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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일부학과 수가가 원가보다 낮다는 주장이 영원히 지속되는 방법
게시물ID : sisa_11615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rcy
추천 : 11
조회수 : 874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20/08/25 12:59:24

의사들 비인기 종목들의 수가가 원가보다 낮다는 얘기가 꾸준히 반복되니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그걸 사실로 받아들이는 수준이 되었네요. 의사들 참 머리 좋고 대단하긴 합니다. 그러면 의협에서 수가가 낮은지 높은지 어떻게 계산하는 걸까요? 수가가 낮다는 의사들 주장의 논리를 종합병원 학과별 수입과 인건비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시점에 수가가 원가보다 낮은지 아닌지 따지려면 그 시점의 원가를 먼저 계산해야합니다. 원가 계산에는 자재비 재료비 인건비 등 여러 비용들이 들어갑니다. 이제 병원에서 대체 어떤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봅시다.

 

종합병원에는 총 24개 정도의 학과가 있다고 하는데 이해를 쉽게 하기위해 간단히 3개 학과 A, B, C 로만 구성된 종합병원이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또 각 학과마다 전문의가 1명씩, 총 3명의 전문의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첫해: 

그들이 1년간 열심히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해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학과 A는 1억5천만원, B는 2억원, C는 2억5천만원이라고 가정합니다. 이 전체 수입 6억원 중 절반인 3억원으로 전문의 3명에게 1억원씩 연봉을 주고, 나머지 절반인 3억원으로 재료구입, 기기운용 등 기타 모든 비용을 각 학과별로 1억원씩 사용했다고 합시다. 이제 학과별로 수입과 지출(=비용=원가)를 따져보면, 학과 A는 수입 1억5천만원에 지출이 2억원 (의사연봉 1억원+기타비용 1억원)으로 결국 5천만원의 손해가 발생하였습니다. 학과 B는 수입 2억원에 지출도 2억원이니 정확히 수지를 맞췄네요. 학과 C는 수입 2억5천만원에 지출 2억원으로 5천만원의 이익을 남겼습니다. 병원 전체적으로는 수입과 지출을 딱 맞추었네요. 

이제 의사들은 주장합니다. "학과 A는 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여 5천만원의 적자가 발생하였고,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이 학과를 없애야 할 위기다." 학생들도 열심히 일해봐야 손해가 발생하는 학과인 A를 기피하겠죠. 그러면서 의사들은 학과 A의 수가를 올려서 "원가"보전을 해달라고 주문합니다. 그래서 다음해부터 학과 A의 수가를 올려서 이제 학과 A가 1년에 2억원을 벌어들일수 있게 해주기로 합니다. 

 

2년째:

다른 조건은 전부 그 이전과 동일하다고 할때 다음해 학과별로 수지타산을 따져보면 이제 A 와 B는 모두 수입 2억원에 지출 2억원, C는 수입 2억5천만원에 지출 2억원으로, 총수입은 6억5천만원으로 늘고, 총 지출은 6억원이므로 병원 전체적으로는 5천만원 흑자입니다. 세명의 의사는 이 흑자분을 1667만원씩 삼등분하여 자기들의 연봉인상에 사용합니다. 이제 의사의 연봉은 1억1667만원으로 인상되었습니다. ("원가" 인상)

 

3년째: 

모든 조건이 같고 의사연봉만 인상되었다고 하면, A는 수입 2억원에 지출 2억1667만원으로 적자로 전환되었습니다. B도 똑같이 수입 2억원에 지출이 2억1667원으로 적자네요. C는 수입 2억5천만원에 지출 2억1667만원으로 흑자지만 액수는 줄었습니다. 병원 전체적으로는 수지가 맞아떨어져서 적자도 흑자도 아닙니다. 결산 후 의사들은 주장합니다. "A, B 는 적자이므로 "원가"에도 못미치는 수가를 인상하라." 

 

4년째:

의사들 요구대로 다음해 A, B의 수가를 인상해서 A, B 학과별 수입이 2억1667만원이 되게 만들어줍니다. C는 그대로 입니다. 다음해 수지타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A와 B는 수입 2억1667억원에 지출이 2억1667억원으로 수지를 딱 맞췄네요. C는 이전해와 같이 수입 2억5천만원에 지출 2억1667억원으로 3333만원 정도 흑자입니다. 병원 전체로는 3333만원 흑자가 났으므로 이 금액을 또 세사람이 1111만원씩 나눠서 급여를 또 올립니다. 이제 의사들의 연봉은 1억2778만원으로 인상되었습니다. ("원가" 또 인상)

 

5년째: 

모든 조건이 같고 의사연봉만 올랐다고 하면, A와 B는 수입 2억1667만원에 지출 2억 2778만원으로 다시 각각 1111만원씩 적자로 전환됩니다. C는 수입 2억5천만원에 지출 2억2778만원으로 흑자 규모가 2222만원으로 더 줄었습니다. 병원 전체적으로는 수지가 맞아떨어졌습니다. 의사들은 다시 주장합니다. "A, B가 또 적자이므로 "원가"에 맞춰서 수가를 인상해달라"

 

6년째 이후도 무한 반복...

 

 

결국 이런 논리면 2년 주기로

이익 발생 -> 의사연봉 인상 -> 적자 학과 발생과 수가 인상 -> 추가이익발생 -> 의사연봉 인상 -> 적자 학과 발생과 수가 인상 -> ... 이 무한대로 반복됩니다.

 

"원가" 인상과 수가 인상이 도돌이표처럼 무한반복되는 구조죠.

 

웃긴것 같지만 지금 의사들이 사용하는 방법이 결국 바로 이겁니다. ㅋㅋㅋㅋ

학과가 24개로 늘고 의사숫자가 많아져도 24개 학과중 어딘가 흑자를 내는 학과와 적자를 내는 학과가 늘 나오기 마련이고, 적자가 나는 과는 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으로 수가 인상을 이뤄내고, 그러면 병원의 총 이익은 더 늘어서 의사 연봉은 인상되고, 그러면 의사 연봉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때문에 또 적자를 내는 학과가 어딘가 다시 나오게 되고, 그 학과의 수가 인상을 또 요구하고, ... 이게 무한 반복되는 거죠. 결국 가장 이익이 높은 가격으로 수렴하고, 시대가 변하더라도 언제나 수익이 나는 학과와 그렇지 못한 학과가 공존하기때문에 위의 메카니즘에 의하여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저수가 학과는 반드시 나오고 수가는 또 오르게 되는겁니다.

 

의사들은 절대 지는 게임을 하지 않습니다.

 

* 참고로 위의 시나리오는 일산병원의 재무제표와 제반 정보들을 기반으로 단순화하고 추론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일산병원 재무제표는 여기서 찾았습니다.

http://www.alio.go.kr/popReportTerm.do?apbaId=C0459&reportFormRootNo=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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