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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욕, 난세의 ‘문화코드’로…TV·문학 ‘점
게시물ID : sisa_114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찹쌀떡
추천 : 10
조회수 : 30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4/11/26 11:02:22
[기획] 욕, 난세의 ‘문화코드’로…TV·문학 ‘점령’  
  
[서울신문] ‘욕’. 그것은 저급한 소통수단인가, 필요악인가-. 우리사회의 정치권과 뒷골목에서 욕설이 난무하는 것 못지않게 문화예술계에서도 온갖 욕과 쌍소리가 넘쳐난다. 그 때문인지 극장 가기도,TV 보기도, 라디오 켜기도, 소설을 들추기도 겁이 난다. 말 그대로 욕의 홍수다. 아무리 문화가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다 싶다. 하지만 문화예술 각 장르에 만연한 이같은 욕들은 우리시대의 한 코드로 통용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나게’ 스크린은 욕설 경연장?

“내 입술 부빈 ×은 니가 처음이야.”“×나게 좋아한다.” 10대 청소년 대상의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의 대사중 일부다.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동명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 영화에서 욕은 분노나 위협 등의 격한 감정을 표현하는 특수한 용어가 아니라 10대들의 일상어로 등장한다.

새달 3일 개봉하는 ‘발레교습소’(15세)에서도 주인공 민재가 감정이 격해지면서 ‘18’이라는 말을 쓰고, 양아치들은 ‘×만한 게’‘×발년’같은 욕을 예사로 내뱉는다. 영화 ‘말죽거리잔혹사’(15세)에서는 “대한민국 학교 ×까라 그래!”라고 외치고,‘위대한 유산’(15세)에서는 ‘미친년아’‘변태 또라이 새끼’등 거친 표현이 쉴새없이 쏟아진다. 중년층을 겨냥한 ‘고독이 몸부림칠 때’(15세)에서도 ‘염병할 놈’‘우라질 놈’‘뭔 지랄이여’등이, 전쟁영화인 ‘태극기 휘날리며’(15세)에서도 ‘×팔’‘×나게’라는 표현이 수도 없이 나온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보리울의 여름’‘달마야, 서울가자’‘신부수업’등의 몇몇 영화는 욕설이 없는 무공해표 영화라는 점을 홍보문구로 내세웠을 정도다.

한국 영화에서 ‘이 자식’‘이 새끼’를 넘어서는 욕이 등장한 것은 90년대 초반부터. 욕설 표현의 금기를 깬 선구자는 여균동 감독의 ‘세상밖으로’(94년)다.‘×만아’같은 욕설을 무려 250회에 걸쳐 쏟아놓았다. 이후 송능한 감독의 ‘넘버3’를 시작으로 ‘친구’‘피도 눈물도 없이’등 잇단 조폭영화를 거치며 욕은 코믹한 수준을 넘어섰다. 폭력, 노출과 함께 욕설이 3대 심의 기준의 하나인 미국과 달리 국내 심의에서 욕설은 18세 관람가에서는 아예 문제시되지 않을 뿐더러 15세 이상 관람가에서도 관대한 편이다.

●안방까지 침범한 욕설 

최근 방영된 MBC 드라마 ‘아일랜드’에서 에로배우 시연(김민정)은 ‘지랄’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이 상대적으로 엄격한 탓에 영화에서처럼 적나라한 욕설은 등장하지 않지만 비속어나 은어의 사용은 빈번해졌다.MBC FM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3월10일 방송)은 ‘맞장을 까고’‘쪽팔리는 얼빵함’‘지들이 구라치거나’등의 비속어를 사용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대중가요에서의 욕설도 점차 강도가 세지는 추세다.SBS 심의팀이 올 11월까지 심의한 4675곡 가운데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가요는 총 143곡. 이 가운데 욕설을 포함한 비속어 사용이 문제가 된 경우는 70곡이었다. 조pd의 ‘SHOW MUST GO ON’은 ‘띨빡한’‘까발려진 개수작’‘fucker’‘god damn’ 등의 표현 사용으로 불가 판정을 받았다. 올해 나온 서태지의 노래 ‘F.M Business’에서는 ‘fucking’이 사용돼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고,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2집에 수록된 ‘뒷담화’는 무려 35초 동안 온갖 욕설이 이어진 뒤 노래가 시작된다.

저항을 사명으로 하는 힙합 가수들의 경우 욕설은 거의 필수항목이나 마찬가지다.

●문학속의 욕 

한국소설 속에서의 욕설은 오랫동안 ‘갖은 양념’ 같은 것이었다. 이문구 김주영 윤흥길 조정래 등 문단을 이끈 중진작가들은 주요 작품들 속의 등장인물들에게 거의 예외없이 질펀한 욕을 쏟아내게 해 독특한 작가적 질감을 일궈냈다. 예컨대 이문구의 대표작 ‘우리동네’같은 작품은 쉴새없이 끼어드는 욕설이 줄거리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될 정도. 사정없이 내다꽂는 욕설이 주요한 문학적 장치가 되는 추세는 서사가 강한 중진작가들의 작품활동이 뜸해지면서 거의 사그라든 형편이다.

그러나 10대가 점령한 인터넷 소설쪽은 사정이 다르다. 아예 ‘욕설의 바다’ 수준이다.10대의 폭발적인 호응을 업고 문학시장 깊숙이 침투한 인터넷 소설은 거침없는 욕설과 원색적 비아냥이 이야기를 엮는 필수 소재가 돼버렸다. 최근 그 경향은 초등학생들쪽으로까지 침투해 내려갔다. 또래끼리 문화층을 갖춘 이들은 나름대로의 변형된 욕 글들을 주고받는다. 한글 자체의 글꼴을 변형하는가 하면 알 듯 모를 듯한 욕설을 일삼는다. 팍팍한 삶에 윤활유가 돼 주었던 욕이, 인터넷 소설판에서는 이제 특별히 감동적일 것도 없는 일상용어로 돌변해버린 셈이다.

연극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막을 내린 뒤 앙코르 공연예정인 ‘청춘예찬’만 보더라도 극중 불우한 환경 속에 고등학교를 4년째 다니고 있는 22살의 청년과 친구들의 대화 속에는 “X발, 개새끼”는 양념 격으로 등장하기 일쑤다. 그런가 하면 “중삐리 관중 X나게 많은데서”“물레 돌리지마 이 X새끼야”“씨박 새끼 넌 술이 들어가냐?”같은 욕과 비속어가 즐비하다. 순수예술의 꽃인 연극의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문화부 종합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c) 서울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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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햏 나름대로 절라리 욕쟁이라오. 인넷은 물론이고 오프라인에서도 후렌드들 사이에서 거의 공인된 욕쟁이로 찍힐 정도고, 부모님도 암암리에 내가 욕쟁이란거 잘 알고 계시오. 그렇다고 헤비~한 욕이나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엄창, 머더빠커 등~) 욕은 아니고, 주로 개새끼부터 시작해서 지랄염병하네 씨바랄넘아... 이정도 -_-;

개인적으론 욕이라는 것도 언어 생활중에 하나고 잘만 사용하면 (나야 이상하게 사용하지만~) 특히 문화 예술쪽에 잘 쓰이면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열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미국은 뭐 말로는 욕설을 제한한다고 하는데 막상 미국영화 보면 그런것 같지도 않고 (심심하면 머더빠커에 쉣~ 그리고 가장 많이 파생욕!을 만들수 있는 뻑! 아주 산더미 같이 나오잖소?)... 오히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전라도 쪽이 어휘도 풍부하고, 표현력도 생동감있는 것들이 많아서 욕도 수치심이나 분노를 일으키기보다 정감있고 해학적인 것들이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매체에서 무조건 제한하고 규제하는 것보다 널리(-_-;) 쓰이는게 오히려 낫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라오. 물론 모든영화에서 그렇게 해야된다는 얘기는 아니고, 다만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오.

십몇년전에 TV에서 관촌수필이라는 소설 원작의 미니시리즈를 봤을 때 인상깊은 장면이 있었소.
가난한 초가단칸의 중년부부에 남편이 지독한 욕쟁이인데,
없는 살림에 마눌이 쌀밥 달랑 한 그릇 따끈하게 지어서 반찬은 간장인지만 하나 올려놓고 남편앞에 차려주었는데...
남편이 마눌이 굶은것을 눈치 챘는지, 한 숟갈 뜨다말고...

"야 이년아! 이걸 쳐먹으라고 주냐? 니년이나 쳐먹어라 이년아!"

라고 하고선, 밥상 옆에서 돌아 눕던 그장면이 생각나는구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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