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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과 그 지지자들을 비난하는 분들께
게시물ID : sisa_830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준희
추천 : 11
조회수 : 815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0/05/18 11:59:32

6.2 선거를 앞두고 진보신당을 비난하는 분들이 오유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진보신당의 대변인도 

아니고 간부도 아니지만, 오유에서조차 이처럼 우리 당이 이해받지 못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속상하고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의 진보정당 지지율은 세 곳(민노, 진보신당, 사회당)을 합쳐 대략 3%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주 후하게 잡아 5%라고 치죠. 국민의 95%가 우파인 곳은 전 세계를 통틀어서 봐도 미국 정도 밖에 없습니다. 

리영희 선생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했듯이, 어떤 사회든지 보수와 진보의 사상이 균형을 이루어야 올곧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처럼 자본화와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온 나라를 점령한 곳에서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문제는 이 기형적인 좌우 비율이 앞으로 악화될 망정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저 5%의 지지율도 실은 

8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분들에 의해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청년층의 급격한 보수화로 인해 오늘날 젊은 층에는 좌파의 이념을 쫓는 사람들이 극히 드뭅니다. 

아마 수십 년 내에,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수구 우파와 보수 우파 둘만 남아 정권을 놓고 다투는 양당제 민주주의가

되기 십상일 겁니다.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척박한 환경에서 단 한줌의 좌파라도 살아남게 해서 다음 세대로 이어주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신자유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을 남겨두고 싶은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적어도 신자유주의 추종자는 지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말은, 아주 제한적인 의미에서만 옳습니다. 

좌파라고 해서 그 둘은 똑같은 정치집단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확실히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비교하면 덜 부패했고, 비교적 양심적이며, 법치주의를 준수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낮은 곳의 문제, 하루하루 먹고 살 일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 자식들 학원에 보낼 돈도 없어 경쟁의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태도에서는 '그놈이 그놈'인 것이 '맞습니다'. 


흔히 말씀하시기를 선거는 차악을 뽑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저는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진정성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선거란 최선을 뽑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 그래도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세력이 이만큼이라도 있다는 의미에서, 3%든 5%든 (1%든) 의미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제 표가 사표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진보신당의 후보들이 모두 단일화를 선언하고 사퇴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후보 중에 좌파의 이념을 대변할 후보는 한 명도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다음 선거에, 그리고 또 다음 선거에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의 후보가 무슨 명목으로 출마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때에 틀림없이 다시 찾아올 단일화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오유 분들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진보신당과, 그 후보들과, 지지자들을 비난하지 말아주세요.

이런저런 정치 공학이나 판도에 휩쓸리지 않고,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비현실적로 보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저는) 이것이 현실을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 이념이란 현실에 맞춰 수정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정치 이념에 따라 현실을 수정해 나가는 것이 

정치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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