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로만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니까 괜찮다고 말하는게 아니라, 눈 앞에서 동성커플의 키스를 봐도 지랄하지 않을 수 있거나 친구 또는 가족이 동성애자임을 밝혔을때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가.

2. 성별의 경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트랜스젠더, 크로스드레서(이성의 옷을 입는 것)에 대해서도 편견을 가지지 않고 이해하려 노력할 수 있는가.

3. 위의 경우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정체성이라서 '본인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선택'에 의한 것이라도 이해하고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당신의 옆에서 일하는 동료 또는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4. 채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육식과 채식은 단순히 동물존중의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의 열대우림파괴나 기아문제와도 직접적으로 얽혀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임을 알고 있는가. 모르고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알 생각은 있는가.

5. 임금협상결렬로 인한 파업은 정당한가.

6. 공권력의 행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가에 저항하는 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하는건 정당한일인가.

7. 한국사회에 널리 퍼지는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증오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사회가 그들을 착취하는가, 아니면 그들이 우리를 몰아내는가.

8. 우리의 물질적 풍요가 제3세계에 대한 착취에 기반함을 알고있는가. 당신의 경제력이 아무리 낮아도, 당신이 아무리 꼼꼼히 체크하더라도 착취의 결실을 피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있는가. 그렇다면 거기에 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끼는가.

9. 애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가는 신성한 존재인가, 아니면 커다란 사회단위일 뿐인가.

10. 법이라는 개념자체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법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규약인가, 아니면 그 자체로 지켜야하는 도덕인가.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합법은 곧 옳은 것이고, 불법은 곧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줄줄이 이것저것 적자는건 아니니까 여기서 대충 줄입니다.

테스트라고 썼지만, 답을 제시하지는 않겠습니다. 진보란건 명확한 하나의 답을 정해두는게 아니라, 쉼없이 성찰하고 고민하면서 나아가는 거니까요.

이 문항을 읽으면서 자신이 진보적이지 않다고 느낀 분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또한 당신이 진보적인 사람이 아니고 보수적인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것들은 단지 개별적인 사안일 뿐이니까요. 사상적 자유에 대해서 진보적인 사람이 성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보수적인 일도, 평등과 분배문제에 대해 진보적인 사람이 국가관은 보수적인 일도 매우 자연스러운 일일 뿐입니다.

사실 이 테스트의 의미는 단 하나입니다. 현상에 멈추지말라. 끊임없이 생각하고, 항상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비관과는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무비판적으로 성찰없이 받아들이지 말라는 의미예요), 생각을 생각에서 멈추지 말고 행동으로 이어가라.

진보적인 사람의 조건은 오직 이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자기성찰과 비판적 시각이 무뎌지면 머지않아 더 이상 진보적이지 않게됩니다. 항상 성찰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행동이 없는 사람은 뇌속에 머무는 진보에 불과합니다.

사실 그래서 진보는 불행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피곤하거든요. 저같은 경우는 채식은 손도 대지 않고 있습니다. 완벽한 채식만이 채식이 아니라, 생선은 먹는 사람, 계란이나 우유같은 부산물은 먹는 사람, 삼겹살이나 치킨같은 의도적 육식만을 지양하는 사람등 다양한 종류의 채식이 존재하지만 시도도 안하고있죠.

다만 중요한건 끊임없이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 노력하는겁니다. 

사람은 생각하는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대로 생각하게되는 것이기 때문에.

ps.

사실 좌파가 뭔지, 진보가 뭔지에 대한 생각조차 없이 헛소리 뱉는게 너무 많이 보여서 쓴 글인데, 쓰다보니 완전히 다른길로 나갔네요.

이게 더 나은 것 같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