해서 다 일베같은 마인드는 아니에요. 그냥 군인이니까 자기를 귀찮게 하는게 짜증나는 것 뿐입니다.

이건 쉴드거리도 안 되고, 쉴드 칠 생각도 없고 제 생각 또한 오유 여러분들과 비슷하지만, 군인이셨던 분들은 다 알잖아요?

시간은 안 가고, 제대는 빨리 하고 싶은데 자꾸 출동 나가라고 하고 (육군에서 계속 작업 시키는 거랑 비슷하다고 하면 될까요..아니면 훈련?) 그래서 투덜대는 것 뿐입니다.

진짜로 악의를 가지고 '저 좌좀새끼들 다 죽어야돼.' 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전무하다고는 못하겠네요. 실제로 제 선임 중에도 이런 사람이 있어서..)



결국 이 문제의 해결방법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그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잘 하고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미 잘 아시잖아요. 밑에서부터 바꾸는 일은 참 힘들다는 걸.

뭔가 여러분들에게 제 책임을 미루고 대신 부탁하는 것 같아서 죄송하지만, 전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더 열정적인 행동을 보여주세요. 더 참여하시고, 더 경청해주시고, 더 일어나주세요.

다만, 법적인 보호 아래 합법적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누구나 공감할만한 행동을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괜히 꼬투리 잡혀봐야 좋을 것 하나도 없잖아요?


현재 군인인 신분으로서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 숙인 채 유족 여러분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과 대치할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이 개탄스러워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한 마디 적어봤습니다.

조용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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