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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연재소설] - 박살! #12
게시물ID : sewol_569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괴발살!
추천 : 1
조회수 : 1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1/08 16: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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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죄와 벌 - 


두희야.

너의 죄가 사람을 죽인 살인죄라면

놈의 죄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죄일거야.


놈은

항상 입만으로는 나랏일을 떠들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대신

조금이라도 자신을 성가시게 하는 귀찮은 일이 생기면

집에서 푹 쉬면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국민의 세금으로 나랏돈 받는데도 말이다.



사람이 죽건 말건,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정말 흔치 않지.

만약

놈이 돈은 많지만 나쁜짓도 하지 않고

조용히 사는 한량이라면 내가 이런 말을 할 권리조차 없겠지.


하지만

놈은 한때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머리고 몸통이었다. 

당연히 나라에는 추진해야 할 다양한 사업이 있고

놈은 그 사업들에 책임을 져야만 했지.


그래. 하기는 했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업이랍시고 많이 벌리기는 했다.

심지어 이름도 알 수 없던 사업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나중에야 알게 됐지만 놈이 벌린 다양한 국가사업이

결국은 국가사업을 빌미로 한 놈의 개인사업이었던거야.

두희야.

아무래도 이 나라의 진정한 불행은

속지 않는 현명한 사람보다 잘 속는 착한 사람들이 훨씬 많은데 있는 것 같다.

놈이 물러간 후

하나,둘씩 진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또 한번 놀랐다.

놈은 정말로

자기자신의 부귀영화와 관련된 일 말고는 나랏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은거였어!

가끔 검찰이 부르면 할 수 없이 얼굴만 비췄지.

그것도 가장 최소한의 시간으로만 생색내듯,정말 얼굴만 비췄다.


-아이씨. 이 시간에 돈 벌어야하는데. 이런 거지같은 나라따위!


죄다 드러난 뒤에도 이 모양이니 놈의 재임시절에 나랏일은

놈에게 개인사업 홍보를 위한 사진촬영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어.

나도 이 정도는 활동을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을까?

그런 공식적인 시간에조차 놈은 국가사업을 빌미로

영원히 자기자신만이 황제로 군림하는 나라를 꿈꿨지.


어때.

두희.

너하고 비슷하지?

너 같은 살인범이 단기간에 완전사면까지 받고

나아가 높은 권력과 많은 급여까지 받을 수 있다면

이 나라에 살인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두희.

너에게 이 나라는 곧 지상천국이었어.

너같은 자가 세상에 나오면 안된다는 여론이 들끓자

너는 바로 가짜퇴역을 당해야만 했지.

너와 살인을 공모한 자들의 죄가

절대로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됐으니까.

그대신

너는 군복을 벗자마자 바로 군납업자로 변신을 했다.

그런데 말이야. 군납이 예나 지금이나 쉬운 걸까?


끊임없이 입영하는 병사들의 먹거리, 입을거리를 제공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지.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하지만,

어지간한 경력이나 실적이 없으면 입찰은 꿈도 못꾸는게 군납사업이지.

그런데도 너는 예전에 아무런 실적이나 경험도 없는데도

군인들이 가득한 강원도에서 아주 쉽게 군납을 따왔다.


그덕에

한때 너는 강원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고액납세자에 자산가였다지?

놈도 너와 비슷했다.


이 나라에서는 별로 해 먹을 게 없다고 생각했는지

해외사업이란 명목으로 각종 이권사업까지 두루 손을 뻗었지.

그러다가 그동안의 범죄가 발각이 나자

더 이상은 이런 누명을 쓰고는 공직생활을 할 수 없다며

마치 원래부터 사퇴할 생각이었던 것처럼

되지도 않는 허세까지 부렸지.

당연히 나는 물론 국민 누구도 놈의 말을 믿지 않았다.

놈의 광신자들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부족했는지 놈은 물러간 후에도 끊임없이 거짓말을 했다.

앞으로는 정치쪽에는 발도 들여놓지 않겠다는 말을 곧잘 했지.

지금처럼 억울한 누명을 쓰면서까지 더는 활동할 수 없다고.

진실은 꼭 밝혀질 거라고.



하지만

놈은 퇴임하자마자 반성은커녕

자신을 지지하던 광신자들을 다시 긁어모으기 시작했어.

한동안 잠잠했던게 퇴임 후에 바로 사업을 시작했던 너와

그나마 다른 점이랄까.

놈은 타고났어. 사업의 달인이었지.

재임 전에도 실질적으로 지분을 가지고 있던

이런저런 재단을 퇴임후에 통폐합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새로운 재단을 만들기 시작했어.

높은 공직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던 사람의 재산이

몇 억 정도라면 보통사람도 그러려니 하겠지.

무엇보다 고위공직은 연봉이 높을뿐더러

사비를 단 한푼도 쓰지도 않고 공짜로 누릴 수 있는

이 나라 최상급의 혜택이 많으니 한 사람이 열심히 평생을 벌으면

그 정도는 가능할거라고.


보통사람들도 그 정도는 안다.

그 점은 나도 부정하지 않아.

그런데 퇴임 후 놈이 수십억이라고 말했던 재산은

불과 몇 년사이에 수조로 불어나기 시작했어.

이건 전세계적으로도 예가 없는 일이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외국의 IT 혁신기업이 아닌 이상에야

놈이 사랑해 마지않던 Z그룹조차 그 정도의 수익률을 이룬다는 건 불가능해.


사업이 생각보다 더 잘된다 싶었는지 놈은 한술 더 떳어.

이젠 다시 한번 국가를 위해 무얼할지 고민하겠다고 했어.

그래.

놈이 국가에 도움이 된 일이 있다면

놈의 수익에 비하면 비교도 안되는 세금을 아주 조금 낸 정도지.

정상적으로라면 수천억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했지만

이런저런 돈세탁을 통해 고작 수십억을 내고는

더 이상 털어낼 재산도 없는 불쌍한 자신을

사람들이 억울한 누명을 씌워 괴롭히고 있다고

신세한탄까지 했어.


두희야.

한때 이게 나라냐는 말이 유행을 했었지.


놈이 물러간지 십년도 지난 지금

놈의 악행를 보고 큰목소리, 한소리를 내던

광장의 국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모두들 조용하다.


두희야.

너도 이쯤되면 대충 눈치챘겠지?

사람들은 이 나라를 아예 포기한거야.


이제 대중들도

너처럼,아니 놈처럼

자신만 잘 먹고 잘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였어.

하기야.

그런 생각은 그리 새로운 생각도 아니지.

이 나라에 뿌리 깊은 생각이지.


-친일파면 좀 어때.

나라 좀 팔아먹으면 어때.

내 재산가지고 내가 행사하겠다는데

왜 이리 시끄러워!

천민들 주제에!


아참. 

놈이 신의 자식이었다는 걸 깜빡했다.

세상사람 그 누구도 감히 범접하지 못할 신의 자식.

하지만

두희야, 누가 뭐래도 말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만은 영원한 생명과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놈의 어리석은 환상을 내가 철저히 깨주고야 말겠어.


정말 놈의 고향사람들이 신봉하는대로

놈이 진짜 신의 자식이라면

머리통은 깨지지도 않을 것이고 신의 자식이 죽을리도 없으니

내 이참에 내 두눈으로 꼭 한번 확인을 할 생각이다.


대가리가 깨지는지 안 깨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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