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직 사회초년생이라 경제 감각이 좋진 않지만 최소한 먹고 살 수 있는 돈으로 월 30만원을 잡으면 국민 5천만명에게 매년 180조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GDP가 1300조원이니까 대략 15% 세율의 세금에 해당할 것이고 기존 복지 예산을 축소하면 그보다 작아지겠네요.

복지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변화하고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적응을 할 가능성은 있는데, 제 생각엔 이런 이상적인 제도로의 변화의 과정이 굉장히 고될 것 같아요.
첫째로 국민 설득이 필요한데 상당수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고
둘째로 복지 제도인 만큼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기본소득제는 굉장히 단순하고 직관적인 체계이기 때문에 아마 기존의 제도와 충돌, 중복, 모순되는 부분이 가장 문제가 될 듯합니다. 이런 조정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잘못된 정보나 편견에 의한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겠죠.
셋째로 의식 변화입니다. 기존의 최소한의 복지가 제공되지 않는 환경에 익숙해져서 강박적인 경쟁에 집착하고 복지가 나태를 불러온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텐데 기본소득제는 기본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아야 일을 할 것이므로 모든 것의 기준이 돈이나 효율이 아니라 국민 한명한명의 만족에 달리게 됩니다. 아마 지금껏 누군가를 원망하고, 피로를 당연히 여기고, 분노를 내면에 쌓고 살아오던 분들은 이런 환경에 심리, 정신적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넷째로 국가 경쟁력이 일시적으로 하락하고 따라서 재계와 금융계의 반발이 매우 거셀 것입니다. 정치권도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조직적이고 강력한 국민적 요구가 없는 이상은 변화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이 유토피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경우 대처 정권 이전에 비합리적인 복지 제도와 노조의 나태때문에 실패한 전력이 있지만 기본소득제는 그런 과거의 실패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책의 비효율과 정부의 부패가 최근 유럽 복지 실패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기도 하죠. 기본소득제는 다시 말하지만 상당히 심플한 제도입니다. 저는 이 체계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