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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건졌지만, 진실은 지금부터 건져야 합니다
게시물ID : sisa_8735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8
조회수 : 1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23 09:30:47
아마 많은 분들이, 저처럼 울고 있을 겁니다. 1천일이 넘는 기다림, 그리고 이렇게 나올 수 있었는데 왜 이렇게까지 시간을 끌었을까 하는데 대한 분노. 이렇게 꺼낼 수 있었던 것을 그렇게까지 방해해 왔던 세력들에 대한 분노, 그리고 유가족들에 대한 안타까움, 무엇보다 그렇게 숨져간 이들에 대한 애틋함과 안타까움이 뭉뚱그려져 눈물이 되고 있을 것입니다. 

가슴이 턱턱 막히고 눈물은 뚝뚝 떨어집니다. 아직도 찾지 못한 미수습자들의 가족들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나도 유족이 되고 싶다"고까지 말했던 그 분들을 생각하면 숙연해지고 마음이 더 아파옵니다. 

오로지 진상의 규명만을 원하며, 생업까지 내팽겨치고 이 일에 달려들었던 분들에게 종북이니, 국가 전복세력이니, 시체팔이를 하는 세력이라느니 하면서 온갖 더러운 누명을 씌웠던 그들. 이들에게 정의의 이름으로 마땅한 처벌을 하기까지는 또 얼마나 더 걸릴까요. 

세월호 사건은 이명박근혜 시대의 부조리가 모두 뭉뚱그려진 우리 시대의 아픈 자화상입니다. 국민을 주권자로 보지 않고 통치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던 봉건적 몰상식의 잔영입니다. 권력의 무능과 부패, 부도덕이 여기에 모두 고스란히 매달려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공식적으로 탄핵된 것은 2017년 3월 10일. 그러나 이 정권이 실제로 침몰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2014년 4월 16일부터였습니다. 이 정권의 거짓말, 무능, 악의는 정권이라는 배에 가해진 큰 구멍이 됐고, 결국 촛불 민심의 바다는 그 정권을 침몰시켰습니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우리는 그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고. 진실을 규명하는 첫 순간도, 그것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도 바로 지금부터라고. 우리에게 더 이상의 '한'이 쌓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쇠는 해원 解怨 이어야 합니다. 그 열쇠를 찾기 위해 어두운 거리를 밝혔을 촛불, 그리고 그 심지가 되어 줬을 수많은 노란 리본들, 그리고 광장에 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들... 그렇게 해서 새 세상이 열리는 순간, 우리는 지금 우리가 겪었던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진정한 민주 복지 사회로 가기 위해 겪었던 아픔이었다고 서로에게 그제사 덕담을 나눌 수 있을 겁니다. 

세월호가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더 힘써서 건져올려야 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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