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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저급해도 우리는 품위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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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그린망
추천 : 2
조회수 : 134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2/06 11: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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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저급해도 우리는 품위있게”   
  
      
 
요즘처럼 우리사회에서 이해의 충돌이 잦은 적도 없다. 정치·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교육 분야까지 현안마다 충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민주사회의 정착을 위한 진통이라는 평가에 앞서 민주적 양식이 실종된 ‘죽고살기식’ 대결만 난무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정치권이다.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구속되자마자 튀어나온 ‘19대 대선불복’ 논란은 ‘죽고살기식’ 정쟁을 예고하고 있다. 정당과 정치인이 국민을 대하는 품격과 양식은 사라진지 오래다.
 
자유한국당은 ‘불법대선’, ‘문재인 대통령 특검’을 주장하며 여차하면 ‘대선불복’ 카드를 들고 나올 태세다. 김 지사 구속 후 전광석화처럼 이뤄지는 자유한국당의 대선불복 움직임은 ‘자유민주세력 vs 부정선거세력’ 프레임 구도를 통해 정국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군·경찰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조직적 댓글사건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었던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양식과 품격에 비춰볼 때 이번 ‘대선불복’ 움직임은 저급한 정치적 술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이해찬 대표가 나서 “대선 불복하는 망동을 용납지 않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천명했다. 한편에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에 따른 보복성 구속재판이란 의혹을 제기하며 ‘촛불세력 vs 적폐세력’ 프레임으로 정국을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불리한 정치적 상황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들고 나오는 ‘촛불정권’ 프레임은 이젠 불편하다. ‘촛불정권’을 자처한다면 그에 걸맞게 국정을 운영해 왔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대통령 빼고 바뀐 게 없다’는 자조의 말이 나올 만큼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 현상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들어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경제분야는 어떤가. 한국경제의 핫이슈인 스튜어드십 코드 논쟁은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과 담론(談論)을 대하는 우리사회의 저급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국민연금의 한진칼 경영참여가 결정되기까지 ‘고객의 이익 극대화’라는 스튜어드십 코드 본질은 외면됐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시행중인 미국·영국·일본·캐나다·스웨덴·네덜란드 등의 사례 논의 또한 진지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연금사회주의’, ‘기업 길들이기’란 재계의 극단적 프레임 선동과 ‘왜곡된 기업경영을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기세가 충돌하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독립성 확보’ 등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필요한 경제환경에 대한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햇다.
 
전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유치원 3법 문제도 마찬가지다. 제도의 찬반여부를 떠나 정부와 사립유치원들 간의 대립과정에서 아이들을 볼모로 한 ‘유치원 폐원’ 협박이 등장했다는 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사립유치원의 품격은 ‘교육기관’에서 ‘학원장사’로 급격히 추락했다. 또한 ‘내 주장만을 수용하라’는 정부와 사립유치원들 간의 저급한 극한 대결만 있을 뿐 설득과 토론은 실종 상태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는 이해의 충돌 과정을 보면 충돌의 본질은 감춰진 채 상대를 패배시키기 위한 저급한 전술·전략만 난무한다. 할 수만 있다면 막말도, 속임수도,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 사회의 변화와 변동과정에서 필수적인 품격있는 생산적 토론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2017년 미국 민주당 대선 전당대회 힐러리 클린턴 지지연설에서 미셀 오바마는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격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잘 표현한 말이다.
 
사회가 다양화 될수록 이해관계는 얽히고설켜 곳곳에서 충돌하기 마련이다. 이익만을 위한 막말·속임수·협박 프레임은 사라져야 한다. 이해 충돌의 생산적 해결 구조를 갖춘 품격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출처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8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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