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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3반 백지숙, 8반 김제훈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487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5
조회수 : 68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2/23 10:38:55
세월호 참사 679일을 맞이하는 2월 23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3반 백지숙 학생과 2학년 8반 김제훈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백지숙.jpg

백지숙 학생입니다.

지숙이는 네 살 터울 남동생이 있는 두 남매의 맏딸입니다. 남동생하고는 만화영화 등을 함께 보면서 친구처럼 지냈다고 합니다. 부모님한테 지숙이는 든든하고 믿음직한 장녀였습니다. 엄마하고 같이 시장에 가도 어렸을 때부터 뭐 사달라고 떼쓴 적도 한 번 없고, 어느덧 엄마 마음을 이해하는 친구 같은 딸이 된 것을 보며 어머니는 "이제 다 키웠구나" 하고 흐뭇하게 여기셨다고 합니다.

지숙이의 꿈은 경찰관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진로 카드에 지숙이는 경찰관이 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서"라고 썼습니다. 지숙이가 생각하는 경찰은 힘든 분들을 돕고 나쁜 사람들을 잡는, 좋은 일을 하는 직업이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했을 때, 지숙이는 4월 16일 오전 9시 50분경 친구 휴대폰을 빌려서 엄마한테 전화했습니다. "배가 기울어지고 물이 들어온다"는 말에 엄마는 지숙이에게 배에서 탈출해서 바다로 뛰어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든 배에서 나가기만 하면 누군가 구해줄 테니까 빨리 나가라고 말씀하셨지만, 지숙이는 방송에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며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지숙이는 4월 21일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나중에 발견된 지숙이 휴대폰에는 "구조되면 연락할게"라는 문자가 가득했다고 합니다. 부모님께 어떻게든 연락해서 안심시켜 드리려고 끝까지 애썼지만 연락이 되지 않은 것입니다. 

바닷속에 닷새 동안 잠겨 있었던 지숙이 시계는 신기하게도 멈추지 않고 계속 가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지숙이 시계를 닦아서 차고 다니십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8반 김제훈 학생입니다.

김제훈.jpg

제훈이는 두 살 터울 남동생이 하나 있는 두 형제의 맏아들입니다. 제훈이는 재주가 많고, 언제나 넉넉하고 듬직하고 어른들에게나 친구들에게나 편안하고 너그러운 아이였습니다. 제훈이 동생은 형을 롤모델로 삼았고, "부모님도 좋지만 착한 형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할 정도로 형을 좋아했습니다. 

부모님께 제훈이는 자기 앞가림 잘 하고 손이 안 가는 아이, 언제나 이해심 많고 듬직한 맏아들이었습니다. 어머님께 제훈이는 잔병치레도 없고 항상 여유로운 성격에 편안한 아이였습니다. 아버지는 186센티미터의 키에 벌써 아버지보다도 훨씬 커 버린 제훈이를 보면서 이젠 마냥 어린애가 아니라 "장정"이 되었구나, 하고 무척 든든하게 여기셨다고 합니다.

제훈이는 2학년 8반 반장이었고, 안산 YMCA 봉사동아리 TOP의 회원이었습니다. 너그럽고 넉넉한 성격에 주위 사람들을 북돋아주는 다정한 아이라서 제훈이 주변에는 언제나 친구들이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제훈이는 특히 "단원고 5인방"이라고 이름붙은 친구들과 다섯이서 친했습니다. 4반 최성호, 5반 "큰 김건우", 7반 이준우, 같은 8반 이재욱, 그리고 제훈이까지 다섯 명이었습니다. "단원고 5인방"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성적비관 자살방지 UCC를 만들었습니다. 제훈이는 이 때 주연도 맡았고 영어자막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제훈이가 주연한 UCC: https://www.youtube.com/watch?v=cK5C24q0Mag )

제훈이는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 했습니다. 국어와 영어를 특히 잘 했고, 글짓기 대회와 과학경시대회가 있으면 언제나 나가서 상을 타 왔습니다. 제훈이의 꿈은 선생님이었는데, 2학년에 올라가면서 이과에 진학해서 정확히 어느 방향으로 진로를 정할지 고민하는 중이었습니다.

세월호가 기울어지기 시작했을 때 제훈이는 오전 9시 15분에 엄마한테 문자를 보내서 배가 기울었다고 알렸습니다. 엄마가 놀라서 전화하시자 제훈이는 "구명조끼도 입었고, 하늘에는 헬기도 있고 바다에 구조대도 있다"며 오히려 엄마를 안심시켰습니다. 어머니는 제훈이와 통화하시면서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하셨고, 뒤에서 선생님이 '제훈아' 하고 부르시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제훈이는 4월 23일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제훈이 부모님은 지금 "단원고 5인방" 부모님들 모두 함께 자주 만나시고 진실규명 활동도 함께 하고 계십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은 24시간 운영되며 무료입니다. 부모님들이 수시로 분향소에 들르시기 때문에 문자를 보내시면 가족분들께서 보실 수 있습니다. #1111 로 문자 보내 지숙이와 제훈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아직도 기억하고 함께 한다는 문자 한 통이 가족분들께 큰 힘이 됩니다.

지숙이도 그렇고, 다른 학생들의 경우에도 바닷물에 잠겼던 시계가 고장나지 않고 계속 가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농성장을 지키셨던 7반 이민우 아버님도 민우 시계를 차고 다니시며 수시로 소중하게 닦으셨습니다.

아이들의 시계가 멈추지 않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잊지 말아 달라는 마지막 부탁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월호를 잊지 말아 주세요.
출처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932708096843326/?type=2&theater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백지숙: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55322.html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김제훈: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72868.html
세월호 유가족 인터뷰 기록집 [금요일엔 돌아오렴] 김제훈 어머님 인터뷰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촛불문화제 중 김제훈 아버님 발언

제훈이와 "단원고 5인방"이 제작한 UCC:
https://www.youtube.com/watch?v=cK5C24q0M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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