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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사회에도 38선을 긋겠다는 저들의 저열함
게시물ID : sisa_8548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3
조회수 : 4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26 01:49:05
시애틀에서 열릴 예정인 보수집회 안내광고와 언론자유를 빼앗기고 해직기자들이 양산됐던 지난 몇년간 한국의 언론이 어떻게 변했나를 알려주는 영화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의 포스터가 노스 시애틀의 한인 업소 게시판에 나란히 붙어 있다.


시애틀 지역에서도 이른바 '태극기 집회'라고 스스로 부르는 극우 수구 단체들의 집회가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딱한 노릇이긴 합니다만, 저는 그래도 이분들이 나름대로 가진 나라사랑의 마음은 우리와 별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문제는 이런 집회의 출발점이 우리의 아픈 역사, 그리고 무지가 버무려졌다는 데 있다는 거지만.

동포사회의 한인들의 생각은 대략 그들이 한국을 떠났을 시점에 고착돼 있습니다. 이곳에서 이른바 원로라고 불리우는 분들의 대부분은 박정희 시대, 전두환 시대를 살아온 분들이고, 그때 주입된 국가관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들입니다. 또 이들은 자기들의 경제적 성공이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믿고 있고, 따라서 이분들은 한국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드는 집회에 대해 별 거부감이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흐뭇한' 표정으로 이를 바라보고 계실 분들이지요.

그러나, 이 분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대한민국은 우리가 늘 말하는 '민주공화국'의 모습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정희 전두환 치하의 한국은 봉건제 왕국에 가까웠습니다. 전제주의 왕권 권력의 모습에 가까웠던 한국의 독재자들의 치하에서 살았던 이 분들에게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시민 민주주의는 내재화될 수 없었던 금단의 영역이었고, 그걸 받아들일 수도 없었을 겁니다. 지금 우리가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그 시대엔 '반역'의 영역이었을테니. 

그러나, 이런 것들이 지금 현실을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현상을 정당화시킬수는 없는 거지요. 촛불은 국민들이 느낀 분노를 가장 평화적으로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거대한 분노의 촛불 물결은 지금까지 한국 정치사에 없었던 일들을 불러왔습니다. 지금껏 정치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이들이 광장에서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고, 이것을 현실 정치에서 관철시키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수구세력들은 이 혁명의 열기가 두려웠고, 이 열기가 확산되는 것을 어떻게든지 막으려 했습니다. 

매번 광장에 시민들의 분노가 모일 때마다 저들은 과거부터 써 왔던 전가의 보도, 안보 프레임을 내세워 그 광장의 민심을 억누르려 했고, 여기엔 매수된 가짜 민심이 동원됐습니다. 이것은 조윤선 김기춘에 대한 수사를 통해 그 진상이 구체성을 띠고 드러났습니다. 뉴스타파의 보도를 보면, 탈북자들이나 어버이연합같은 관제 단체들이 어떤 식으로 동원됐는가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국내 민심 뿐 아니라 해외의 민심들까지도 동원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선 국내보다 과거 수구 프레임에 갇혀 있는 민심들을 더 쉽게 조작해낼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테지요. 김진태가 미주까지 와서 이런 민심을 건들고 다니는 것도 그들의 그런 계산에서 비롯된 것일테고. 

저는 이번에 이곳에서 열리는 집회가 자발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반 쯤 자발적일 거라고 짐작합니다. 이곳의 한인회 등 단체들은 언제든지 관변단체가 될 수 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이들은 아마 영사관을 통한 지원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한국처럼 대놓고 돈을 지원하진 않겠지만, 아마 이 행사를 실행하는 측은 지원을 받았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정부와 특정 세력들이 나서서 대놓고 동포사회에 38선을 그어놓는 모습이 영 불쾌합니다.

이런 것들이 결국은 조국이 분단되어 있다는 현실 때문에 가능하겠지요. 안보 상황이 불안하다는 현실은 우리가 독재를 쉽게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권교체를 해서 남북관계를 다시 평화롭게 만들고, 우리가 주도하는 남북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이런 더러운 꼴도 보지 않겠지요. 남북관계가 명확해지면 그 다음은 우리가 동북아 정세를 주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남북간에 평화가 구축되면 신뢰가 쌓이고, 그것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며, 지금처럼 몰상식한 세력이 집권하는 꼴을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포사회가 이처럼 분열되는 것도 당연히 보지 않을 거구요.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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