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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가 큰 문제인 이유
게시물ID : sisa_11585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좌우아닌앞
추천 : 1/18
조회수 : 1523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20/06/29 23:48:03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평등, 공정, 정의는 모두 주관적인 가치이고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사회가 폭력과 혼란없이 운영되려면 그 구성원의 대부분이 동의할 만한 평등, 공정과 정의가 형성되어야하고, 그 원칙을 꼭 수호해야합니다. 
세가치가 애초에 주관적이기 때문에 위 가치를 무엇으로 정의하는게 구성원의 행복을 극대화시켜줄지를 18세기에 고민했던 것이고,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의 가치가 행복을 극대화 시킬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본주의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능력(merit)'위주의 선별과정이 공정하다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왜냐면 능력의 종속변수가 개인의 자발적 '노력(effort)'에서 온다고 믿기 때문이죠.
하지만 철학과 현대과학이 노력조차도 사실상 타고나는 유전자와 주어진 환경, 즉 '운' 으로 결정난다는 것을 밝히며 자본주의가 정한 공정이란 가치가 상당히 주관적임을 알수 있습니다. 롤즈(Rawls)의 정의론에서 언급된 것처럼 능력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사회가 재배분을 해야하는 이유죠.

그럼에도 선별을 능력위주로 해야하는 이유는 구성원이 능력향상하는 것을 장려하기 위함입니다.
능력이 높은 구성원이 생산성도 높기 때문에 한정적인 자원이 더 많아져 전체적인 배분할 수 있는 파이가 커지기 때문이죠. 
20세기 역사만 보더라도 능력위주의 사회가 자원증식에 효율적인것을 알수 있습니다.
따라서 능력에 보상을 하되 능력이 부족한 자들에게도 어느정도 지원하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인거죠.



인국공 사태를 위 논리에 적용하겠습니다.
현재 인국공 정규직 선별과정의 능력평가 방식은 '시험'입니다.
그리고 개인들은 높은 점수를 위해 노력하고 가장 노력한 사람이 선발되는 구조입니다.
이게 사회의 구성원이 공정하다고 동의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사회가 공정하다고 함의했던 '시험'이란 선별과정을 무시했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이 부당함을 느끼고 있는 현상이 정부로서 충분히 예측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정규직 선별과정을 변경한게 아니라 이미 정해진 절차로 선별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형식화된 선별과정없이 정규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로또취업이라 비판하는 사람이 생기는 이유죠.

한편으론 능력도 사실 운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로또취업이라는 비판은 철학적으로 모순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사회는 능력이 운이 아닌 노력의 결과이며 공정하다고 믿고있기 때문에 정부는 능력주의(meritocracy)를 수호해야합니다.
이번계기로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게 지속된다면 사회에 큰 혼란이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능력'이 더이상 자원배분의 척도가 아니라고 느끼게 된다면 사회 생산성도 낮아져 전체적인 파이가 작아지게 될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정규직화 결정은 사회효용극대화에 도움이 되지않는 정책실패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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