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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 .
게시물ID : sisa_11348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을부엉이
추천 : 0
조회수 : 52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8/03 17:50:49


    일베에 처음 댓글을 다는 날, 고심에 고심을 한 끝에 겨우 댓글 하나를 달았다. 공개적인 댓글을 잘 단 적이 없는 터라, 그거 하나 다는 데도 꽤 많은 고심이 필요했다. 시작이 절반이라, 이후 조금 더 빨리 달 수 있게 되었다. 울분이 있으면 표현을 하게 된다. 댓글은 그런 감정에서 시작한다.


    나는 그들의 친일다운 태도에 매우 놀랐다. 무조건 애국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도, 그들의 일본을 섬기는 태도는 매우 불편했다. 이런 글을 보았다. ‘일본은 대한민국을 지배한 적이 없다. 일본은 조선을 지배한 거다. 따라서 일본은 대한민국에 사죄할 필요가 없다.’ , ‘조선이 약해 일본이 지배했는데 그게 왜 나쁜가?’


    매우 자학적인 접근이었다. 실제로 댓글로도 ‘자학적’이라고 달았다. 조선이 약해 일본에 침공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합당하다고 보는 견해는 확실히 자학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의 조선 침공을 비난할 자격이 충분하다.


    이들의 주장이 완전히 새로운 게 아니다. 예전, 일본 극우 2ch 번역 사이트에서 그들의 생각을 엿본 적이 있는데,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주장이었다. 한 가시 사실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에서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는 있다. 보통 가해자는 가해자 입장을 말하고 피해자는 피해자 입장을 얘기한다. 가해자가 피해자 입장에 서서 사안을 바라보는 것을 우리는 반성이라고 한다. 반면, 피해자가 가해자 입장에서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두고 자학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현재 일베의 주류 가치는 일본 극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그 ‘자학 증세’의 원인이 궁금했다. 왜 그들은 그렇게 생각할까? 워마드를 들어가 보았다. 놀랍게도 워마드와 일베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집단 모두 한국을 경멸한다. 그들은 한국 문화, 한국의 가치관 따위를 증오한다. 그러니까 그들에게는 한국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보이는 것이다. ‘애국은 곧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에게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한민국과 스스로 분리한다. 대한민국은 ‘나’가 아닌 ‘너’ 일뿐이다. 상처 받은 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들은 분명 대한민국에서 상처를 받은 것이다.


    애국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비록 ‘대한민국=나’라는 공식이 가능할지언정 애국은 더 큰 의미로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애국은 ‘내가 살기 좋은 나라’를 지향하는 것에서 ‘내가 잘살기 위해 우리가 잘사는 나라’를 지향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따라서 애국은 옆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장과 직원이, 선생과 제자가, 노인과 청년이,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상호 존중하는 게 최고의 애국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웃을 등치고, 학력과 지위가 낮다고 무시하고, 돈이 없다고 경멸하며, 출신과 지역으로 사람을 가르면서 애국을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애국, 참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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