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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을 사람처럼 다룬다고 짐승이 사람이 되진 않습니다
게시물ID : sisa_8567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ope81
추천 : 2
조회수 : 28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02 13: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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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세균 의장님의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는 합니다. 그리고 그 분이 가진 의회주의에 대한 고도의 신념에 대해서도 충분히 존중하는 바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상식대로 움직였다면 현재 국회의장님의 결정이 너무나도 당연한 입장일테니까 말이죠.

벌써 제작년이군요. 테러 방지법 필리버스터를 눈이 뻘개지게 보면서 분노하던 그 때의 기억이 아직 선합니다. 그 때 울분을 곱씹으면서, "이 자식들은 아무리 인간답게 대한다고 해도 짐승의 정체성을 버리진 못할 인간이구나. 그럼 짐승처럼 대해야 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구나"라며 속으로 되뇌였던 그 때를 말이죠.

지난 1년 반 동안 정치 지형의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짐승들에게 쉽게 만만히 당하고 있지않을 만한 어느 정도의 여유도 생겼습니다. 그런데도 그 짐승들이 저질러둔 패악질을 보면서 짐승을 짐승대로 다루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고매한 품격에 저해될 뿐만 아니라 미래가의 평가가 부정적일것이라는 판단에는 개인적으로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지금 바짝 채찍질을 하지 않고, 고매한 가치를 지키겠다고 하면, 저들이 나중에 강자의 위치에 섰을 때, 우리가 지금 한번 인간답게 대해줬으니 저들도 한번 참고 넘어간다 이러겠습니까? 제 글 제목에서와 같이 한번 짐승은 인간답게 대해줬다고 인간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초식동물처럼만 살아야 합니까? 왜 우리는 힘이 있을 때, 저들의 변화를 바라면서 원리 원칙대로만 해야하고, 저들이 힘이 생길 땐 왜 항상 비상식의 잣대로 당하기만 해야합니까? 더군다나 지금은 단지 절대 다수 국민의 숫적 지지만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의 훼손 앞에서 우리의 신념과 시민적 자존심까지도 처절히 짖밟혀 있는 상황이 아닙니까?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우리의 자존심과 미래를 향한 가능성이 밟히고 훼손되어야 비상시국이 되는 것입니까? 지금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비상시국이 아닙니까?

지금의 국회의장이 결정이 이후에 그들이 힘을 더 가졌을 때의 빌미로 사용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에 그냥 넘어간다고 해서 저들이 나중에 그들의 이빨을 짐승과 같이 드러내지 않을거란 보장이 있습니까? 우린 이미 너무 많은 예를 보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다시 그들을 인간처럼 대하자고요? 저는 그 생각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참 좋아했습니다. 옆집 코흘리개들 마저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비아냥 거림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할 때도 전 노무현 대통령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단 한가지 노무현 대통령에게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저들을 너무 인간적으로 대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9년간 권력의 개와 시녀였던 언론과 사법 권력을 인간 다루듯이 했으며, 이 땅에 권력이 생긴이래 뿌리깊게 박혀있던 적폐와 청산의 대상이 되어야할 무리들을 안고 가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프랑스 대혁명기의 성난 군중에 의한 단두대적 혁명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법과 사회의 원칙들, 그리고 여러가지 제도는 이러한 적폐와 짐승과 같은 무리들을 청산할 수 있는 가능성과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면 그러한 제도를 갖출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으며, 정치적인 역량마저도 준비되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뽑은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은 현 시국에선 더더욱이 정당성을 가지는 제도적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백번 양보해서 직권 상정이 양날의 칼이라고 한다고 해도 저 무리들이 아무 부끄럼 없이 써왔던 양날검을 우리가 이번에 쥐고 사용하는 것이 정당성이 없다고 누가 이야기 하겠습니까? 우리 손이 다칠 수는 있겠지만 우리의 목숨을 구할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혼란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절차를 따라야 한다니 참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 6선에 빛나는 국회의장께서 얼만큼 더 존경과 명예를 높이시겠다고 이런 비상시국에서 이렇게 국민의 마음을 졸이십니까?

권성동 법사위원장 이야기를 자꾸 하시지만, 권성동 의원은 그 무리에서 나온 자입니다. 짐승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짐승은 무리 안에서 보이던 행태와 본능을 십분 보이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그 정체성이 변하는 것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권성동의 입만 바라보고 공을 돌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은 있지도 않겠지만 권성동이 직권으로 특검 개정안을 본회위로 올린다고 했을 때, 권성동 그 자가 역사적 비난을 받게 될까요? 그 자의 결과가 우리 정치와 사회에 혼란을 가져오게 될까요? 참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이겠지만, 이런 점을 생각해본다면, 권성동만을 바라보고 주저 주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비겁한 일인지는 명확합니다.

국민이 주는 권력과 힘은 써야할 때 써야합니다. 국민이 맡긴 지위 역시도 마찬가지고요. 주어진 권력과 지위를 박근혜처럼 잘못 사용하지 않는 이상 써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가 기억하는 지도자는 결정적인 순간에 그가 가진 권력과 힘을 적절히 잘 사용하는 자이지, 그 결정으로 인한 자신에 대한 평가를 중요시 하느라 결정을 미루는 자는 아닐 것입니다. 

오늘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아마 대선후가 되어서야 다시 제대로된 수사가 이뤄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때에도 골든 타임을 놓쳐서 수많은 희생자가 있었던 것을 우리는 잘 기억하지 않습니까? 이번 국정 농단과 관련된 사태는 지금이 골든타임입니다. 이미 더 좋은 기회를 저들의 방해로 놓져왔지 않았습니까? 지금 가능한 수사는 2-3개월 이후에도 가능하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정 의장님 결단을 하셔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회의장께서 직권상정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인간적인 비난을 하고 싶진 않지만, 결코 역사가 긍정적인 판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재차 직권 상정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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