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일등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일등을 하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 사실 일등을 할 만한 능력이 없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일등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속상해 하고 화내는 이들을 보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등을 하지 못한 것이 몹시 속상하고 화가 나며 더하여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몇일 전, 나를 안다고 하는 어떤 이가 연락을 해서는 내가 '재외동포 블랙리스트'에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오백여명 되는 리스트 중에서 내가 십위권 안에 들었을 뿐 일등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해서 "내가 일등이 아니라니, 그건 잘못 되었거나 누군가 사기를 치려고 거짓으로 만든 블랙리스트이다."하고 화를 냈습니다.
작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30석 이상을 얻을 것이라고 내기를 걸었다가 돈을 잃고 기뻐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젠 살다보니 일등을 못해 속상하고 화가 나는 일을 겪게도 됩니다. 참 살다 보니 별일이 다 내게 일어납니다.
동지 여러분,
일등 해야 할 것에서 일등을 못해 여러분들에게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