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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5반 조성원, 9반 김아라, 10반 이가영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472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2
조회수 : 128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10/17 10:43:37
세월호 참사 550일을 맞이하는 10월 17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5반 조성원 학생, 2학년 9반 김아라 학생, 2학년 10반 이가영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조성원.jpg

2학년 5반 조성원 학생입니다.

성원이는 세 살 아래 여동생, 그리고 열 살 차이나는 꼬마 남동생이 있는 삼남매의 맏이입니다. 동생들을 무척 잘 돌봐주는 자상한 맏이였고, 특히 어린 남동생을 귀여워했다고 합니다. 꼬맹이도 형아를 좋아하고 잘 따랐습니다. 성원이는 성격도 활달하고 명랑해서 친구도 많았다고 합니다. 사춘기 소년답지 않게 엄마하고 친해서 대화도 많이 하고 언제나 곁에 붙어 있었습니다. 성원이 어머님께서는 성원이가 "마마보이"였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성원이는 독립심이 강하고 성숙한 아이였습니다. 동생들이 아직 어린데 집안 형편이 많이 풍족하지 못한 걸 알고 밤에 상자 접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용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막내 동생한테 여행 가서 장난감 사다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성원이는 5반 담임 선생님이신 이해봉 선생님을 존경했습니다. 그래서 성원이는 중앙대학교에 진학해서 역사를 전공하고 이해봉 선생님처럼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원이도, 이해봉 선생님도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던 4월 15일 저녁에 성원이는 어머니께 전화했습니다. 어머님은 안개가 끼고 날씨가 좋지 않아 출항이 미뤄졌다는 말을 듣고 어쩐지 불안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원이는 괜찮을 거라고 어머님을 안심시켰습니다. 

그것이 어머니가 들은 성원이의 마지막 목소리였습니다. 성원이는 참사 열흘째인 4월 25일 물 밖으로 나와 부모님 품으로 안겼습니다.
참사 이후 성원이 외삼촌은 팽목항에서 성원이를 기다리던 것, 조카를 잃은 참담한 심경, 커다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유가족으로서의 삶을 토로한 세월호 소설 "시간이 멈춘 바다"를 출간하시기도 했습니다.

같이 생일을 맞이한 2학년 9반 김아라 학생입니다.

김아라.jpg

아라는 약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무슨 병이든지 고칠 수 있는 약을 척척 짓는 "황금손"이 되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아라가 이런 꿈을 가지게 된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아라는 여섯 살 터울의 오빠가 있는 막내딸이라서 아버지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아버님이 화학을 전공하셔서, 아라가 어렸을 때부터 원소 기호라든가 태양계라든가 등등 과학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습니다. 

아라는 머리가 좋아서 아버지 말씀을 금방금방 알아듣고 척척 이해했다고 합니다. 영문학 전공하신 엄마한테 배워서 영어도 잘했고, 중학교 때는 영어 웅변대회에서 상을 타 오기도 했습니다. 아라는 학교에서 공부도 잘 했고, 자기 일도 알아서 잘 하고, 부모님께 무리하게 뭘 졸라본 적도 없는 아이였습니다. 아라 아버님은 학교에서 아라 선생님들께 "아라가 아버님 닮았네요" 하고 칭찬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자랑스러우셨다고 합니다.

아라는 참사 이후 6일이 지난 4월 22일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라를 잃고 나서 어머님은 막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 아라가 아직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며 여기저기 찾아 다니셨다고 합니다. 아라 아버님도 지나가는 또래 소녀들 중에 아라를 닮은 아이가 있으면 혹시나 하고 자세히 들여다보신다고 합니다. 

2학년 10반 이가영 학생도 오늘 함께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이가영.jpg

이가영 학생입니다.

단원고 2학년 9반과 10반은 여학생 이과반입니다. 가영이도 이과였습니다. 가영이는 생물과 자연에 호기심이 많아서, 방에서 직접 달팽이를 두 마리나 키웠습니다. 플라스틱 통에 흙을 깔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 습기를 조절하면서 달팽이들이 제법 커다랗게 자랄 때까지 조심조심 잘 돌봐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영이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건을 수집하는 열 일곱 소녀이기도 했습니다. 창가에 하트 모양 장식품을 매달아두고 침대 머리맡에는 귀여운 봉제인형들을 모아서 보기 좋게 늘어놓았습니다.

가영이네는 오빠하고 가영이하고 두 남매입니다.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는 오빠하고 가영이하고 어렸을 때는 투닥투닥 다투기도 했지만 자라면서 사이가 좋아졌다고 합니다. 오빠가 군복무를 시작하게 되자 가영이는 오빠가 제대해서 집에 돌아올 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가영이를 잃고 나서 가영이 부모님은 특별법 제정과 참사 진실규명을 위해서 국회 농성을 하셨습니다. 부모님께서 가영이를 위해 싸우고 계시던 때에 가영이 오빠는 의경으로 복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영이네처럼 큰아들은 의경으로 복무중인데 작은 아이가 세월호 참사에서 피해를 입은 집안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월호 가족분들은 집회 중에 경찰과 대치하는 일이 생기면 의경 복무중인 큰 아이가 생각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의무복무 중에 동생을 잃은 가영이 오빠는 또 얼마나 복잡한 심경이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광화문TV 페이스북 페이지에 성원이, 아라, 가영이 생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874709672643169/?type=2&theater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로 문자 보내 성원이, 아라, 가영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부모님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아이들, 그리고 두 동생에게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오빠이자 형이었던 성원이와 집안의 귀염둥이이고 부모님의 희망이었던 아라, 가영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카카오플러스에서 서울시와 친구맺기를 하시면 채팅방을 통해 문자와 사진을 서울시청 전광판으로 전송하실 수 있습니다. 실시간 전송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저녁 6-8시이고 예약전송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입니다. 서울시청 전광판으로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내 주시면 서울 시내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874709672643169/?type=2&theater

JTBC 뉴스 조성원 가족분들 인터뷰:
http://tvpot.daum.net/v/v74a3f9fK3zb97733LU8bnU
조성원 학생 외삼촌 소설 출간 소식
http://www.newswire.co.kr/newsRead.php?no=791253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김아라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9450.html

한겨레 포토스토리 "아이들의 빈방" 이가영 학생의 방
http://www.hani.co.kr/arti/6869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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