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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도를 넘어버린 박지원 대표
게시물ID : sisa_8973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31
조회수 : 3010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7/04/19 05:50:37
원래 선거란 것이 그 과정에서 상대방 후보를 비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누구나 어느정도는 수긍할 일입니다. 자신의 장점은 최대한 부각하되, 상대를 깎아내려 표를 흡수하려는 것은 선거에 나선 사람들이면 어쩔 수 없이 빠지는 유혹이기도 할 것이고. 

그러나 지나쳤습니다. 박지원 국민의 당 대표의 유세에서 나온 네가티브는 정도에서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김대중 대통령을 북한 송금 특검으로 "골로 보냈다"는 말을 듣는 순간, 기가 막혔습니다. 이게 민주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할 말인가, 하는 심정이 들었습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박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이 말이 공당의 대표가 할 말이 아니고, 게다가 대북 송금 특검은 오히려 수사 범위를 좁히고 이 사건 관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김대중 대통령도 처음엔 섭섭해했으나 나중엔 그 뜻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아니, 딱 이 장면만 생각해 보면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보여준 그 분의 통곡하는 모습. 자신의 절반이 사라진 것 같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절규. 그 장면이야말로 두 분의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마치 문재인 후보가 직접 한 일처럼 거짓을 말하는 박지원 대표의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지역감정까지 동원해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것, 만일 이 장면을 후광이 보았다면 어떤 반응을 하셨을까요. 어떻게든 지역감정을 없애려 노력했던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노력에 이런 식으로 먹칠을 합니까. 

박지원 대표가 만일 같은 말을 경상도 지역 유세에서 했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요. 하긴 그 분이 말씀하는 것이 도움이 될 리가 없으니 경상도 지역 유세에 뛸 일도 없긴 하겠습니다만. 같은 당 의원조차 그분에게 나서지 말라고 할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이게 안철수 후보에게 도움될 일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만, 그렇다면 그분은 대선을 핑계삼아 자기의 줄어드는 영향력 확보라도 해 보겠다는 심사입니까. 

박지원 대표의 정치력은 그동안 충분히 인정받을만한 것이었습니다만, 이번 대선을 통해 그는 한 공당의 대표에 걸맞는 위상에서 그저 지역 대표로 전락할만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스스로 넘어 버린 것입니다. 금도를 넘은 그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분노가 치밀지만 한편으로는 연민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줄어드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지키기 위해서 극우 보수들이나 할 짓을 하다니.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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