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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isa_3250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름다운외곽
추천 : 1
조회수 : 14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20 03:26:41

95년 수능을 앞두고,

민족 사립고라고 자처하는 학교에서

입시 스트레스에 몇명의 친구들과 일탈을 꿈꾸었습니다.

햇볕이 짱짱한 날

두려운 마음에 계획된 1교시를 넘어 

2교시가 지나서야 몇명이 빠진 친구와 함께 학교 담을 넘을 수 있었지요.

버스로 다섯 정거장을 주위 눈치를 본다며 골목길로 뛰어서 30분만에 시내


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부조리하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알겠는데 무엇이 어떻게 부조리하다는 것은 


모를 나이,

건물과 건물의 좁은 틈을 헤집고

햇살이 그림자를 가르는 그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남루한 아주머니가 한 아름의 옷을 끌어안고 우리를 밀치며 뛰어갔지요.

손수건을 말아 하관을 가린 사람이 우리를 밀치며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볕이 눈을 가리는 그곳에서

검은 방망이에 눈이 찟어지고 

코가 뭉게지고

입으로 피를 게워내는 한 사람이

회색(으로 기억합니다)바지를 끌어 안고

누구를 향해서인지 소리쳤습니다.

도망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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