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신해철의 '그대에게', '라젠카',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 같은 노래를 생각했었습니다.

그게 국민의당 쪽으로 갔다는 걸 알았을 때는 왜 민주당이 선점을 못했는지 짜증도 좀 났고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냥 딱 봤을 때 개인적인 리뷰를 하자면,

이전까지 유세송은 신나는 노래 위주로 호객행위 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한번만 믿어봐요~', '찍어줘요~' 이런 거죠. 노래가 달라져도 내용은 대동소이했고요.

그런데 문재인 유세송은 정확하게 타겟을 겨냥한 개사를 했죠.

10~20대 - 'Cheer Up'

- 취업, 결혼, 막막한 현실

- 과거 투표율 저조층, 투표독려(투표를 안 한다면 Shy Shy Shy)

30~40대 - '순정'

- 부모, 어린아이, 문재인 대세 화면

- 육아, 일자리, 대세

- 반드시 투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층, 그간 2번을 찍어와서 혹시 번호를 착각하지 않도록 1번 문재인 강조

- 실질적인 공약 위주의 가사들

50~60대 이상 - '엄지척'

- 사람 좋아 보이는 문재인, 인파들

- 원래 노래 가사를 대거 차용, 엄지척! 으로 최고, 1번 강조

- 인간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가사들

민주당원, 지지층 - '영원한 친구'

- 파란 색을 강조한 화면, 경선, 당원대회 등

- 전방위적인 공약을 보여주는 화면

- 가사는 별다른 것 없이 문재인 1번 (사실 쉬어가는 느낌. 친구야 알지~? 느낌)

촛불집회, 일반대중 - '런투유'

- 파란색을 좀 빼고, 가급적 많은 사람들 만나는 모습

- 김대중 Again, DJ DOC 노래

- 적폐청산, 정권교체, 문재인 1번 (일반 대중에게 번호 1번 각인)

일단 제가 본 영상만 적었습니다.

페스티벌 같은 익숙한 노래나, 오로나민C 같은 병맛 노래로 일반 대중과 매니아층도 공략할 것으로 보이고요,

무엇보다 원래 포인트 가사를 가져오고, 개사한 것이 원래 그 가사였던 것처럼 라임이 딱딱 맞습니다.

화면이 좀 정신없긴 하지만, 유세 차량에서 슬쩍 지나가며 보는 것이기 때문에 빨리빨리 보여줘도 괜찮을 듯합니다.

타겟이 좋아하는 동시대 노래와 장르 + 타겟 공감의 가사들 + 적절한 화면 + 확실한 전략

그리고 제일 놀란 건, 대부분의 노래들이 밝고 희망차다는 겁니다.

촛불집회를 통해서 신해철이나 전인권의 노래가 우리의 상처를 보듬어주긴 했지만, 이제 그만 힘들고 싶은 마음도 있죠.

대선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에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가 좋고, 무거운 분위기보다는, 뭔가 잘 될 것 같다! 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

이번 기획은 정말 국내 최고 인재들이 모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나는 분만 해도 김형석+손혜원+예종석+이해찬... 너무 많으시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 온 역사를 비장한 분위기로 대선판에 가져왔다면, 과연 성공했을까요.

당시에 좀 놀라울 정도로 밝고 가벼웠습니다. 'DJ와 춤을' 이라는 노래로 대표되는 밝고 희망찬 미래! 그게 성공 요인이었다고 봅니다.

'님을 위한 행진곡'도 좋고,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도 좋겠지만, 유세하는 동안은 잠시 접어두고

엄지 척! 을 부르면서 파란을 일으키는 유례 없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