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그날을 기억하며
게시물ID : sewol_574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뢰밟은정찰병
추천 : 4
조회수 : 22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16 00:52:42
벌써 다시 그날이 돌아왔습니다.

그날의 저는 전원 구조 소식을 들은 중2였고

돌아온 그날의 저는 부채감을 지닌 고3이 되었습니다.

그렇다. 이제는 그날의 그들보다 나이들었습니다.

그날 바다에서 죄없이 사라져간 이들의 후배의 눈물을 저는 보았었고

그날 그들을 삼킨 바다와 가장 가까운 항구에서 울기도 했으며

그들을 위한 알량한 시도 몇편이고 생각날 때마다 써재꼈습니다.

오늘은 4월 16일, 아직도 뽑혀지지 않는 아픔이 모두의 심장에 박힌 날입니다.

나는 자주 부채감을 느낀다. 그저 그들보다 운이 좋아 살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같은 시대를 학생으로 살아가는, 혹은 살았던 모든 이들이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작년에는 그들과 같은 나이로서 살며 쉼없이 그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고3이라는 핑계로 그들을 잊은 날이 많았습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가슴아픈 일입니다.

사람이 한사람 죽으면 죽음이라는 그 하나의 주제로 한권의 책을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수백권, 수천권의 서로 다른 책이 우리의 마음을 누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싫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렵습니다. 그들을 언젠가 잊게 될 것이 두렵습니다.

우리의 작은 죄책감만큼의 아픔이라도 박근혜를 비롯한 이들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