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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프랑스 옆에는 아주 작은 프랑픽숑이라는 나라가 있죠.
게시물ID : sisa_272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해구신
추천 : 6
조회수 : 39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2/06 17:21:58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이 존재조차 모르는 아주 작은 나라죠.



이 나라는 2차대전때 어느 나라보다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프랑스가 펼쳐놓은 마지노선과 마주하고 있기에 나치 입장에선 가장 먼저 점령해야 하는 곳이기도 했죠.


프랑픽숑은 사실상 1차대전중에 도이치왕국에 점령을 당했습니다.
국왕이 건재했지만 허수아비에 불과했고, 왕비는 도이치에서 건너온 이들에 의해 강간당하고 무참히 살해당했죠.

그렇게 유명무실하게 수명을 이어오던 프랑픽숑은 도이치왕국이 멸망하고 나치가 득세하면서 2차대전을 앞두고 완전히 병합되고 맙니다.


프랑픽숑은 작은나라이긴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긍지있는 애국자로 똘똘뭉친 나라이기도 합니다.

많은 프랑픽숑 국민들이 나치의 지배에서 탈출해 나와 프랑스에서 구국운동을 전개하죠.
그 유명한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의 사실상의 원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애국자인것은 아니었죠.

나치의 잔인한 철혈통치에 굴하며 오히려 히틀러를 찬양하며 나치에 입대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대표적 인물이 드로윗이라는 나치장교 입니다.

드로윗은 프랑픽숑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뚜렷한 국가관따위는 없었죠.
부모는 그에게 바르게 살아라고 드로윗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그는 그 뜻에 부합한 삶을 살지는 않았습니다.

드로윗은 히틀러에게 충성을 서약하는 혈서를 바치며 나치독일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장교가 될수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드로윗은 유독 레즈스탕스를 소탕하는 작전에는 [좋아, 소탕이다!] 라며 크게 기뻐하며 앞장서서 활동했죠. 덕분에 프랑픽숑출신임에도 나치에서 인정받는 장교가 될수 있었습니다.


어찌되었건, 나치독일은 2차대전에서 패했습니다. 역사적 사실이죠.

그리고 나치독일의 지배하에 있던 프랑픽숑은 독립하게 됩니다.


작은 국토의 프랑픽숑이지만 프랑스와 독일간의 국경선상에 위치한 탓에 러시아와 미국이 동시에 진주하여 남북으로 갈라 군정을 실시하게 되죠.


드로윗은 프랑픽숑 입장에서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반역자이며 배반자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프랑픽숑 내에 강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레지스탕스출신의 정치가들을 배척합니다.
그리고 좀 더 다루기 쉬운, 나치독일에 협력했던, 또 복종했던 드로윗을 비롯한 위정자들을 그들의 대리인으로 앉히고 관할지를 통치했죠.

그리고 잠시간 거쳐갈 것으로 생각했던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이 프랑픽숑내전으로 인해 고착화 되고야 맙니다.

긴 내전이 끝나고 미군이 철수하면서 자유선거를 치르긴 했지만, 군사적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치출신의 위정자들에게 그대로 군권을 나눠주게 되면서 프랑픽숑의 암울한 역사는 시작되죠.

자유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의 임기는 그리 길지 못했습니다.
군권을 가진 나치출신의 위정자들의 쿠데타로 인해 사임해야만 했죠.
그리고 그 선두에 드로윗이 있었습니다.

나라를 구하고자 목숨을 바쳤던 레지스탕스의 위대한 주역들은 드로윗에 의해 감옥에 갖히고 죽임을 당했으며 타국으로 도망쳐야만 했죠.
드로윗은 곧이어 대통령에 오릅니다. 그리고 긴 시간동안 독재를 했죠.

그의 마지막은 참으로 우습고 허탈했죠.
여대생과 여성연예인들을 불러다 옆에끼고 술을 마시다가 부하의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긴 독재는 끝이 납니다.


하지만 그를 따르던 군부의 장교들이 바로 군정을 이어받은탓에 그의 과오는 잊혀지고 맙니다.



세월이 흘러 나치에 협력했던 위정자들이 하나 둘 청산이 되고 제대로 된 애국자들이 프랑픽숑국민의 지지를 얻어 정계에 진출했지만,
여전히 프랑픽숑의 주류는 나치 위정자들과 그들의 후손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프랑픽숑에서 올해 말쯤에 대통령 선거가 치뤄진다 합니다.

뭐, 그 작은 나라에서 대통령선거가 있든말든 무슨 상관인가 싶겠지만,
아주 재미있고 우스운 일이 있어서 이렇게 서두를 길게 적었네요.


드로윗의 딸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나치에 충성하며 앞장서서 프랑픽숑의 애국자들을 때려잡았던 드로윗의 딸이 다른정당도 아닌 여당의 대표로 대통령선거에 출마한거에요.

드로윗이 남긴 거액의 유산으로 그 어떤 추징도 당하지 않고 편히 살아왔던 위정자의 딸이 지금에 와선 구국의 영웅의 딸로 홍보되고 있답니다.
나라를 팔아먹었던 드로윗이 지금은 국가를 발전시킨 영웅으로 미화되고 있다네요.

그 어떤 나라도 나치를 옹호하지 않건만,
심지어 독일마저 나치를 부정하건만,
가장 많이 피해를 입은 프랑픽숑의 언론들은 드로윗의 나치협력이, 그리고 레지스탕스에 대한 탄압이 시대적인 어쩔수없는 선택이었다며 포장해주고 있네요. ㅎㅎ

참 다른나라 일이지만,
너무나도 웃기고 꼴불견이지 않나요?

저런 나라에서 어떻게 살수 있는지 참 의문입니다.


저런 나라에서 살지 않아 참 다행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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