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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집입니다...
게시물ID : sewol_421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후두리챱챱
추천 : 4
조회수 : 29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4/17 05:07:43
추모하는 마음으로 헌화대에 국화 한 송이 놓자는 마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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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은 시청에서 광화문 쪽으로 가는 길을 막아 놓은 폴리스 라인과 경찰 버스들입니다.
 
저는 종각역 부근에서 화장실에 들렀다가 대열에 합류하려고 했는데, 무리를 놓쳐 버렸습니다.
길을 찾아보려 했으나 사방의 모든 길을 경찰이 막고 있어 포위가 된 상황이었습니다.
갇힌 사람들 중에는 추모 행렬이 아닌, 지나가던 시민들도 있었어요.
경찰들에게 집에 가야 하는데 왜 막냐고, 비키라고 여기저기서 격한 목소리가 나오니까 경찰이... 신분증 검사를 합니다. 허허.
신분증을 보고 주소지가 정말 건너편이면 보내주는 거예요.
'저 원래 여기 사는데, 어디어디 사는 아버지 때문에 주소지 이전을 못해서 주절주절'
주소가 이쪽이 아닌 사람들은 자신의 주소지가 왜 그곳인지, 길을 막고 서 있는 경찰들에게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지켜보는데 상황이 어이 없어서 웃음이 나더군요.
 
저와 동행인은 안되겠다 싶어 나름 머리를 쓴다고 지하철을 타고 경복궁역으로 갔습니다.
경찰이 막고 있으면 골목길 주택가로 돌고 돌아가고, 또 막혀 있으면 돌고.
그런데 가까워질수록 더 견고하게 막아서고 있더군요.
정말 함께 하고 싶어서 한 시간 가까이 그 주위만 뺑뺑 돌다가, 길을 찾지 못해 결국 집에 돌아왔습니다.
저희만 낙오된 줄 알고 '화장실 좀 참을 걸' 정말 후회했는데, 귀가길에 SNS를 둘러보니 다른 분들도 다 막혀서 들어가지 못한 것 같더군요.
 
이 시간까지도 경복궁에서는 먼저 도착했던 유가족들이 투쟁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들어와서 마음이 편하지가 않네요...
동 트기 전 지금이 제일 추울 시간인데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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