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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이후, 아군끼리 소모전이 발생되지 않길 바라며
게시물ID : sisa_11592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주불한당
추천 : 0/2
조회수 : 61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20/07/13 14:45:50

페북에 방금 올린 글을 이곳에만 옮겨 왔습니다.


<장례 이후, 아군끼리 소모전이 발생되지 않길 바라며>

 

1. 서울시장님의 발인이 다 끝났다 합니다. 더 든든한 어른으로 서 있어 주셔야 할, 늙어 죽을 때까지 살아있는 창의가 무엇인지를 정치판을 떠난 이후에도 보여주실 만한 사람, 생의 막판 성추행 의혹이 있었지만 생의 대부분에 존경받을 만한 헌신을 보여주신 분, 따라서 그이의 죽음이 비겁한 측면이 없진 않으나 모든 생을 다 부질 없었다거나 죄인으로 돌을 던질 수만은 없는 현현. 아까운 분의 너무 이른 죽음에 저 또한 한동안 비통해 있을 듯합니다. 안타깝다는 말의 무게를 느낍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추행 피해 추정 여성’(저는 이 표현을 사용코자 합니다.)을 향한 신상털이와 비난과 다구리 문화를 삼갔으면 합니다. 페친들과 누리꾼들께 간절히 호소 드립니다. 장례위원회도 그리 권했듯이 고인 또한 작금의 피해 추정 여성을 향한 분풀이를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욱 하는 마음을 자중하고 장례를 마친 지금, 종합적 이성과 톤 다운이 필요해 보입니다.

 

3. 조문을 가지 않겠다는 정의당 여성 의원들에 대한 비난도 경우가 아닌 것 같습니다. 진보 표방 정당이라 하면, 내부에 조문을 가자는 사람과-일베나 강용석류 같은 상또라이들의 고인 모독과는 다른 이유 때문에-조문을 가지 말자는 간부가 나올 수 있는 건 어쩜 당연한 것 아닐까요? 젊은 정치인들이니 그런 호기도 있는 거겠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주면 안 될까요? 여성인권의 측면에서 보면, 류호정 의원 등의 섣부른(?!) 선언은 어쩌면 피해추정 여성에게 그나마 용기와 엄폐물을 제공해 준 측면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젊은 국회의원의 언동에 동의가 안 된다면 아 나랑 의견이 다를 수도 있는 거구나정도로 넘어가지면 안 될 정도였을까요? 지금 고인을 진정으로 추모하고 지키는 것은 강용석류 같은 모독을 더 규탄하는 방향이어야지 우리끼리(?!) 사상(死傷)전은 아니잖아요?

 

저 또한 지난 총선 시기, 무당파 정치덕후로서 지역 정의당 후보의 자원봉사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원래 정의당의 모든 입장에 다 찬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주요 간부들 중에는 과거 통합진보당 사건 때의 구원(仇怨)이 있는지라 감정이 다 좋은 건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것은 기성세대의 지나간 일들인 것이지 새 세대 청년 국회의원들에게까지 삐딱하게 짐 지우거나 오호 코셔라할 일은 아니기에, 저는, 과도기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의당 내 다를 수밖에 없는 이견들은 자연스런 정당 문화라 생각하고 존중하자고 권하는 바입니다. 특히나 평생 민주당만 지지해온 것 같은 이들이 정의당을 총공세 하며 정의당에 실망이에요. 탈당할 거에요.” 라고 하는 건 솔직하지 못한 치장인 것 같습니다. 고인 죽음에 대한 엄청난 상실감을 죽음을 고소해 하고 있을적들에게 풀지 못하고 왜 아군에게 쏟아내십니까? 그런 태도가 실은 종합적이지 못하고 동물적이고 즉자적 욱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 조문과 추모의 시간이 시나브로 저물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타이밍에선 이제 우리는 산 자들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피해 추정 여성의 증언과 신음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오늘 오후 늦게 그녀 대책위의 기자회견 입장 표명이 있다 하니 사실 관계 판단을 위해서도 자세한 경청이 우선이지 않을까요? 선입견 없는 경청 말입니다. 그이를 진정으로 추모하는 이라면 고인 대신 그녀의 주장에 귀 기울여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이 유족에게는 또 다른 고통이겠지만 고인의 생이 진실과 정의를 향한 투쟁이었듯이, 오로지 진실의 측면에서 블랙박스를 열 건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우리 스스로들에게 물어봅시다. 고인이 살아 있었대도 피해 추정 여성을 무조건, 일단 비난부터(비판 수준을 넘어선 비난) 해보는 스탠스에 당신이 서 있겠습니까? 고인은 아마 격앙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톤 다운이 필요합니다. 남아 있는 피해추정 여성마저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당신도 바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그녀를 비난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여 시나브로 그녀 주장의 일리를 객관적으로 들어보려는 당신이 돼주셨으면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우리네 대한민국 대선 판 남성 지도자들과 메인 스트림들에 여전히 젠더 의식이 부족한 사회 구조의 문제를 당신이 목도하거나 깨닫게 된다면, 지금 고인을 애닳게 추모하는 그 마음 그대로 피해추정 여성을 돕고자 하는 이들의 편에 서 있으시라 권케 됩니다.

 

6. 거듭 말하지만, 장례 이후 피해 추정 여성과 그녀를 돕는 여성단체와 그렇지 않은 진보 누리꾼 간의 다툼은 그야말로 적들만 이롭게 하는 소모전이자 자해전입니다. 다른 것을 인정하되(구동존이) 오로지 진실 여부만을 사태 파악의 객관 기준으로 삼는 태도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7. 여기까지 읽으시고 동의가 되신다면, 저의 입장도 궁금해질 수 있을 텐데요, 저는 진보 여성단체들의 입장을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서로 간에 언어가 거칠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편끼리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지 말아주길 바랍니다. 좀더 온화한 방식으로도 피해추정 여성의 말에 귀 기울여 진실 여부를 밝혀낼 수 있는 민주적 역량이 고인 같은 분들의 헌신 덕택에 우리에겐 충분히 있지 않겠습니까?

 

만에 하나, 피해추정 여성의 주장이 자칫 주병진 씨 사례처럼 거짓으로 밝혀질 수도 있을지 모르나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그녀를 돕는 이들에 연대하는 것, 저는 그게 고인이 나아가고자 했던 보편적 민주인권세상이라 생각합니다.

 

8. 여기까지 읽은 아직도 정의당이나 피해추정여성에 대한 분이 안 풀리신다면 요 며칠 올려진 저의 다른 페북 글을 잠깐이라도 꼬옥 읽어보시라 권합니다. 유명하지 않은 필부의 글에서 의외로 생각이 갈음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장례 기간 우리네 논쟁은-고인의 삶의 태도와는 너무 다르게-지나치게 격앙되었고, 쓸데없이 과열되었고, 아군적군 구분 못하게 막 내뱉어졌습니다. 지금 아무도 그런 말의 과잉을 주워 담으려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피해추정여성을 돕는 사람들만이 그 쓰레기가 즐비한 청소 현장에 있을 뿐입니다.ㅠㅠ


9. 장례 이후 미래통합당과 좃선일보류 정언 동맹은 피해추정 여성을 적당히 편드는 척 오로지 고인을 매개로 한 민주당 까대기에 이 껀을 매우 교활하게 활용할 것이 뻔해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 깨시민들은 피해추정여성 측과 관련한 소식은 미래통합당과 좃선일보발 기사는 피하면서 다른 루트로 정보를 취득하고 판별해 갔으면 합니다. 민주화 이후 이슈라는 게 일도양단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욕망과 정략이 덧대져 이미 복마전이 돼버리기 때문에 이를 제쳐두려는, 분간하려는 시민된 노력이 더 필요한 것이겠죠.


10. 의도와는 다르게 길어져버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고인의 죽음 직후에 제 페북에 쓴 모든 글에서 고인의 존함을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의 헛헛함 때문인지 당분간은 그리해야 될 것 같아서입니다.ㅠㅠ

출처 https://www.facebook.com/sangbeom.kim.984
https://tiprich.com/43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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