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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꽃들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게시물ID : sisa_5540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omonoia
추천 : 1
조회수 : 23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02 01:11:51

대선에 개입한 국가기관의 기관장은 무죄판결을 받고, 
개인의 사적대화에 대한 검열이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요즘입니다. 
법치국가.. 민주주의국가라는 말은 더이상 우리의 것이 아닌 듯 합니다.


이와 같은 70년대로의 퇴행을 가능했던 이유는 양극단마저 삼켜버리는 회색의 확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연 지금 이 나라에서는 돈을 제외하고 판단과 행위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가치가 있을까 싶습니다.
(소수가 아닌 대중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합의된... 혹은 공유된 가치가 과연 있을까요?)


이상과 도덕이 사라진 자리에는 행복한 삶이라는 허구가 자리잡았습니다. 
너도나도 행복한 삶을 위한 돈을 얻고자 합니다. 자신만의 행복한 삶을 꿈꿉니다. 
타인의 고통을 함께하기에는 세상은 너무 가혹합니다. 
혼자.. 혹은 자신의 가족만이라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남을 배려할 겨를이 없습니다. 
서로 밟고 끌어내리는 것에도 무뎌져 갑니다.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에서 보았던 끝도 없는 기둥이 생각납니다. 
동화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동화에서는 애벌레들로 쌓여진 기둥의 끝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고치를 만들어.. 
그 안에서 제 살을 먹여 나비가 된 노랑애벌레를 만난 줄무늬애벌레는 내려와 똑같은 나비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랑애벌레는 나비가 되기도 전에 박제가 되어버리고, 
줄무늬애벌레들도 올라가는 과정에서 회색이 되어버립니다. 
꽃들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구정물에 빠져 죽어갑니다. 

이 나라, 이 사회에서는 더이상 꽃들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회색이 아니면 이 사회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사실 애벌레의 수만큼 동화가 있었다면... 

노랑애벌레와 줄무늬애벌레를 제외한 수많은 애벌레는 기둥을 올라가며 죽음을 맞이했겠지요.



그런 세상이건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행동의 집합으로서의 제대로된 운동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사회는 그 어떤 운동도 잉태하지 못하는 불구사회가 된 듯 합니다. 
촛불시위도 하나의 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이스버킷이나 칭찬릴레이와 같이 비판의 여지가 적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된 판단이 내려지지 않으니 애매모호하고 선량한 경계 안에서 행위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인간의 존엄성, 민주주의, 자유와 같은 귀중한 가치가 내재되지 않은 운동으로서의 
촛불시위는 비폭력이라는 수단적 정당성만 있을 뿐...
사실 두 다리가 없는 세발 달린 솥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다리가 두 개라도 되면 위태롭게 서있기라도 하련마는...
다리가 하나 뿐인 세발 솥은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밤이 이제 꽤 찹니다. 이번 겨울은 길 듯 합니다.
모두 몸과 마음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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