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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이 애국가를 편곡하겠다는데...
게시물ID : sisa_204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백수
추천 : 16
조회수 : 72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6/03/01 03:49:07
우선 제 소개를 잠깐 할까 합니다.
저는 미군부대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쉽게 말해 카투사죠.

저는 19th TSC 중창단이었는데, 
무슨 행사나 이벤트 등이 있으면 가서 이런저런 노래들을 부르곤 했습니다.

모든 행사, 특히 군 행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애국가겠죠?
주한미군의 모든 행사에는 대한민국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반드시 부르도록 되어있습니다.
미군 중에서는 깁슨이라는 여 중사가, 카투사 중에서는 제가 국가를 불렀습니다.
순서는 제가 먼저입니다.
우리나라 애국가, 
한 마디라도 어긋나거나 틀림이 없이 불러야 한다는 것, 다들 아시죠?
어려서부터 노래 깨나 배웠기에, 나름대로 장중하게 목소리를 낼 줄 압니다.
그렇게 제가 먼저 엄숙하게 애국가를 부르고 나면, 깁슨 중사가 마이크를 잡고
미국 국가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이 사람, 절대 저처럼 부르지 않습니다. 
흑인만이 가진, 소울의 영감을 최대한 불어넣어 미국 국가를 부르죠.
김조한씨나 박정현씨 등 내노라하는 국내 소울 가수들도 맥을 못출 정도로 잘 부릅니다.

두 나라의 국가가 끝나고 나면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아십니까?
제가 부른 엄숙한 애국가가 끝나면 정말 행사장은 숙연하고 고고한 분위기마저 풍깁니다.
깁슨 중사가 소울 형식의 미국 국가를 부르고 나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미군들이 난리를 칩니다. 환호성을 지르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 그 열광하는 분위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세상에 한국사람인 제가 미국 국가를 듣고 애국심이 생길 정도라니까요 ㅡㅡ;
(오해는 하지 말아주시길...)


2002년 월드컵이 있기 전 까지는, 태극기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국기여서
감히 함부로 다루지 못했고, 높다란 깃대에 소중히 모셔 우러러 보아야만 하는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의 열기와 더불어 우리들은 태극기를 마치 패션 소품처럼 친숙하게 다루었고,
덕택에 태극기는 더이상 애국심이라는 거룩한 이름 위에 선 경외의 대상이 아닌
전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이끌어 주는 단결의 발로가 되었습니다.

이제, 윤도현씨가 애국가를 빠른 리듬으로 편곡하여 응원가처럼 부르게 하겠다고 합니다.
애국가를 듣고 숙연한 마음으로 나라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 물론 매우 찬성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다가서기 어려운 애국가라면, 그렇게 애국이란 것이 어렵고 딱딱한 것이라면
마음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우러나와야 하는 하나되려는 마음이 
과연 얼만큼이나 견고하고 진실될 지, 참 의문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태극기를 온 몸에 두르고 그만큼 사랑하며 그 기치아래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제 애국가도 더 이상은 경외의 대상이 아닌, 단합의 매개체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나라사랑'이라는 이름의 노래를 다함께 부르며, 폭발적인 단결의 모습을 드러낼 때
태극전사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분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우리 한국 사람의 힘이 더욱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꼭두새벽이라 정신이 없어서 마구 휘갈겨 써봅니다.
리플 많이 달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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