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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가면? 허무맹랑한 자들에게...
게시물ID : sisa_10224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크리쉬나
추천 : 22
조회수 : 59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2/12 1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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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평창에서 북측 응원단이 김일성 가면을 쓰고 응원했다고 주장하는 허무맹랑한 놈들을 보니 예전에 경험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남북교류협력사업을 하던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던 시절에 내가 겪었던 일이다.
당시 나는 업무를 이유로 여러번 방북을 하곤 했었다. 숙소가 그리 다양하지 못한 북측의 환경 때문에 방북할 때 마다 한 곳을 집중적으로 이용했던 경험은 그때 대북사업을 하던 분들에게는 다반사라 여긴다.

내가 주로 이용하던 호텔에 근무하던 북쪽 직원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낯이 익어 만나면 서로 안부를 묻기도 했고, 가벼운 농담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지내는 사람도 몇몇이 되기도 하였다.
그 중에 특히 여러번을 보면서 서로의 이름까지도 알고 있던 로비 커피숍의 직원(의례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과 잠시 잡담을 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나는 북쪽 사람들이 가슴에 달고 다니는 김일성 뱃지가 수시로 달라지고, 여러가지 크기와 모양이 있어 무슨 특별한 기준이 있는지 매우 궁금했었다.
그래서 친숙했던 그 북쪽 직원에게 손가락으로 뱃지를 가리키며 물었다.

"가슴에 달고 있는 이 뺏지의 크기와 모양이 사람마다 다르기도 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내가 이렇게 묻자, 그동안 단 한 번도 내 앞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녀가 갑자기 얼굴을 굳히더니,
"위대한 수령님 얼굴에 손가락질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우리는 뱃지라고 하지 않습니다. 휘장이라고 합니다."라며 정색을 하고 말하며 등을 휙 하고 돌리는 것이다.
그녀의 이런 갑작스럽고 당황스런 단호함에 내가 황당해 하고 있으니 그녀도 좀 겸연쩍었는지 잠시 뒤 내게 다가와 재차 설명을 해 주었다.

"우리는 사람마다 여러 종류의 수령님 휘장을 가지고 있으며, 휘장의 크기나 모양은 옷의 색깔이나 맵시에 맞취서 바꿔 다는 것입니다."

이러고는 상황이 종료되었다.
나는 궁금했던, 그들 말대로 김일성 휘장이 기분이나 옷 맵시에 맞추어 바꿔 단다는 사실보다도, 김일성의 얼굴에 손가락질을 했다는 이유로 내게 정색을 하며 덤빌듯한 모습을 보인 그녀의 태도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미 여러번 보기도 해서 서로 익숙하고 친숙하기도 했었는데 갑자기 돌변하는 그런 태도를 접한 나는 어색함을 떠나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서운한 감정마저 들기도 했었다.
그 후 계속 되었던 여러 번의 방북 경험을 통해, 이유야 어찌 되었던 간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김일성에 대한 충성심과 존경심의 깊이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녀의 행동을 이해는 하게 되었다.

폐일언 하고...
북쪽에서 남쪽으로 보내는 사람들에 대한 사상검증과 교육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든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김일성에 대한 충성심이 북쪽에서 누구보다도 투철하게 고취되어 있을법한 응원단원들이 김일성 가면의 눈에 구멍을 뚫고, 손에 달랑거리며 들고 다니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주장하면 국민들이 어슬프게 너희들의 주장을 믿고서는 "세상에...김일성 가면까지 들고 왔냐?"라며 속아 줄 것 같은가?

그 가면을 두고 김일성 가면이라고 우기는 등신들의 같잖고 유치한 개소리를 보도하는 뉴스를 보고 나는 한참을 웃었다.
모지리도 도가 지나치는 모지리들이다.
아니면 어슬픈 쓰레기들이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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