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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의료봉사 다녀온 후기 올려봅니다.
게시물ID : sisa_529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환락교교주
추천 : 25
조회수 : 75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8/06/07 17:16:50
6월 1일 이후로 몇일간 생업에 몰두하느라 출동을 계속 못하다가 6월 6일 출동했습니다. 6월 1일 새벽에 물대포에 방패에 강경진압하는 모습등을 보고 온몸으로 느낀지라 출동할 때 좀 준비를 철저히 했습니다.
http://todayhumor.dreamwiz.com/board/view_temp.php?table=sisa&no=52692&page=1&keyfield=subject&keyword=medic&sb=1   
참고~ 
오후 4시에 소라광장에 도착해서 곧바로 시청으로 투입되었습니다. 시청광장에서는 HID 애들이 위령제를 하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 계속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저희는 시청에서 8시 넘을때까지 대치하고 있다가 (다른 팀들은 재정비 문제로 전부 소라광장으로 집합) 다른 팀들이 재정비를 끝내고 다시 배치될때쯤 저희도 다시 소라광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소라광장에서 "우리 밥 좀 먹고 하자"라는 말이 나와서 밥을 먹으러 가는데 시청광장에서 HID와 충돌이 있어서 환자가 발생했다는 말을 듣고 xxxxxxxx를 외치면서 시청으로 뛰어 갔습니다. 다른 팀이 시청에서 응급환자 처치를 하고 (아마 이 친구가 그 서울대 학생인것 같습니다) 곧바로 저희가 투입되었죠.... 이때부터 시련의 시작이었습니다.
저희가 시청에 도착했을 때는 HID는 조용하더라구요.... 안심하면서 자리에 앉아서 농담따먹기를 시작할 무렵... 다시 그쪽에서 큰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HID 요원이 민변의 변호사를 구타하여... ㅡ.ㅡ;; 시민들과 충돌이 일어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진보신당의 기자들도 구타를 당하고 업무방해를 당한 모양이드라구요. 이 과정에서 보여준 경찰의 태도는.... "비겁과 비열"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들이 몰려왔고 저는 변호사 분을 처치했는데 다행히 큰 상처는 안보이고 안경꼬다리(...라고 하나요? 코받침부분?) 때문에 코 양쪽에 긁힌 상처와 왼쪽 팔꿈치에 긁힌 상처 그리고 옷이 찢어지고 왼쪽 귀에 타박상등이 보였습니다만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었습니다. 소송준비한다고 해서 사진을 찍어드리고 하는 동안에도 HID와 시민들의 충돌은 계속 되었습니다. 저희는 처음엔 상황파악이 안되어 "간다는데 왜 못가게 할까~ 철수하는데~"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더군요. 그 많은 경찰들과 시민들이 있는 곳에서 구타사건과 (그것도 한명은 꽤 중상) 업무방해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HID 요원을 둘러싸고 그들이 빠져나가게만 하고 있었습니다. 현행범으로 즉시 체포하지 않구요!! 시민들의 야유가 계속 되었지만 역시 경찰.... ㅡ.ㅡ;;; 트럭(HID짐을 실은)이 조금씩 밀고 나오면서 뒤에 HID 사람들이 따라오고 경찰은 계속 에워쌌지만.... 역시 전투종족(?) 한국인.... 트럭을 온몸으로 막고 경찰과 선을 끊어버리고 하는 동안 범인(?)들이 청계광장쪽으로 도망갔지만... HID 아니라 HID 할아버지라도 쪽수엔 장사없다고 몇걸음 가지 못하고 잡혔습니다. (이때부터 뛰어다니는 삶의 연속) 서너군데 (세군데였나) 아무튼 시민들 무리가 HID를 붙잡고 경찰서로 가자, 신분증을 내놓아라 계속 실갱이를 했고 저희들은 시민들의 집단 린치같은 것이 우려되어 그 한가운데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계속 감시만 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구요... 진행요원(?)들이 우리가 경찰로 인계하겠다고 하여 마무리 되었습니다. 경찰들은 곧 철수했는데 시민들의 엄청난 야유를 받았죠. 경찰이 그렇게 많은데 시민들이 범인(?)을 잡아서 경찰서로 끌고가야한다니 참 어이가 없고 얼척이 없더군요. 그러니 공권력이 개판이지... 에휴....
저희는 다시 시민들이 행진을 하는 광화문쪽으로 이동하여 닭장차들이 진을 치고 있는 라인까지 이동하였습니다만 이 곳에서는 큰 문제도 없었고 축제분위기(?)가 계속되어 저희는 다시 이동하려 하는데 예비군들이 우르르르 몰려가는게 보여 바로 따라 붙었습니다. (예비군분들이 우르르 이동한다는 것은 어디선가 대치하는 라인이 있다는거니깐요) 조금 가다 보니깐 좁은 새문안교회(...던가?)로 많은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더군요. ....세상에 이 길을 어찌 찾았나? 하면서 저희도 들어가는데 굉장히 좁은 길을 중심으로 대치선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 우리 조가 뚫고 들어가기로 하고 뚫고 들어갔을때 닭장차 뒤쪽에 환자들이 많이 발생했다는 말을 듣고 바로 닭장차 뒤로 넘어간 순간.... 시민들과 전경들의 본격적 대치가 시작되어버렸고.... 저희는 그곳에 완전히 갇혀버렸습니다. ㅡ.ㅡ;;;
그때 전경들이 저희를 불렀습니다. (전경들이 저희를 먼저 부른것은 이번이 두번째인것 같네요) 좁은 닭장차 안에 발목을 삐인 것으로 보이는 전경 두명이 있더군요. 발목염좌는 큰 문제가 아닌데 그때 허리가 크게 다친 전경이 있어서 진료를 했습니다.... 이 친구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거의 쇽에 가까운 상태에 허리 아래쪽으로 numbness까지 있고 (감각과 운동을 괜찮았지만) 식은땀을 계속 흘리고 극심한 진통을 호소했습니다. 이런 경우 척추에 큰 손상을 의심하게 하는 지라 119를 즉시 부를 것을 요구했지만 그것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척추환자를 앉혀 놓는 것은 그닥 좋은 선택이 아닌지라 닭장차 바닥에 눕혔는데 119의 들것으로 이동시키기가 용이하지 않았던 것이죠. 어찌어찌 과정을 거쳐 환자를 119로 이동시키고 있는데 또 한명의 요추염좌로 의심되는 환자가 있어서 또 후송. ㅡ.ㅡ;;;; (기억을 더듬어 한명씩 이야기 하겠지만... 거의 10명가까이 후송시킨 것 같습니다) 잠시후 다리를 다친 전경이 와서 또 대충보니 비골골절이 의심되어 후송준비....를 했으나.... 119가 오질 못해서 대기.... (이 친구는 거의 3시간 가까이 있다가 후송되었습니다) 또 발목염좌.... 헉헉....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여기까지는 제가 보기엔 시위대 때문에 다쳤다기 보다는 워낙 좁은 공간에 많은 전경을 몰아넣고 막다보니 자기들의 단단한 장비에 "눌린"듯한 상처가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승리의 MBC와 간단히 인터뷰도 했습니다. 인터뷰 좀 해도 되느냐고 하길래 "어디서 왔어요?" 물어보고 MBC이길래 인터뷰를 했죠. 얼굴 마스크로 가려도 된다고 했지만 그냥 안가리고 했습니다. 부끄러울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촬영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씁니다만 얼굴노출이 두렵다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귀찮아질 수 있다.... ^^;;;"는 판단때문에 마스크를 씁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겠다 싶더라구요. (엄마보면 죽는다... 헉) 왜 전경을 치료해주냐는 질문을 받고 환자는 다 같은 환자다... 의사 앞에서 환자는 전경이고 시민이고 그냥 환자일뿐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저번에 물대포 샤워를 흠뻑 한 뒤에는 전경들이 너무 미워서 정말 적극적 진료따윈 물건너 간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또 동생같은 애들이 아퍼하고 피곤해서 앉아서 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쎄~~ 하면서 그때 마음이 한껏 누그러지더라구요.... 에휴 니들이 뭔 죄냐하는 생각도 들고 안타까운 생각도 들고.... 뭐 그랬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경들의 소대장? 중대장? 아무튼 뭐 그런 사람과 가벼운 충돌도 있었지만 그분이 오셔서 곧 사과를 하셨습니다. 부하들이 다치니깐 잠시 너무 흥분해서 그랬다고 죄송하더고 하시더군요)
우리팀은 "전경들이 이렇게 다치는데 위에 상황은 어떻게 되냐?"면서 발을 동동 굴렀지만 정확한 상황 파악이 안되었습니다. 다른 팀들이 들어와있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새문안교회를 중심으로 우리 팀 거의 절반이 들어와있었습니다. 각각 고립된 상태로)
그뒤로 또 요추염좌 환자가 한 두명정도 있었는데 마침 저희와 함께 고립된 다른 조에 한의사 선생님이 계셔서 침술신공으로 처리하고 갑자기 세명정도의 발목염좌환자와 흉부타박상 환자가 발생하여 다시 이동. 흉부타박상 환자는 처음엔 호흡을 힘들게 하고 있었지만 상태파악후 안정조치하고 발목염좌환자들은 에어파스와 압박붕대 신공으로 처리.... 그러고 있는데 119가 출현... 너무 반가운 마음에 "여기요~~~@!!!" 소리치면서 달려다가 바리케이트 사이에 걸려있는 쇠사슬을 보지 못하고.... 쇠사슬에 발이 걸려서... 말 그대로 大자로 뻗어버렸습니다. ㅡ.ㅡ;;; 제가 몸이 작은 사람이 아니거덩요.... 몸무게가 꽤 나가요.... 그 엄청난 몸이 大자로 뻗어버렸으니... 순식간에 전경 세명이 달라붙더군요. 저는 저 연행하러 오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웃고는 있지만 온 삭신이 다 쑤십니다. 지금 ㅠ.ㅠ
그 다음 또 십자인대 손상 환자로 의심되는 환자 발생..... 또 후송... 후송... 후송.... 
아무튼 환자 후송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고 있었더니... 해뜨더군요. 그때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강경진압 준비중"
헉... 올게 왔구나.... 일단 화장실부터 다녀오자 하면서 움직이는데... 헐... 그놈들이 있더군요. 지리를 잘 몰라서 뭐라 설명은 못하겠는데 새문안교회쪽 말고 무슨 빌딩인가 하는 쪽으로 시민들이 버스 끌어내고 있던 자리 뒤에... 무수히 앉아있는 그놈들. "경찰특수부대"..... 이거 뭡니.... 긴장빡쎄게 하고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전경들이 하나씩 새문안교회의 좁은 길목으로 들어가는걸 보면서 마음이 답답하더군요. 저리 좁은 길목으로 전경들이랑 시민이 대량충돌을 하면... 상상도 하기 싫었습니다. 좁은 길일 뿐만 아니라 길의 한쪽은.... 낭떨어지?? 아무튼 높이가 5m정도되는 낭떨어지같은게 있었습니다. 대량충돌시 진짜..... 으윽... 설마설마 하고 있었죠. 그때 살짝 들려오는 경찰 무선...소리. "조금씩 밀고 나가라"
...............우리 팀에게 이야기하고 저는 무장했습니다. 헬멧쓰고 고글끼고.... 다행히 시민들이 조금씩 자진해산하는 분위기라 강경진압은 없었습니다. 새문안교회 뒷문쪽의 시민들은 해산할 기미가 안보였고 경찰들고 좁은 길이라는 것을 아는지 조금씩 협상(?) 같은 것을 하는 것 같더군요.
경찰들도 조금씩 빠지고.... 전경애들이 뒤로 나와서 다들 앉아서 쉬고 있어 마음을 좀 놓았습니다. 피곤한지 앉아서 자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풀리더군요. 가까운 곳에 편의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사탕이랑 물등을 사서 나눠주었습니다만 워낙 많은 전경들이 있는지라 충분히 나눠주진 못했습니다. (제가 쐈습니다. ㅋㅋ) 얘들이 담배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담배를 좀 나눠줬더니.... 무슨 어항에 사료 뿌린곳에 잉어 달려들 듯이 달려들어 가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급기야 웃음이 나오더군요.
다친 시민들 치료하기 위해 나와서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 하루종일 전경들만 힐 걸어주고 있다는 자조적인 농담을 하면서도 나쁜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방송녀 말처럼 전경은 적이 아닌 것은 맞는 말이니까.... (아참 저 방송녀 봤습니다.... 누굽니까 경찰청 이효리라는 소문 내신분.... ㅡ.ㅡ+)
그 과정에서 목탁소리가 한참 나더니.... 새문안교회 뒷편도 조용~ 해졌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연행되고 대부분 시민들이 철수했더라구요. 저희들도 철수 하기로 하고 철수하는데 광화문쪽에서 또 시민들과 전경들이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또 좀 열받았던게 전경지휘관은 "모양새만 내자"며 우리가 밀고 가면 예비군들은 천천히 뒤로 가는 모습....을 연출하려 했지만 일부 전경들이 흥분해서 막 밀고 오는 바람에 한차례 마찰이 있었고 또 기자가 전경한테 맞아서 한차례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 후 예비군분들이 빠지면서 전경들이 확 밀고 들어오는지라.... (병신 같은 것들 어차피 빠지는데 왜 뛰어와!!!) 놀란 시민들이 우왕좌왕 하면서 청년 한명이 넘어지면서 오른쪽 귀가 크게 찢어지고 (귓볼이 十자 모양으로 3cm 그리고 2cm 정도, 그리고 귀바퀴쪽으로 2cm정도, 그리고 무수히 많은 긁힌 상처) 머리에 혹이 크게 났고, 또 한 시민이 턱과 오른쪽 팔꿈치가 다쳤습니다. (정확히 어떻게 넘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턱이 다치신 분은 제가 보지 않았고 다른 팀에 계신 의사선생님이 보셨고 저는 귀를 다친 친구를 소독했습니다. 아마도 꾀매야할 것 같은데... 고생좀 하겠네...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귀라는데가 상처가 잘 안낫습니다.... 연골이 많은 부분이 혈류가 안좋거든요. 염증이라도 생기면 골치 아픕니다....
이런 저런 실갱이 후 119 통해서 후송하고 저희는 본부(....라기 보다는 보급품 적재소?)로 돌아왔습니다. 이때 시간이 9시정도 되었고 대충 정리후 집에 오니 11시드라구요.
집에 오자마자 기절했습니다. 이제 어제 변호사분 사진 정리해서 보내드리고.... 좀 씻고 해야겠습니다.
넘어진데가 너무 아파서.... 파스좀 붙여야할 것 같아요. 하루종일 어뜬 놈한테 열라 두들겨 맞은 거 같습니다. 에고.....
이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의료봉사하시는 분들도 여러조직(?)이 보이고 하드라구요. 어느조직(....인지 우리처럼 자발적으로 나온것인지는 모르지만)이든 시민, 전경 여러분과 가까이 있습니다. 상황발생하면 "환자발생~" 소리쳐주는거 잊지 마시고 복잡한 환경에서 환자발생시 저희들이 뚫고 들어가지만 그러기 힘든 경우도 있으니 꼭 뒤로 빼주세요. 
우리가 시위를 하는 이유.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마디로 함축하면 "안전"입니다. 우리의 건강권을 이야기하는 소고기 문제도, 한반도 대재앙 대운하 문제도 한마디로 함축하면 안전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시위하시면서도 항상 안전사고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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