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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2반 허다윤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471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6
조회수 : 809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10/01 10:27:22
세월호 참사 534일을 맞이하는 10월 1일 오늘은 미수습자 아홉 명 중 하나인 단원고등학교 2학년 2반 허다윤 학생의 생일입니다.

허다윤 .jpg

허다윤 학생입니다. 가족사진의 일부입니다.

다윤이는 딸 둘 중에서 막내입니다.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인데다가, 가족이 원래 서울에서 오래 살았는데 안산으로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친구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윤이는 용돈이 생기면 언니랑 같이 옷 사러 가거나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게 낙이었습니다. 그리고 언니를 빼면 다윤이가 언제나 함께 다니는 가장 소중한 친구는 강아지 깜비였다고 합니다. 

다윤이는 애교 많은 막둥이였습니다. 아빠가 퇴근해서 집에 오실 때쯤에 전화해서 어디쯤 오셨는지 확인한 뒤에 전철역으로 마중을 나갔습니다. 아버지랑 같이 집에 돌아가는 길에 다윤이는 과자 한 봉지나 아이스크림 하나, 이런 소박한 것들을 조르곤 했습니다. 비싼 걸 졸라봤자 겨우 배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 그것도 한 컵 정도였습니다. 다윤이는 그냥 아빠가 너무 좋고 아빠한테 이런 소소한 먹을거리를 사달라고 응석부리는 게 너무 좋아서 매일 오는 퇴근길인데도 아빠한테 꼭 매달려 있었다고 합니다. 다윤이 아버지는 다윤이가 뭐 사달라고 해봤자 그런 군것질 거리 정도였는데 그 때 더 마음껏 사줄 걸, 달라는 대로 다 해줄 걸, 마음아파 하십니다.

다윤이는 또래의 십대 소녀답지 않게 외모 꾸미는 데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얼굴에 뭘 바르지를 않아서 아버님이 보다 못해 이제 곧 대학교 들어가면 화장도 좀 하고 꾸미고 다녀야 할 텐데 그렇게 아무 것도 안 해서 어쩌냐고 기초 화장품 세트를 사다 주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윤이는 아버지가 사다주신 크림 한 통도 다 쓰지 못했습니다.

다윤이 어머니는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시는 착실한 교인이십니다. 다윤이 가족이 서울에서 살았을 때 오래 다니던 교회가 있었는데, 안산으로 이사를 가면서 너무 멀어져서 집 가까운 곳으로 교회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다윤이는 예전 교회에 친구들이 다 있어서 안산으로 이사한 뒤에도 한동안 서울까지 가서 전에 다니던 교회에 다녔다고 합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다윤이가 새 교회에 정을 붙이고, 다윤이 부모님은 새 교회에서 직분을 새로 받으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다윤이네는 가족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속에서 다윤이는 노란 조끼를 입고 활짝 웃고 있습니다. 가족 사진을 찍은 것은 수학여행을 떠나기 사흘 전이었습니다.

다윤이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참사 이후 534일, 벌써 두 번째 맞이하는 다윤이 생일입니다.

다윤이 부모님은 홍대 앞, 광화문, 청운동에서 세월호 인양 피켓팅을 하시며 지나가는 시민 분들께 노란 리본을 나눠주고 계십니다. 다윤이 어머님은 지병이 있어서 원래 몸이 약하신 편이지만 딸을 위해 버티고 계십니다. 다윤이 아버님은 계속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허리 디스크가 안 좋아져서 얼마 전에 입원하셨다고 합니다. 

광화문TV 페이스북 페이지에 다윤이 생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871479416299528/?type=2&theater

안산 합동분향소 #1111 로 문자 보내 다윤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다윤이는 534일째 세월호 안에 있습니다. 다윤이를 기다립니다. 
다윤이와 함께 2학년 1반 조은화, 2학년 6반 남현철, 2학년 6반 박영인,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그리고 일반 승객 이영숙님, 꼬마 혁규와 혁규 아버지 권재근님, 이렇게 모두 아홉 분의 미수습자가 아직도 배 안에 있습니다. 돌아오지 못하신 분들이 하루라도 빨리 모두 가족분들 품에 안기시기를 바랍니다.

* 서울시청 전광판은 오늘 재개장 예정이었으나 공사 지연되어 10월 5일에서 10일 사이에 운영 재개한다고 합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1111 로 생일 축하 문자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871479416299528/?type=2&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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