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저는 MBC에서 일했던 그냥 사람이에요.
게시물ID : sisa_7745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정색진지정적
추천 : 22/9
조회수 : 2565회
댓글수 : 50개
등록시간 : 2016/10/30 07:34:23
옵션
  • 창작글
  • 본인삭제금지
글을 쓰기전에 우선 이 글이 시사게에 맞는지 잘 모르겠네요 ㅠㅠㅠㅠ
미아 출현이라면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ㅠㅠ
 
MBC뉴스에서 카메라보조로 1년정도 일했던 사람입니다...
그만둔지는 벌써 2년이 되어가지만 한창 망해가는 모습을 보던 사람중에 한명으로 답답해서 몇글자 적어봅니다.
 
MBC 뉴스에 촬영 구조는 대략적으로 기자, 카메라기자, 오디오맨(보조)가 붙어서 진행합니다.
그리고 기자와 함께 촬영한 촬영본은 위로 넘어가서 검열을 당하게 되죠.
여기서 검열을 당한다는게 참 속상한 일이에요.
 
왜냐면 제가 담당하던 카메라기자 선배들은 다들 깨어있던 분들이였거든요.
위에 사람들 똥꼬나 빠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우리나라 현실을 비통하게 생각하고 일하는 분들이였어요...
 
제 담당선배는 항상 사람들에게 미안해하고 뉴스를 찍고있는데 항상 자괴감에 빠져있는 분이였어요.
그리고 다른 선배들도 MBC 총파업때 이미 사내에서 경고를 받고 소위 '찍힘'을 당해 조용히 지낼수 밖에 없는 분들이였죠.
그런 분들이 왜 우파성향을 가지고 촬영을 하겠습니까...
늘 위에서 지시받는 촬영은 대충대충 찍어서 올리고 국민의 편에 서야하는 것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 촬영했는데...
뉴스를 보면 그게 아니더라구요.
 
세월호 때도, 2014년 민중 총궐기 때도 선배는 자신의 직업에 항상 자괴감을 갖고 계셨어요...
다른 선배들과 모여서 같이 욕하면서도 할게 없수 있는게 없다며...
 
제가 민중 총궐기 때 촬영을 나가서 겪은 일들도 많이 있어요.
(물론 그때는 저도 정치나 세상물정을 잘 몰랐기 때문에 돈벌려고 MBC에 계약직으로 들어갔지만...)
 
제 담당 선배는 민중총궐기때 묵묵히 촬영하면서 별별 욕과 밀치고 위협을 당하다 차에 들어가서 펑펑 우시더라구요...
그리고 보조 친구에게 들은 얘기는 어떤 카메라기자 선배는 모자를 벗고 "저도 노조에서 총파업을 했던 기자입니다. 힘이 되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조용히 촬영을 했다고도 하시더라구요.
어떤 선배는 아예 촬영을 안해서 위에 불려간 선배도 있다고 했구요...
 
엠빙신 엠빙신 하는거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거기 직원도 아니니까 상관도 없구요.
방송 나가는 모습을 보면 당연히 욕먹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속에서도 깨어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에 좌절감에 빠져 살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한 선배는 MBC 보도국 총 파업 이후에 아직도 계속해서 삭발을 하고 있는 선배도 있습니다.
 
선배한테 물어봤어요. "선배님 선배님은 이런곳에서 왜 계속 일하시는 거에요?" 라고 묻자 "너도 가족이 있어봐." 라는 말에 할말이 없더라구요..
 
정말 진심으로 엠비씨를 욕하지 말아달라는게 아닙니다.
저도 MBC에서 오랫동안 일을 안하고 나오게 된것, 그리고 그 이후에 공중파 뉴스를 안보게 된것도 엠비씨가 얼마나 이상하고 말도 안되는 곳인지 알아서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어디에나 깨어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나라꼴이 제대로 돌아갈때까지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습니다.
 
말이 두서없었지만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빨리 정권이 바뀌면서 칼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네요 : )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