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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99인 시국성명]: 불의,협잡,억압을 기록하고 싸울 것
게시물ID : sisa_470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시마을
추천 : 9
조회수 : 49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2/23 09:25:39

작가 99명, 철도파업 지지 시국성명 (전문)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모든 불의, 협잡, 억압을 기록하고 동시에 싸울 것"

아흔 아홉명의 내로라하는 젊은 작가들이 나섰다. 철도 민영화 반대를 내걸고 파업 중인 전국철도노조(철도노조)에 경찰 수천명이 들이닥친 상황에서 '힘차게 달리고 싶은 철도를 위한 작가행동99+n(작가행동)'이 철도 노조 파업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다.

작가행동은 철도노조에 대한 공권력의 진압,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음독 자살, 국정원의 대선 개입 등을 언급하며 "우리 작가들은 최근 일련의 사태들을 바라보며 과연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불안감을 갖게 되었고 철도 민영화의 추진이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규정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작가행동은 이어 "한 마디로 박근혜 정권은 국가를 대표하거나 상징할 근거가 모래알만큼도 없다. 이미 탄생 자체가 부정한 것이기에 그렇다"라며 "부정한 방법을 총동원해 권력을 차지한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엄중한 범죄인데, 부정한 정권에 의해 사회 전체를 자본에 종속시키려는 행위가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사태에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작가행동은 "우리 작가들은 삶을 파괴하고 억압하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저항할 것이다. 이것이 문학을 가능케 하는 사회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앞으로 우리는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모든 부정의와 협잡과 억압을 기록하고 동시에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행동 성명] (전문)
두 개의 유령이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부정한 권력과 자본이라는 유령이!

오늘날처럼 대한민국 사회에 고통이 일상화되고,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적이 또 있었던가? 이러한 고통의 일상화는 단지 작가들의 예민한 감성 때문에 성립하는 은유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 명확하게 실재한다.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 대대적인 퇴행이 이루어지더니 박근혜 정권은 출범 이후 그 가속기를 거침없이 밟아대고 있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박근혜 정권은 정권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했다. 진실은 의외로 간단하다. 진실이 복잡하고 어렵게 보이는 것은 그것을 가리려는 숱한 언어나 수사들이 횡행하기 때문이다. 기만의 수사는 골목길이든 내밀한 사생활이든 구름 속이든 가리지 않고 범람하고 있다. 문학은 그것을 언어의 타락, 혹은 언어의 능멸이라고 부른다.

한 마디로 박근혜 정권은 국가를 대표하거나 상징할 근거가 모래알만큼도 없다. 이미 탄생 자체가 부정한 것이기에 그렇다. 이러한 처지임에도 박근혜 정권은 우리의 삶을 더럽히기 위해 온갖 일들을 무모하게, 무자비하게, 반상식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돈이 안 되는 것은 손 떼고 돈이 되는 것은 자본에게 팔아치우려는 행위는 국가배임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수서발 KTX를 철도공사의 자회사로 만들려는 데에는 아무런 논리적 근거가 없다. 공공재의 사유화를 진행하다 저항에 부딪치자 내놓은 꼼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도노조의 파업을 저렇게 혈안이 되어 진압하려는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아픈 생명을 치료하는 게 본질적 과업인 의료행위마저 시장에 던져놓겠다니 그야말로 우리의 삶을 착취하는 구조를 완성시키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 아니고 무엇인가.

대선 기간에 내뱉은 약속은 모두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음이 들통 나자 아예 소매를 걷어붙이고 달려드는 꼴이다. 자신들의 부정을 온갖 거짓과 선동과 추태로 가리면서 우리의 영혼마저 진창으로 밀어 넣으려는 것을 보면서, 우리 작가들은 도저히 침묵할 수 없게 되었다. 문학은 사유화되어서는 안 될, 인류의 오래된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이라는 공공재를 생산하는 우리 작가들은 최근 일련의 사태들을 바라보며 과연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불안감을 갖게 되었고 철도 민영화의 추진이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철도 노조의 파업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제공되어야 할 교통 서비스의 사유화를 막고자 하는 공적인 행위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철도가 자본에 의해 사유화된다면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리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나아가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자본은 교통안전에 심각한 위기를 야기할 것이며 돈이 없는 사람들은 이동의 자유조차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사태를 미리 막자는 철도 노조의 파업을 그저 '귀족 노조'의 불법 파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우리는 정부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의료행위나 물, 에너지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 요소를 사유화시키려는 발상이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은 문명사회에서 발생해서는 안 된다. 돈이 없다고 물을 못 마시고, 돈이 없어서 전기가 끊기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새누리당의 전신이 일으킨 구제금융 사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빼앗겼고, 우리의 생명이 짓밟혔고, 우리의 관계가 해체된 경험을 갖고 있다. 그 경험이 다시 반복되고 연장되는 일은 없어야만 한다.

부정한 방법을 총동원해 권력을 차지한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엄중한 범죄인데, 부정한 정권에 의해 사회 전체를 자본에 종속시키려는 행위가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는 사태에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도처에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목숨붙이들이 절규하고 있다. 권력자들에게 말 못하는 생명의 울음까지 들어달라는 과한 요구는 하지 않겠다. 그러나 최소한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우성에 대해서는 귀를 열어야 할 것이다. 아우성이 소통되지 못할 때 문학은 그 울음을 함께 울어줄 수밖에 없으며, 문학의 울음은 사적 탐욕으로 가득한 정권과 자본의 견고한 성에 균열을 내는 시작이 될 것이다.

작가들은 지금 우리 사회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봉착했음을 온몸으로 앓고 있다. 미래를 보여주지 못하고 어두운 과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일련의 사태도, 길거리에 내쫓긴 노동자들에게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야만적인 법치도, 그냥 농사지으며 살게 해 달라는 농민을 음독하게 만드는 것도 국가폭력일 뿐이다.

이 사회는 정치권력자의 것도 아니고, 자본의 소유물도 아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화는 우리 모두의 삶과 역사가 함께 이루어낸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회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파괴하거나 자본에 파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 나아가 그것은 절대 용서될 수 없는 범죄임을 우리는 힘주어 말하겠다.

우리 모두는 사회를 구성하면서 동시에 사회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선출된 정치권력은 이러한 요구에 복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 작가들은 삶을 파괴하고 억압하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저항할 것이다. 이것이 문학을 가능케 하는 사회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앞으로 우리는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모든 부정의와 협잡과 억압을 기록하고 동시에 싸울 것이다.

더 이상 우리의 삶을 파괴하지 마라.
더 이상 우리의 언어를 더럽히지 마라.
더 이상 우리의 사랑을 착취하지 마라.

힘차게 달리고 싶은 철도를 위한 작가행동99+n 참여작가

고봉준/고영서/고영직/권선희/권현형/김 근/김 안/김 현/김대현/김민정/김별아/김사이/김서령/김선우/김성규/김소연/김은경/김이정/김일영/김태형/김해자/나희덕/노지영/문동만/박 준 /박민정/박상수/박설희/박성우/박수연/박순호/박일환/박진성/박찬세/박혜영/백가흠/백상웅/부희령/서성란/서영인/서효인/손택수/손홍규/송경동/송기역/송기영/심보선/안상학/안성호/여태천/오수연/오창은/우대식/유병록/유용주/유현아/유형진/윤석정/이경수/이대흠/이덕규/이동재/이명원/이미애/이민호/이선우/이설야/이성혁/이영광/이영주/이은림/이은선/이이체/이재웅/이진희/이현호/이혜미/임성용/장성규/전성태/정세훈/정우영/조성웅/조재룡/조혜영/진은영/최강민/최금진/최승철/최지인/표성배/한창훈/함순례/허은실/홍기돈/홍명진/황규관/황인찬/희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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