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30일을 맞이하는 추석날인 오늘 9월 27일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7반 안중근 학생의 생일입니다.
안중근 학생입니다.
중근이는 체격이 좋고 다부지고 운동을 잘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우리 든든한 중근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중근이는 야구를 무척 좋아해서, 어렸을 때 중근이의 꿈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때 친구들과 야구를 하다가 어깨 인대를 크게 다쳐서 중근이 아버님은 중근이가 야구를 못 하게 하셨습니다. 그래도 중근이는 야구가 너무 좋아서 몰래 친구들이랑 연습했다고 합니다.
집에서 중근이는 엄마하고 조잘조잘 수다도 잘 떨고 누나 말도 잘 듣는 애교 많고 착한 아들이고 귀여운 남동생이었습니다. 베이스 기타를 잘 쳐서 어머니는 중근이가 기타 치는 모습이 무척 멋있었다고 기억하십니다. 아버지도 중근이 기타 실력을 부러워하셨는데, 그래서 중근이는 수학여행 떠날 때 아버지께 베이스 기타 코드표를 드리고 연습하시라고 숙제를 내고 갔습니다.
그러나 수학여행은 참사가 되었고, 중근이는 너무 오래 물 속에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진도 체육관에서 한없이 기다리는 중근이 부모님을 위해서 중근이가 좋아했던 두산 베어스의 야구 선수들이 중근이 출석번호인 21번을 등번호로 단 유니폼에 사인을 해서 부모님께 전달했습니다. 중근이 부모님은 이 야구 유니폼을 진도 체육관에 걸어놓고 두 달 가까이 기다리셨습니다. 중근이 아버님은 아침마다 팽목항에 나가서 "아들아 보고 싶다" 외치셨다고 합니다. 중근이는 6월 8일에야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1111 로 문자 보내 중근이 생일을 기억해 주세요. 명절이 더 슬픈 가족들과 이제 돌아올 수 없는 중근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