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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나라는 이병대표가 내부반장을 단 내무반 같음
게시물ID : sisa_10239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1/18
조회수 : 1167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8/02/20 14:49:04
군대 내무반이 그렇다.
적어도 과거 본인이 복무했던 내무반에서는 그러했다.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내무반에서는 위계질서가 중요했었던것 같고, 위계에 따른 계층이 뚜렸하다. 
실권은 없지만 예우는 받는 "말년병장"
내무반장이 주축이 되어 내무반의 질서를 장악하고 있는 "병장계층"
일병, 이병 위에서는 군림하지만 병장들이 구축한 질서를 신경써야 하는 "상병계층"
병장, 상병이 구축한 질서에 따라서 자신의 주도권을 포기해야 하는 "일병계층"
자신이 따라야 하는 주어진 내무질서를 파악해야 하는 "이병계층"

군대에서라면 병장은 지배하기만 하는 '갑'이다.
상병은 지배하기도 지배받기도 하는 '동(同)'이다. 
일병은 지배받기만 하는 '을'이다.
이병은 지배받을 준비를 해야 하는 '초을'이다.

병장도 후임들을 대하는 자신의 행동이 떳떳하지 못한 갑질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군대에서는 이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해한다.
자신이 줄곧 그런 질서를 거쳐왔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런 질서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왔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런 질서를 오랜 시행착오를 거처 구축된 불가피한 최선으로 인정해왔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억울할지언정 그런 질서에서 오는 부당함을 감내해 왔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실은 부당한 것일지언정 자신도 후임들에게 갑질을 해도 되는 것이다. 
상병도 비슷하다.
일병도 그런 희망을 품고 참고 지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시대나 환경이 바껴서 이제 만약, 이병이 갑자기 내무반의 질서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분고분하게 질서를 받아들여야 하는 이병들이, 사실은 이러면 안되는것 아니냐고 보편적 가치를 명분으로 내세운다면 어떻게 될까?
병장, 상병, 일병 쪽수가 이병 쪽수보다 많을 때라면, 이병은 대화나 타협이 아닌 탄압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쪽수가 얼쭈 비슷하거나 이병이 더 많아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병에게는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고, 병장상병일병은 이제 더이상 함부로 이병을 억압하지 못하며 묘한 균형상태가 된다.
   
이때쯤에서 병장상병일병이 이병을 보는 시각은 대략 "군대라는 조직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 애송이들이 설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즉, 병장상병일병들에게 이병은 "건방진 아마추어" 쯤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스스로를, 군대라는 조직의 이치를 경험하여 아는 현명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반면, 이병은 병장상병일병을 "시대변화도 못따라 가는 자들이 아직도 자기내들의 그릇된 행동방식을 강요하려들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즉, 이병들에게 병장상병일병은 "한심한 꼰대" 쯤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스스로를 공정하고 떳떳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정당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나라가 그러한 것 같다.
지금 이나라는 쪽수가 서서히 늘어나던 이병들이 드디어 그 대표가 내무반장을 단 내무반이라 할수 있겠다.
그러니 그동안 편하게 갑질하던 병장들은 물론이고,
부당한 갑질을 견뎌내고 드디어 재대로 갑질한번 해보려던 상병,
그리고 잘못된 질서로 피해를 보면서도 그것을 불가피한 차선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에게 돌아올 기회를 벼르던 일병들 모두가 역정을 내고 있다.
그러나 어쩔수 없다.
시대의 흐름상 내무반장을 단 이병대표 조직이 예전의 병장상병들이 했었던것과 같은 헛짓거리 딴 생각만 품지 않는다면
내무반은 아주 한동안은 공정하고 떳떳하고 사병이 먼저인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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