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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미국 상류사회의 교육
게시물ID : sisa_10328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럴수도있재
추천 : 78
조회수 : 412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8/03/17 14:50:09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하고 룰에 얽매이지 않는 행동이 때로는 미국 상류사회의 교육방식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Jean Anyon 이라는 사람이 쓴 Social Curriculum and Hidden Class라는 유명한 연구 논문이 있는데, 미국의 교육방법이 계급에 따라서 정해져 있다고 주장한 논문입니다.  이 교수는 미국학교를 4가지 계급학교로 나누어서 분석했습니다.  Working Class 학교 (부모가 대부분 블루칼라이거나 저소득층인 학교), Middle Class 학교 (부모가 사무직인 중간계층의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학교), Upper Middle Class 학교 (부모가 대부분 전문직--변호사, 의사, 회계사, 예술가, 교수 등인 학교.  소득 분위 미국 상위 7%), Capitalist Class 학교 (자본가 계급, 부모가 대기업 최고 경영자. 금수저 집안인 학교). 

미국에서는 부모의 계급에 따라서 자식들이 가는 학교가 다르고 받는 교육도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미국은 학군따라 학교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사립학교는 엄청 비쌈. 한국은 미국에 비하면 평준화가 잘 된 편임.)

이 논문에 따르면 학교 수업 내용도 계급에 따라서 다릅니다.  

Working Class 저소득층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룰에 복종하는 것을 가르칩니다.  단순한 지식 암기를 가르치고요. 블루 칼라에 걸맞는 지식과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죠. 

Middle Class (중간층)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지식을 가르치고 정답을 맞추고, 룰을 이해하고 따르는 것을 가르칩니다.  지식도 단순 암기보다는 이해와 간단한 적용을 가르치고요. 부모처럼 일반 사무직, 중간 매니저, 자영업자에게 알맞는 소양을 길러주는 것이죠.  

Upper Middle Class 중상위계급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 암기보다는 이해와 적용, 분석, 통합과 창조 능력, 창의성을 강조합니다. 부모처럼 전문직을 갖게되려면 그런 소양이 필요하죠.   

Capitalist 자본가 (상류층) 학교에서는 룰에 대한 복종같은 거 가르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룰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게 하죠. 상류층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기존 질서, 룰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룰이 맘에 안들면 룰을 바꿀 수가 있다는 것, 모든 룰은 내 맘에 달려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수업 내용은  지식을 암기하고 이해하는 것보다는 그 지식을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평가하고 재구성할 것인가를 가르칩니다. 그리고 의외로 지식을 많이 습득하는 것은 필요치 않습니다. 예술같은 창조활동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회사를 물려받게 되면 중상위 계급 출신의 전문가들을 고용해서 모든 문제를 파악하고 보고하고 만들어낼테니까 자본가 자신이 그런 것을 할 필요가 없지요.  단지 각 분야의 전문가를 어떻게 알아보고 어떻게 쓸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수업 내용은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분석하고, 문제나 룰을 재구성하는 법을 모색하고 이런 것을 합니다.  기존의 법칙 같은 거 무시할 수 있다고 배웁니다. 요약하자면, 금수저 계급은 룰 밖에 사는 사람들이고, 룰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입니다. 


트럼프가 외국 정상들과 정상회담을 할 때 의외로 상대방에게 "근본적인 것에 대해서 질문하는" 태도를 보여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기도 합니다.  문대통령에게도 "통일을 왜 해야 하는데?"하고 물은 적이 있죠.  다른 외교관이나 정치인들은 그런 기본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실례이거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 피하는데, 트럼프는 아주 간단하고 근본적인 것에 대해서 창피해하지 않고 물어봅니다.  그런 점은 미국 상류계급 학교의 교육법에서 권장하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남북한의 복잡한 사정 같은 거 일일히 알지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은 전문가 집단이 알아서 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최고 지도자로서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확실하게 파악하면 그에 맞추어서 자기 밑에 사람을 알맞게 쓸 수도 있고,  룰을 바꿀 수도 있고,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겁니다.  

전문가 출신인 오바마나 힐러리는 모든 정보를 꼼꼼히 잘 알고, 그에 맞추어서 복잡한 해법을 가지고 있고, 너무 복잡해서 실타래를 잘 풀지 못하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그렇지 않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것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파악하고, 여태까지 잘 안 풀린 문제는 접근방법이 틀렸다 판단해서 과감히 버리고, 프레임을 재설정하는 방법으로 문제해결에 접근합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과감한 프레임 재설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긴 한데, 꼼꼼하게 실무를 추진해주어야 사람도 있죠.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할 수 있고, 프로젝트를 꼼꼼하게 캐리할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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