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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광화문에 다녀왔습니다.
게시물ID : sisa_6259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덜
추천 : 6
조회수 : 22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16 16:26:47
얼마 전 수능 끝난 고삼입니다. 

수능 본다고, 입시 준비한다고 그래서는 안될 일들이 벌어지는 데도 저는 집에서 화를 내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이제는 더 이상 가만히 앉아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저도 친구와 함께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정말로 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잠깐 있다가 갈 생각으로 간 것이었는데

제 생각이 틀렸었습니다

제가 도착한게 5시쯤. 코리아나 호텔 가까이 도달하자 이미 물대포를 쏘고 있는 게 보였고 

앞으로 걸어가던 중 갑자기 기침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담배냄새때문에 그런 줄 알고 조금 있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하는데 점점 심해지더라구요 

급하게 가지고 온 옷으로 입과 코를 막고 앞으로 향하는데 정말 괴로웠어요 

아무 생각도 안나고 그냥 기침과 헛구역질이 계속 되었습니다 

결국 가다 포기하고 뒤로 가서 잠시 쉬었다 다시 앞으로 향했어요 

그리고 차벽이 있는 맨 앞까지 도달했을 때부터는 눈까지 맵더라구요 

눈이 너무 매워었요 콧물이 계속 나고 숨을 쉴 수가 없고 옆에서 어떤 분은 헛구역질을 하고 계셨고 

그 와중에 물대포는 계속 되었습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저는 포기하고 뒤로 빠져나왔어요 친구는 앞에 계속 있겠다고 했구요 

미친듯이 맑은 공기를 찾아서 뒤로 뛰다 길을 잘못 들어 고개를 든 순간 

무장한 경찰들이 있었어요 저는 기침을 하느라 허리도 못 펴고 정신도 없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정신이 들었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그냥 빤히 보고 있더군요 저를, 그리고 사람들을 

물대포를 맞고 캡사이신을 맞고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있더라구요  

제가 학교에서 배운 경찰의 역할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그 후 저는 어찌어찌 뒤로 갔고 친구는 잠시뒤에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맞은 채로 왔어요 머리도 젖어있고 눈도 못 뜨고

급하게 아무 화장실이나 들어가서 친구 얼굴을 씻겨주는데 두꺼운 옷을 입고 있었는데도 목이랑 등이 빨개져있더라구요 

눈도 한대 맞은 것처럼 빨갛게 변했고 

그런 모습을 보는데 그냥 눈물이 났습니다 속이 너무 상했어요 화도 나고 답답하고 

근데 친구가 그러는거에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는데 너무 따뜻했대요 

자기가 물대포 맞자마자 어떤 분이 후드티를 덮어주고 자기 뒤로 가라고 감싸주고 보호해줬다고 

사람들 마음이 느껴졌다고... 

저는 일부 시위대의 과격한 행동 때문에 경찰들이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쏘았다는 말... 받아들이지 못하겠습니다 

저와 친구는 잠깐 있다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니트와 맨투맨, 코트, 치마를 입고 있었어요 

그리고 저희는 단순히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알고 싶었기에 간 것이었고 어떠한 과격한 행동이나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서 있었어요. 

그러나 저희는 물대포와 캡사이신에 괴로워해야만 했어요 

그리고 제 또다른 친구는 근처의 볼 일이 있어 종로 근처를 걸어가던 중 물대포를 맞을 뻔 했습니다 

자기는 겨우 피했는데 옆에 있던 대학생들이 맞았대요 

제 친구 또한 치마에 코트.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뉴스와 신문에서 하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제가 본 현장은 그와는 정말 달랐으니까요.
 

현장에서 집으로 오는 길, 문득 손으로는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이제 저도 대학생이니 더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래서 다음에도 갈 생각입니다. 이번에는 마스크도 챙기고, 우비도 챙겨야겠어요. 

그리고 계속 버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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