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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모델이 이용수 할머니였다고 하는데
게시물ID : sisa_11571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틸하트9
추천 : 5/9
조회수 : 1325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20/05/26 14:50:19

해당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면(영화를 못 봤음) 그닥 할머니와의 접점이 없어 보이는 것 같은 건 나만의 생각일까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니까 필연적으로 '각색'이 들어갔다는 건 당연한 거겠지만요.

(심지어 다큐멘터리조차도 '현실' 그 자체는 아니죠. 다큐도 감독이 연출한 현실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만)

영화 속 할머니의 모습,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고 주체적으로 나서는, 어느덧 그 자신이 활동가가 된 피해자

라는 성장 스토리의 주인공이라는 점만 보면, 고령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공부를 통해 어엿할 활동가이자 윤미향의 동지로 성장한 실제 이용수 할머니의

모습도 보이지만, 외부에서 유입된 활동가와 피해 당사자 사이에 필연적으로 존재하게 될 관점과 방향성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등장하지 않으니

역시 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인 셈이죠.



그래서 저는 이념적 리얼리즘이나 프로파간다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봐도 그건 왜곡된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왜곡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사적인 이해관계와 관점이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우린 그걸 애써 눈을 감거나, 그 관점이 '공공의, 또는 다수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해 버리죠.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역설적이게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보여주는 그림과 이야기들보다는

오히려 감춰진 이야기들 속에 진실이 존재한다는 뜻도 됩니다.



일본이 역사 속에서 지워버렸으면 하는 이야기들 또한 마찬가지일 겁니다.

비단 위안부와 같은 타민족에 대한 악행 뿐 아니라,

야스쿠니에 합사된 자살 특공대의 원혼도 마찬가지겠죠.

누군들 거창한 대의명분을 위해 그렇게 쉬이 자기 목숨을 내던질 수 있었을까요.

공포와 흥분을 잠재우기 위해 술과 마약을 먹고 반쯤 멍해진 상태에서 폭탄을 가득 싣고 적 함선을 향해 날아가다

목표물 근처에 가보지도 못하고 허망하게 대공포를 맞고 떨어진 사람들을

귀축 영미를 물리치기 위해 산화한 위대한 야먀토족의 영웅으로 포장하는 그런,

잊혀진 이야기들 말이죠.



프로파간다 속 인물들은 신화적으로 포장되지만

현실은 언제나 저렇죠. 우린 그냥 사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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