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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2반 강수정, 3반 김지인, 3반 박지우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515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4
조회수 : 85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6/09/09 12:51:20
세월호 참사 878일을 맞이하는 9월 9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2반 강수정 학생, 2학년 3반 김지인 학생, 같은 3반 박지우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와 이름 가나다 순서로 소개합니다.

강수정.jpg

강수정 학생입니다.

수정이는 딸 셋 중에서 둘째입니다. 수정이는 엄마 아빠 생신이면 직접 미역국을 끓여드리는 착한 딸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정이는 한 살 위인 언니를 무척 좋아해서 언제나 졸졸 쫓아다녔고, "대학 가면 내가 살림 다 할 테니까 둘이 같이 자취하자"고 언니를 꼬시기도 했습니다.

수정이는 그림을 아주 잘 그렸습니다. 수정이의 꿈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날이던 4월 14일 저녁에 수정이는 엄마한테 같이 목욕탕에 가자고 졸랐습니다. 엄마랑 같이 목욕하고 나와서 바나나 우유를 먹으면서 수정이는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같은 2학년 남학생인데, 수정이가 먼저 마음에 들어해서 '대시'하여 성공했다는 자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정이도, 수정이 남자친구도, 세월호에서 무사히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수정이가 생활했던 2학년 2반 교실입니다. 이제는 다시 가볼 수 없이 사진으로만 남아버렸습니다.

2반교실전경.JPG

교실이송식 하던 날 2학년 2반 모습입니다. 지현이와 민지 뒤에 "강수정"이라는 이름이 보입니다.
2반3.jpg

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3반 김지인 학생입니다.

김지인.jpg

지인이는 외동딸입니다. 그래서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지인이한테 모든 정성을 다 쏟아서 공들여 키우셨습니다. 지인이도 엄마를 사랑하는 착한 아이로 자라서 "어른이 되면 엄마 술친구 해드리겠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엄마를 항상 먼저 배려하는 어른스러운 지인이를 보며 엄마는 이제 다 키웠다고 뿌듯해 하셨습니다.

지인이는 음악을 잘 했습니다. 피아노를 아주 잘 쳐서 대회에 나갈 때마다 상을 휩쓸어 왔습니다. 그래서 지인이는 대학에 가면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지인이는 참사 일주일째이던 4월 23일에 돌아왔습니다. "저녁에 입을 거야"라고 소중하게 챙겨갔던 그 옷을 입고 있었지만 신발은 신지 않은 맨발이었습니다. 지인이 신발은 며칠 뒤에야 어머님이 유실물 확인하시던 중에 왼쪽 운동화 한 짝만 발견하셨습니다. 어머님은 그 운동화 한짝을 품에 안고 통곡하셨다고 합니다.

2학년 3반 박지우 학생도 오늘 함께 생일을 맞이하였습니다.

박지우.jpg

지우는 열 살 터울 오빠가 있는 늦둥이 막내딸입니다. 부모님이 같이 사업을 하셔서 지우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 댁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결혼 십 년만에 얻은 막둥이 지우가 너무 예쁜데 일하시느라 바빠서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만 볼 수 있으니 주말에 만나면 발가락까지 물고 빨며 귀여워하셨습니다. 지우도 엄마가 깜빡한 일이 있으면 자기가 나서서 뒤처리를 하고 공짜 사은품을 얻어오면 꼭 부모님과 나눠 쓰는 알뜰하고 속 깊은 아이였습니다. 지우의 꿈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외국에 나가 더 넓은 세상을 보며 공부를 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지우는 공부를 잘 하고 자기 앞가림을 척척 하는 어른스러운 성격이었습니다. 영어경시대회 등등 여러 행사에 나가서 상도 타 왔고 초등학교 때부터 반장도 도맡아 했습니다. 천원 한 장도 아껴 쓰고 수돗물 잘 잠갔는지 꼭꼭 확인하는 살림꾼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우는 어두운 걸 무서워해서 밤에 잘 때 꼭 불을 켜놓고 자는 소녀이기도 했습니다. 지우 할아버지는 밤에 열 시가 되면 야간자율학습 끝내고 어두운 밤길을 걸어 돌아오는 지우가 무서워할까봐 데리러 가셨습니다. 지우가 없는 지금도 할아버지는 열 시가 되면 지우가 찾아오는 밤길이 어둡고 무서울까 걱정되어 자리에서 일어나신다고 합니다.

지우 어머님은 지우를 떠나보내신 뒤에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습니다. 3개월간 산소호흡기를 끼고 고생하신 끝에 조금 나아졌지만 몸의 고통보다 마음의 고통이 더 크시다고 합니다. 하필 지우가 가장 좋아했던 노란색은 이제 세월호의 아픔과 상실을 상징하는 색이 되어버렸습니다.

3반교실.JPG

지인이와 지우가 생활했던 3반 교실, 이제 다시는 가볼 수 없는 단원고 기억교실 2학년 3반 전경입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은 언제나 정상 운영하며 무료입니다. #1111로 문자 보내 수정이, 지인이, 지우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만들고 싶었던 수정이, 피아노 잘 치던 지인이, 외국에 나가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기를 꿈꾸었던 지우를 잊지 말아 주세요.
출처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강수정: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2994.html

416 가족협의회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내용) 김지인:
http://416family.org/remember-you/%EA%B9%80%EC%A7%80%EC%9D%B8

오마이뉴스 아이들의 방 박지우:
http://www.ohmynews.com/NWS_Web/Event/pageflow/remember0416.aspx#3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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