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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한겨레 인터뷰 AS>
게시물ID : sisa_2001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ㄹ반
추천 : 10
조회수 : 54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4/28 04:20:32
한겨레 인터뷰에 대한 김어준의 반응이자 생애 최초의 블로그 포스트입니다.
내용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왠만하면 링크타고 들어가서 보시기 바랍니다.
복사해온 글도 2. <답변 정리> 부분이 원문과 약간 다릅니다.

http://blog.naver.com/oujoon/156530133



<한겨레 인터뷰 AS> 
 
1. 한겨레 토요판 인터뷰를 통해 말하고자 한 주요한 골자가 지면에 반영되지 못했다. 이러면 애초 인터뷰에 응한 목적 자체가 사라지는 거다. 전하고자 했던 골자가 담긴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변 전문>을 따로 게재한다. 
 
2. 한겨레 지면에 실린 내용 중 일부는 추가 인터뷰 동안의 긴 답변들이 자의적으로 축약되는 과정에서 그 의미가 굴절되었고, 일부는 답변 전문을 여기저기 뜯어 조립한 지라 문맥이 일그러졌고, 또 일부는 내가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게 정리됐으며, 그외 대부분은 내 인터뷰라는데 내 어법이 전혀 아닌지라 읽는 내가 다 어색하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말인데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다 고치고 싶으나 귀찮아서 그 중 아주 일부만, <답변 정리>한다. 그러나 기자에게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니다. 언어 감수성과 문제 의식이 나의 그것과 판이할 뿐.
 
 
3. 한겨레에 요청한 수정사항이 아직도 적용되지 않아 일단 블로그에 게재해둔다. 한겨레에 수정사항이 반영되면 이 생애 최초의 포스트는 자동으로 폭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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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변 전문>
 
-<나는 꼼수다> 1주년에 대한 소회.
 
 
개인적으로 기념일을 챙기지 않는다. 언제나 오늘을 닥치는 대로 산다.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련, 미래에 대한 불안과 안달도 없다. 어제는 수정할 수 없고 내일은 오지 않았으니까. 하여 그저 오늘들 1년 치가 누적 되었구나 한다. 다만 지난 1년의 개개 오늘들은 내 삶에서 가장 긴 오늘들이었다. 그리고 그 긴 오늘들을 함께 공유한 사람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 나꼼수 1년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을 각각 말해 달라.
 
얻은 것. 사인 엘보우. 잃은 것. 사생활.
 
- 나꼼수는 미디어인가, 개그인가.
 
매체는 웃지 않고 개그는 특종 않는다. 나꼼수는 멤버 각자가 그 한계까지 제 역할을 수행하며 현실과 실시간 피드백 하는 리얼리티 탐사보도 캐릭터 쇼다. 기존 색인으로 분류하려는 시도는 무망하다. 진보 일각에선 굳이 개그에 방점을 찍고 싶어 하고 보수 진영에선 어떻게든 미디어로 분류하려 든다.
 
그들 반응은 그들의 이해가 각각 어느 지점에서 간섭되는 지 드러낸다. 때로 그 양쪽이 서로 다른 목적 하에, 같은 주장을 할 때가 있다. 그게 진짜 국공합작 개그다. 나꼼수는 제국주의 열강인 게고. 껄껄.
 
- 나꼼수를 즐기는 바람직한 방법을 제시해준다면.
 
 
나꼼수의 정체와 한계는 이러저러하니 내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나꼼수를 제한적으로 소비하라는, 각양각색의 계도들을 접할 때마다, 혼자 웃곤 한다. 그런 대중계몽의 권위를 스스로에게 비장하게 부여하며, 동시에 그 책무의 고독함과 고단함을 끊임없이 대중에게 하소연하는, 그런 자의식이 좀, 귀엽다.
 
나꼼수를 즐기는 바람직한 방법 따윈 따로 없다. 각자 자신의 지성과 감성이 허용하는 만큼 수용하거나 거부하면 되는 거다. 또한 거기 어느 정도로 반응할 것인지 판단 역시 온전히 자신만의 몫이다.
 
그걸 왜 누군가에게서 따로 코치 받아야 하나. 그저 각자 지들이나 잘 할 일이다. 팬덤을 말하는 데 나꼼수 소비층의 광범위함을 제대로 알고 나면 놀랄 것이다.
 
 
-나꼼수에 대한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그랬으면 하는 사람들이 예전 같지 않게 많단 점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렇게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 주진우의 책이 발간되자마자 국내 종합 1위를 겨우 한다. 세계 1위를 했어야 할 것을.
 
때때로 팟캐스트 순위가 1,2위를 오간다는 점 때문에 그런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고, SNS 링크 수 감소를 언급하는 이들도 있으나 방송 시작 이래 전월 대비 다운로드와 유통량은 오로지 증가 일로다. 팟캐스트 순위는 세계 1위란 상징성에 더 이상 기댈 이유가 없어졌고 속도문제와 비용문제 때문에 팟캐스트 등록 이전에 토랜트, 유트브, 이메일, 웹하드, 클라우드 등 다양한 루트로 배포하기에 그런 거고,
 
SNS 링크는 적어도 SNS 상에선 더 이상 서로 알릴 필요가 없을 만큼 파일 입수경로와 방법이 알려진데다 업데이트 정보의 입수처 역시 각종 알림 앱과 팬클럽, 멤버 각자의 SNS 계정으로 상당부분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꼼수 분석과 비판은 그 근거가 매우 부실한 경우가 태반이다. 예를 들어 경기지역 30대 장거리 대중교통 통근족이 나꼼수 열풍의 근원지란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서울진입에 실패한 긴 출근시간의 사회 불만계층이 핵심 소비층이란 논지다. 엉터리다. 실제 청취자의 절대다수는 집에서 듣는다. 그 다음이 사무실, 영업장 순이며 그 다음은 자가용이다. 대중교통은 가장 낮은 비율로 10%대에 불과하다.
 
더구나 서울 청취율이 경기보다 높고 자영업자와 주부청취자의 비율과 스스로를 고학력 중산층 이상이라 여기는 청취자 비율이 높다. 맞는 대목이 하나도 없다. 그렇지만 일일이 해명하지 않는다. 이해 받으려 시작한 일 아니다. 하여 주기적 내부 통계조사는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부터 냉정한 객관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용도로만 활용하고 발표하지 않는다.
 
 
-4·11 총선 결과에 대한 나꼼수의 평가.
 
다양한 측면의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다른 곳에서 거론치 않는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우선 양 진영 미디어의 비대칭 전력이 극명하게 확인된 선거다. 조선일보는 의제설정 능력을 상실했다. 조중동 묶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조중동 아젠다의 지상파 영상화라는 새로운 패키지가 출현했다. 여기까진 많이들 논한다. 그러나 이 패키지의 진짜 힘은 실제 여론을 좌우지하는 데 있는 게 아니다. 총선 기간 중 김용민 파문을 아무리 틀어대도 지역구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엔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 데이터가 그러하다.
 
하지만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이라 유권자들은 그 정보를 얻을 수 없었고, 후보 당사자들과 당은, 여론이 크게 움직일 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동요했다. 김용민 때문에 15석을 잃었단 조중동 프레임은 그 노림수가 분명한 허위다. 그러나 그 패키지가 후보들과 당의 공포를 자극한 건 사실이며, 이 패키지 위력의 본질은 바로 그 대목에 있다. 그리고 그 점이 김용민 파문이 야기한 진짜 피해다.
 
두 번째로 선거 국면의 특수한 감정선, 그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절감케 한 선거다. 아무도 언급치 않는 사안이나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목이라 여겨 짚어두고 싶다. 우선 지난 10월 이후의 지지율이 몇 달간 어떤 야권 내부의 잘못들로 휘발 되었는지 반추하고, 그 책임을 묻는 접근만으론 유사한 실수의 반복을 충분히 예방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해두련다.
 
인간이 이미 손 안에 들어왔다 여기는 떡고물 앞에서, 그 욕망 앞에서 버둥거리는 건 앞으로도 영원히 반복될 터다. 더구나 극적 사건 없는 선거는 없다. 하여 중요한 건,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대응 능력이며, 특히 선거 국면의 감정선을 독해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선거는 기승전결을 갖춘 하나의 드라마다. 선거는 관전자 각자에게, 감정이입의 정도에 따라 몰입의 수위가 다를 뿐, 고유한 저 마다의 감정선을 생성시킨다. 우리가 그 전개를 지켜보며 환호하거나 탄식하다가 그 결과에 따라 웃고 우는 것은 그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정선이란 관점에서, 불법사찰 건은 역풍이 될 거라 예상했다. 진보매체들은 그 사안을 지나치게 인수분해 해 그 본질이 파편화되고 이슈 피로도가 축적되는, 매우 피곤한 방식으로 사건을 취급했다. 한두 줄로, 직관적으로 정리되지 않는 사건으론 감정선의 몰입도와 정서적 전선이 유지되지 않는다.
 
그 경우 불리한 사건을 자기 진영의 감정선을 자극해 결집의 소재로 활용하는데 매우 능숙한 보수가 얼마든지 물 타기 해낼 거라 판단했다. 실제 사찰문건이 공개된 이후 80%가 노무현 시절의 것이란 아주 간단한 물 타기에, 여야 지역구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역전은커녕 오히려 더 크게 벌어졌다. 일상적 추론만으론 사찰문건이 보수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란 분석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선거 국면의 감정선이란 관점에선, 자기 진영에 가장 불리한 소재가 동시에 가장 극적 기회가 된다. 저 멀리 초원복집 사건이나 정몽준의 단일화 파기부터 가장 최근의 불법사찰과 김용민 파문까지. 야권 지도부에, 선거 국면 감정선의 예외적 비일상성에 대한 섬세하고도 통섭적인 이해가 절실히 요구된다.
 
별도로 우리 입장에선 김용민이 산화한 선거다. 파문이 시작된 순간부터 우리는 김용민의 낙선을 받아들였다. 보수 결집의 소재로, 민주당의 공포를 자극하며 나꼼수 와해의 수단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김용민이 활용될 것이 명백했다.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기로 결정했다. 사퇴하면 젊은 층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 보도됐던데, 우린 그렇게 단순한 바보가 아니다.
 
극단적 대결국면에서의 사퇴는 감정선을 단절시키고 정서적 전선을 와해시키며 상실감, 열패감을 야기한다. 이건 논리적 설득으로 단기간에 만회할 수 없다. 더구나 민주당은 그 사퇴의 의미를 도덕적 결단으로, 최대한 호의적으로 포장 유포해 줄 매체 패키지도 없다.
 
그러나 김용민이 총알받이가 되면 감정선은 하나의 스토리 라인을 유지하고, 마지막 주말엔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다 판단했다. 실제 주말을 지나며 지역구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사찰문건 공개 이후 처음으로 좁혀지기 시작했으나 절대 시간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그건 김용민에게 너무도 잔인한 선택이었다.
 
그 선택이 진보진영으로부터도 공격 대상이 될 거란 것도 뻔했고 사후 그 사정을 설명해봐야 통하지 않을 거란 것도 알았다. 하지만 우린 의사결정의 기준이, 우리를 어떻게 변명하고 면피하는가에 있지 않다. 우린 우리 자신에게 누구보다 냉정하다. 우리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그 근본을 되돌아봤고 결국 김용민은 끝까지 그 전선을 지키며 피투성이가 됐다. 가슴이 미어진다.
 
특히 안타까운 건 마지막 나흘이다. 나꼼수가 청취자군 전체에 도달하려면 통상 1주일이 걸린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인지하고 다운로드 후 청취까지 수도권은 2-3일, SNS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은 4-5일이 기본 소요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마지막 방송을 겨우 선거 이틀 전에야 업로드 했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런데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지 못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번 총선의 총 득표수만으로 야권이 승리했다는 진단은 자위다. 대선은 대선의 공식이 따로 작동한다. 하지만 보수는 이번 총선을 박근혜의 대선 종자돈으로 받아들였고 김용민을 극단까지 활용했으며 보수 종교계도 뛰었다. 그렇게 보수는 충분히 결집했고, 그리고 그 정도가 확인되었다. 그 점은 큰 소득이다. 이제 남은 건 나머지를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 하는 숙제다.
 
 
- 총선 다음날(12일) 나꼼수 진행자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나.
 
김용민은 기절했고, 나머지 둘은 나꼼수 오프라인 카페, 벙커 1 공사현장 점검하고 다음 아이템 회의 했다.
 
 
- 김용민 진행자의 총선 출마 ‘배후’는 누구인가.
 
가카다. 많은 이들이 정봉주가 빠진 후의 방송이 이렇다 저렇다 평한다. 그런데 정봉주는 빠진 게 아니다. 잡혀간 거다. 김용민의 출마는 우리 넷 모두 하고 싶지 않았던, 처음부터 나쁜 선택이었다. 알고 있었다. 당선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을 거란 것도. 그러나 우린 가카의 결정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자기합리화한 채, 선을 그어주면 그 선 안에서만 안전하게 놀면서, 뒤에서 욕이나 하며 찌그러지는 종류의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나꼼수도 시작한 것이고 그리고 그런 대거리 정신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다. 나쁜 선택인 줄 알면서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고 결정했다. 그 선택은 당사자인 우리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고, 이해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앞으로도 욕먹을 각오 되어 있다.
 
 
-김용민이 이번 총선에서 왜 떨어졌다고 생각하나. 
 
물론 8년 전의 일이 빌미가 됐다. 그 일이 없었더라면 당선되었을 게다. 조중동이 선거 막판 6일 연속 활용 가능한 모든 지면으로 폭격하고, 지상파 뉴스는 김용민 꼭지를 연속 3개씩 만들어내는 초유의 보도를 하고, 드라마 중간에도 김용민 속보를 뿌려대는 정도로 일개 지역구 후보를 때려대면 그 지역구에선 박근혜도 떨어뜨릴 수 있다.
 
 
- 한겨레 등 진보언론이 ‘김용민 막말’에 취한 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섭섭하지 않다. 매체의 관점에선 명백히 뉴스다. 그리고 진보매체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이 시작된 직후의 타이밍에, 김용민에 올인 하는 보수 프레임을 맞상대해 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진보는 언제나 보수가 생산하는 진보진영의 흠결 프레임에, 나는 우리 편에게조차 엄정하다는 자기방어부터 해왔다.
 
사실 진보매체가 이번 선거는 김용민 심판이 아니라 이명박 심판이란 프레임으로 바로 되치기를 했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선거 국면에서 진보매체 연합군은 그 정도 여론생성력이 없다는 게 비극적 현실이다. 하지만 선거 이후 김용민 파문이 야권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란 분석을 내놓는 건 섭섭한 게 아니라 틀린 거다. 김용민이 나꼼수의 멤버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 수준의 인상비평으로 권력과 자본, 사정기관과 지상파를 총동원해 일사분란하게 작업하는 보수를 상대할 수 없다.
 
 
-선관위의 나꼼수 고발에 대한 입장.
 
우리는 투표 독려와 시국 강연이란, 우리가 해야만 한다고 믿었던 일을 했다. 동시에 선거법이 정하는 범주 이내에서 그 일을 해내려 노력했다. 그러나 독립적인 헌법기관이어야만 하는 선관위는 독립적인 선관위이라면 당연히 했어야만 할 일을 다 해내지 않았다.
 
선관위가 제대로 엄정하겠다면, 박근혜와 손수조의 카퍼레이드를 먼저 문제 삼았어야 했고,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해놓고도 마지막 순간까지 친 박근혜 논설을 내놓았던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먼저 지적했어야 했으며, 하나님이 아니라 대형교회의 목사들을 비판한 김용민의 발언을 왜곡해 수천 부를 무가지로 배포한 조선일보를 먼저 고발했어야 했을 뿐 아니라, 공영방송 MBC의 사장이 투표율 상승을 막으려 개표방송 시간을 늦추겠다고 한 결정을 선거개입으로 먼저 규정했어야 했다.
 
 
-선관위 고발과 검찰 수사 등을 나꼼수 탄압이라고 보나.
 
내가 알고 있는 분명한 한 가지는, 현 집권세력은 나꼼수를 어떻게든 와해시키고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그 적절한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는 것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 비근한 예로 우리 통화는 상시 체크된다. 얼마 전 주진우가 지인에게서 자금조달 부탁전화를 받았다. 알겠다는 답변만 하고 실제로는 아무 일도 없었다.
 
단 한 번의 통화 이외에는, 나를 제외한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은 그 내용이, 얼마 후 주진우가 얼마의 투자 이익을 취했다는 식의 정보보고가 되어 모 기관에 떴다. 그 외에도 딴지일보 해킹의 전모를 어떤 경로를 통해 확인한 적 있다. 모 기관으로부터 사주 받았으며 지하철 사물함을 통해 선수금 500에 잔금 1,500을 수령했고 그 열쇠는 퀵서비스로 전달받았다는 디테일까지. 또한 우리 동선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되고 있다는 것도. 우린 민간인 사찰의 직접 대상이다.

-벙커1이라는 공간을 마련한 이유는 뭔가.
 
무엇보다 나 혼자 이 방송에 공감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물리적 확인과 교감의 상시적 공간이 필요했다. 동지가 필요한 시대다. 이 공간에서 녹음 뿐 아니라 다양한 공개 방송을 비롯해 각종 강연 모임 전시 등이 진행될 것이며, 녹음시설이 안정적으로 확보된 만큼 새로운 프로그램도 조만간 론칭할 예정이다.
 
-총선 이후 나꼼수 방송이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는 이유.
 
우린 달랑 3사람이고 겨우 2주 쉬었다, 씨바. 그리고 말은 언제나 그 내용 이상으로 타이밍이 중요하다.
 
-앞으로 나꼼수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 계획인가.
 
매우 잘.
 
-여권의 권력은 이미 ‘가카’가 아닌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쪽으로 쏠려 있는데, 여전히 가카를 주요 타켓으로 할 것인가.
 
박근혜 위원장이 명실상부한 여권의 대선후보에 등극한 만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과 나경원에 주목했던 것처럼 박근혜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 갈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정기관이 가카 주변을 집중적으로 터는 것은 가카의 레임덕 때문이 아니다. 박근혜 대선가도의 걸림돌을 일정한 가이드라인 하에 질서정연하게 조기정리 해두겠다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그 작업은 가카와 박근혜의 거래 없이는 불가능하다 본다.
 
-오는 12월 대선에 임하는 나꼼수의 자세.
이긴다.

 
-트위터를 하지 않는 이유는.
귀찮다. 난 나를 남들에게 이해시키려고 사는 게 아니다.
 
-대선 끝나면 뭐 할 건가.
패션 디자인을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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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답변 정리> 
 
 
- 도입부부터 내가 한 말과 다르다. "지금은 김용민이 멘붕 상태이니 인터뷰를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내가 멘붕이라고 한 게 아니라.
 
- 그런 가이드라인이(박근혜와 이명박이 합의한) 존재한다고 믿는 근거는 뭔가?
 
이렇게 일사분란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이명박 측근 수사가 진행되면서도,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수준까지는 가지 않도록 조절되는 것은 사전 조율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박근혜의 개인적 히스토리를 감안해 그녀 입장에 감정이입하자면 그녀는 대통령에 직접 대항하는 것을 꺼릴 거라 본다. 자신의 아버지가 대통령이었던데다 보수적 위계 속에서 평생을 살았다. 대통령에게 직접 대항하는 데 대한 생래적 불편함이 있을 게다. 지난 4년 내내 피해자 모드만 취했던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이 대통령까지 비리에 직접 연루되는 것은 자신의 대선 가도에 결코 유리한 게 아니다.
 
- “우리는 이미 선수가 되어버렸고, 그걸 원했다. 꼭 출마를 바란 것이 아니었지만 적어도 여기서 변수가 되고 싶었다”고 정리된 대목은 좀 희안하다. 실제 내가 한 말은, 우리는 우리가 원치 않더라도 이미 선수가 되어 있었고 애초부터 출마가 나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기왕에 출마를 한 이상 변수 역할을 해야만 했다는 거다.
 
- 그걸 아는데(출마하면 다칠 것을) 왜 나갔나?
우리는 크든 작든 도전이 오면 항상 맞서왔다. 피해가 적은 방식을 찾는 사고로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가카가 빼앗아간 정봉주를 선택할 권리를 직접 나서서 되찾고 싶었다. 그게 대단히 험난한 길이며 그 와중에 깊은 상처를 입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설 수 없었다.
 
-나꼼수에 가장 비판적인 지식인 가운데 한 명인 진중권 교수는 오늘(지난 26일)도 라디오 방송에서 나꼼수를 비판했다.
 
누구나 자신의 관점을 주장할 권리가 있다. 그 정도로 이해한다. 우리는 오로지 이 국면에서 어떻게 하면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까, 또 거기에 필요한 자원은 무엇인가의 관점에서만 행동하며 발언한다. 누가 더 똑똑한 지 경합하는 데 전혀 관심 없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금품수수 논란 때 진보 교육감이라고 감쌀 일이 아니라 그에게도 보수 인사와 마찬가지로 같은 도덕성 잣대를 적용해 비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보편 윤리는 그 자체로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가장 안전하니까. 그리고 진공의 학술장에서 논리적 정합성을 논증할 이들은 따로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들 견해 역시 그것대로 존중한다. 그러나 오세훈 사퇴 바로 다음 날 시작된 곽노현 수사는 오랜 기간 준비된 하나의 정치 기획이다. 그 사건은 그 관점에서 대응하는 게 옳다. 
 
- 비키니 발언과 김용민의 막말은 조중동 프레임을 떠나서도 문제였다. 여성·인권에 대한 감수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었나?
 
 
비키니 발언은 이미 방송으로 충분히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어떤 연속된 상황 속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는지 방송을 듣지 않고 그 전후의 맥락을 모른 채 분절된 텍스트로 비판하는 이들에겐 답할 생각이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둔감한 감수성으로 절대 여기까지 올 수 없다는 거다. 사람들은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 그리고 김용민 건은 독립 사건이다. 그 건은 다음 방송에서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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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내가 이래서 인터뷰를 하고 싶지가 않은 거다. 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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