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그날, 바다, 왜
게시물ID : sewol_574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와싸비앙
추천 : 16
조회수 : 86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04/14 14:52:03
옵션
  • 창작글
영화 '그날, 바다'를 보고 새롭게 알게된 사실들이 있다. 4월 16일 오전 8시 30분경, 배의 좌현에 어떤 외력, 1초만에 배를 27도나 기울게 하는 어마어마한 괴력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힘이 어느 정도냐면, 배 안의 학생이 붕- 하고 날아가 벽에 부딪히고, 선생님은 배 바깥으로 날아가 바다로 빠지고, 화물칸의 거대한 트레일러가 옆으로 쓰러지게 만들 정도이니 무언가가 정말 확- 잡아 끌어당긴 것이다.

이 '확'을 수치로 정확히 표현하면 1G(9.8㎧)에 해당하는 충격으로, 통상적인 선박 선회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 0.02G의 무려 50배에 달한다. 이는 공식적인 침몰 원인으로 꼽힌 급변침으론 설명하기 힘든 값인데, 자동차와 달리 대형 여객선은 급브레이크를 밟을 수도 없고 드리프트를 걸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세월호엔 분명 외력이 작동했다. 여기까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는 선체에 가해진 힘은 무엇이고, 이 사건을 애초에 기획한 이는 누구냐는 것이다. 영화는 전자에 대해 증거를 가지고 잘려버린 앵커를 범인으로 세우고, 후자에 대해선 국정원이 엮여있는 게 아닌가 하는 가설을 던진다.

그럼 박근혜 정부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 왜 세월호의 항적 데이터를 기록하는 AIS를 꺼버리고 조작까지 했을까? 왜 세월호를 수심이 얕은 병풍도 해안에 바짝 붙여 운행했을까? 왜 해경은 아이들을 구조하지 않고 선장 일당부터 꺼내온 걸까? 그들은 무엇을 숨기고 싶었던 걸까? 

야구에서 종종 고의사구를 하듯, 배도 고의침몰 시키는 경우가 있긴 하다. 보통 보험금을 노리고 오래된 화물선을 아주 먼 바다에 빠뜨린다. 그렇다면 476명이나 되는 탑승객을 태운 배를 근해에 침몰시킨 이유가 도대체 뭘까. 난 도저히 모르겠다. 상상이 되질 않는다.

이 영화는 진실의 아주 일부만을 들춰낼 뿐이다. 그런데 설마설마했던 그 실체의 일부만으로도, 북받친 울음이 터진다. 고통스러운 진실 앞에 눈물을 거둘 수가 없다.

영화의 마지막엔 영화 모금에 참여한 시민들의 이름이 가나다 순으로 쭉 올라갔다. 동명이인도 있고 같은 글자로 시작하는 메시지들이 연달아 반복해 이어지기도 했다. 기억하겠습니다, 미안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 같은 메시지들. 그러다 한페이지를 가득 덮은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에 이르러선 

또다시 가슴이 먹먹해지고 말았다. 

이 영화를 통해 모인 17,000여명의 시민들이 바다에 잠겨있던 진실을 가까스로 물밖에 꺼내 놓았다면, 남은 진실을 마저 구조해내는 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응답, 당신의 작은 행동에 달려있다.

#그날바다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