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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나요?
게시물ID : sewol_459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라세상
추천 : 6
조회수 : 2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30 15:25:01
잘 있나요?
그 일이 일어난지 1년이 넘었어요.
미안해요.
매몰차보일지 몰라도 떠나간 당신을 뒤로하고 살아있는 우리는 벌써 1년을 넘게 보냈어요.
그동안 당신이 왜 그렇게 되버렸는지
누가 그렇게 한건지
왜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뒀는지 알아내기위해 열심히 싸웠는데(아니 아직도 싸우고있는데)
이 미친 나라는 뭐 하나 재대로 처리한게 없네요.
상상도 못했죠?
당신의 세상이 당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무너져버렸는데
그 책임을 아무도 지려하지않는다는게..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당신이라고 알았을까요.
난 무리하게 배를 증축한 선박회사도
승무원으로써의 의무를 행하지않았던 금수같은 놈들도
살금살금 뒤에서 내빼며 눈치만보던 정부인사들도
다 어떻게든 처벌 될 줄 알았는데
정말 아무도 책임지지않았어요.
미안해요.
이것말고 무슨 말을 더 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네요.
미안해요.
미안하고 미안해요.
각박한 삶과 치열한 경쟁.. 또 좌절같은거.. 이런거 때문에 당신을 잊고 살았다는게..
...맞아요. 핑계에요. 사실 나도 무서워요.
당신의 죽음이 내가 속한 사회의 책임이란걸 나도 알지만
턱밑까지 차오르는 컴컴한 물속에서 상상도 못할 두려움을 격은 당신에게
내가 뭐 하나 해결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의 무능함과 무책임함을 인정하는것이라는걸 알기에
무섭고 창피하여 숨고싶어요.
나는 이렇게 살아요.
살게요. 잊지않고 살께요.
나와같은 생각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그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끄집어내어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않도록 할 수 있게
그런 날이 올때까지 어떻게든 살아볼게요.
그러다 언젠가 당신이 있는 그곳에서 마주하게 되면
나에게도 수고했다고
같이 울어줘서 고마웠다고 한마디만 해주세요...

그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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