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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뉴스공장의 공은 기존의 도덕성 프레임을 깨고 나온 일입니다.
게시물ID : sisa_8709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ynn
추천 : 4
조회수 : 100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20 14: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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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김어준이 딱히 진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더민주 포지션을 개혁과 진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죠.

중도보수의 길이 진보로 보일 정도로 엇나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 다시 보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진보가 되었건 중도보수가 되었건, 진보라고 포장된 야권의 발목을 항상 잡아온 건 바로 도덕성 프레임과 부자 프레임입니다. 


사회를 말하고 분배를 말하는 사람은 반드시 도덕적이어야 하고 자신의 것을 나누는 가난한 부자이어야 한다는 프레임. 


몸에 묻은게 겨이면서 똥 묻은 개와 같은 취급을 당하고, 두세가지 만큼 잘못하면 열 개 잘못한 대상과 동일해져 그놈이 그놈이 되어버리는 천박한 프레임. 


 
명백하게 열 개 잘못한 놈보다 두세 개 잘못한 놈이 월등하게 나은 놈이고 몸에 묻은 게 겨 정도라면 털어버리면 될 일이었거든요. 

근데, 그놈이 그놈이라는 뫼비우스의 고리같은 지겨운 운명론. 

그러니까 원래 하던 놈 계속 시키면 최소한 더 전문가니까 잘할거다. 



그 결과 현재 우리는 혹독한 댓가를 치루고 있죠. 

뭐, 잘못 뽑았으니 시민들이 책임을 지는 게 민주주의니까 거기에 대한 불만은 없어요. 

잘못된 걸 다시 고칠 수 있는 건전함은 아직 살아있는거니까. 

근데 그놈이 그놈이라는 프레임은 참 깨기 어려웠습니다. 

무슨 정치권의 공자나 소크라테스를 기다리는 듯한 우행을 반복하고 있었거든요.

마치 현실에서 정치를 말하면 정치병 환자 내지는 난 척 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프레임이 워낙 강했습니다. 



그 프레임 때문에 명박이 때 꼼수다를 그렇게 방송했으면서도 같은 정권의 창출을 결국 막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 김어준 일당도 전략을 많이 수정한 것 같아요. 

목숨걸고 사실을 취재해 폭로하는 방법에서 마치 다크나이트 처럼 다크 히어로적인 방법으로. 



마침 딱 그 타이밍에 JTBC가 손석희 사장을 영입하며 정도를 걷는 - 메갈 등 일부 아쉬운 부분은 이 부분에선 감수하기로 하고 - 화이트나이트 포지션을 취해주죠. 

타이밍이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막나가는 정의, 우리도 같은 수를 쓰면서 대상을 향해 역으로 우리나 너네나 라는 뉘앙스를 줬어요. 

김어준 뉴스공장과 그 일당이 하는 일이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너네가 막나가면 우리도 우리 나름의 방법으로 막나갈꺼야. 

근데 그 방법은 비밀. 

약오르지. 

그러면서 폭로합니다. 마구.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달된 건 카타르시스와 정치에 대한 관심입니다. 

그 관심을 생각에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우리가 올바른 사람이어서가 이러는게 아니라 쟤네가 해도해도 너무 나쁜놈이니까 냅두면 내 호주머니 다 털어가 라는 경고를 계속 날렸어요. 

우리가 도덕적이거나 성인군자는 아니지만, 나쁜놈은 조져야지. 안그래? 라는 메시지가 먹혀 들어갈 수 있게 한 공로가 김어준 일당의 공인거죠. 



결코 도덕적인 사람도 아니고 - 오히려 도덕성을 찾아보기 힘든 악당에 가까운 이미지죠 - 잘난것도 아니지만 조올라 나쁜 놈들은 좀 때려잡아야 우리가 살 수 있다는 발버둥. 

그러면서도 폼나게 벤츠도 좀 몰고, 비싸고 좋은 음식도 먹고 하면서 못가진 사람도 좀 위해보고, 바르게 나눠 잘 써보자는 말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공, 그게 김어준 뉴스공장과 그 일당의 진짜 공이라고 봅니다. 


잘나지 않아도 정치얘기 맘대로 하고, 나보다 나쁜 놈 욕도 하고, 권력으로 나쁜 짓 한 놈 좀 쫓아낼수도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조한 점, 이게 가장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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