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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남에게 한가지만 부탁하자.
게시물ID : sisa_11986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벤톤
추천 : 18
조회수 : 1230회
댓글수 : 52개
등록시간 : 2022/03/11 01:33:18
2번남 너희들이 솔직히 밉다.

페미니즘이 도대체 뭐길래 너희와 함께 살아가야할 여성들을 상대로 마치 게임하듯이 투표를 했느냔 말이다.

게임은 전원을 끄는 순간 끝나지만 선거는 현실이다.

좋은 방향으로 가면 좋겠고 그러길 바라지만, 그렇지 못할경우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게 되는 현실이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나도 같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던 2002년 나는 28세의 청년이었다.

노통에게 한표를 던졌고 내가 대통령에 당선시켜줬으니 앞으로 잘 하라고 했다. 내가 한건 그냥 이게 전부였다.

아이 키우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노사모같은 단체에는 가입할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기 "노무현 때문이다" 놀이가 유행했었다. 

길가다 넘어져도 "노무현 때문이다"
밥먹다 체해도 "노무현 때문이다"
이런 식의 놀이였다. 

그땐 2030 너나 할 것 없이 그렇게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하고 조롱하면서 놀았다. 
그냥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셨다. 
내 나이 35세였다. 

나는 비로소 그때가 되어서야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거일로부터 20일쯤 버티고 버티다 도저히 마음의 불편함이 잦아들지 않아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고인의 마지막을 추모하기 위한 줄은 너무나도 길었다. 

3시간 넘게 줄을 선 끝에 고인의 시신이 들어있는 관 앞에 서게 되었고, 30대 중반의 나는 그 자리에서 소나기같은 눈물을 쏟아내었다. 도저히 주체할 수 없었다.

돌아가는 상황에는 관심없었고, 뽑아줬으니 알아서 잘 하라고 큰소리나 치며 고인을 놀려대기나 했던 내 모습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창피했다. 

그 자리에서 고인에게 약속했다.
앞으론 방관하지 않겠노라고...

나의 철없던 방관자같은 행동들은 그렇게 35세가 되어서야 겨우 끝이났다.  

그 뒤로 10년동안 이명박그네 정권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무엇이 틀렸고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10년동안 부르짖고 싸웠다. 
바꾸는데 무려 10년이 걸렸다.

정말 지겹고도 지겨운 시간이었다.  

나는 이제 48세가 되었다. 
4050의 중간쯤 되는 셈이다. 

추측컨대 4050 세대들의 상당수는 나처럼 노무현 대통령에게 빚진 마음을 가슴 한구석에 담고 살고 있을 것이다. 

지금의 4050세대가 2030이었을때 정말 많이 피곤했다.

그당시 너희들은 너무도 어렸었기에 이 피곤함이 어떤 피곤함인지 알 수 없음을 이해한다.

나는 지금 2030 너희들의 모습에서 과거의 내 모습을 본다. 

나도 몰랐듯이 너희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록 지금은 너희들이 야속하지만 야심한 밤에 이렇게 글을 쓴다.

한가지만 부탁하자. 

시간이 흘러 언젠가 너희의 결정이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깨닫게 되었을때가 오면, 그땐 너희가 가진 젊음과 패기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해주면 좋겠다.

지금 마음껏 문통을 비하하고 민주당을 비방해도 좋다.

시간이 지나 지금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때가 온다면...

그땐 제발 방관하지 말아달라.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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