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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습니다. 5월 18일입니다.(쬐까 길어요잉)
게시물ID : sisa_9409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yanic
추천 : 11
조회수 : 4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19 00:43:34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제가 보았던 5월 18일.

전 30대 아재입니다. 그저 바닥만 보고 살아오던....
그래도 이 날짜 즈음엔 항상 그때의 자그마한 제 열정과
시간이 떠올라서인지 잃어버린 9년을 뒤로한채
이번만큼은 기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제 기대는 틀리지 않았구요.

대학생 시절, 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국화꽃 한송이
남기고 떠나신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정권 시절이었습니다.
그 옛날처럼 운동권이니 민주화니 그런 발언은 솔직히
다른 의미로 크게 의미없던 시절이었어요. 행복했지요....

전 대학교 방송국 보도부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새로운 정권과 개소리 컹컹거리던 정치권....솔직히 철없던
저에겐 의무감도, 메이져 언론의 빌어먹을 장난질도 
커다란 관심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생 시절 아무말 없이 교실로 들어와서
비디오 하나 틀어주시고 가시던 그 선생님....지금보면
그분이 저를 이렇게 바꿔주셨네요. 이 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느꼈던 5.18 광주의 역사....충격이었습니다. 적어도 전 당시 우리의 현재가 민주화를 위한 광주 시민들의 투쟁과 희생이라고 배웠지만 제가 마주한건....민주주의란 가치조차 뛰어넘은 고귀한 정신과 신념이었습니다.
소위 양아치라 불리던 녀석들 조차 퍼질러 자다가 
비디오 중반부 즈음 아무말 없이 화면을 보고 있었으니....

총성과 비명, 함성과 고함, 태극기와 탱크,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얼룩진 핏자국들....

돌아와, 전 군대 입대를 앞두고 5월 18일이 아닌 엄한 가을에
정기적으로 학교 학생들에게 학교 방송국에서 개최하는
방송국 행사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철없는 대학생 기자일지언정 5월 18일 그날의 일은 
꼭 친구와 선배,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었거든요.
'감사하라고....꼭 잊지말라고....'

취재중 자료 수집하며 솔직히 술 정말 많이 마셨어요.
맨정신에 볼 수도 없는 자료들을 수업을 제외하고 하루종일
보려니 제가 다 정신이 이상해지더군요. 
총알에 얼굴이 반쯤 사라진 젊은 아들을 부둥켜 안고 
오열하는 어머니와 개머리판으로 얼굴이 으깨진 시체들....
무언가에 난도질 되거나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는 시신.
여성들을 향한, 심지어 미성년자를 향한 성폭행과 모든 언론의 통제, 그리고 왜곡. 미친 개자식들.
국민을 지킬 군인의 총구는 국민을 향했고 어떤 장애인분은
영문 모른채 매맞아 돌아가셨어요. 어느 강당인지 시체가 
즐비했고 다들 아시겠지만 임산부 조차....이건 자세하게는 말 안할께요.

그외에도 울컥해지는 자료들이 널비했지만 요즘은 솔직히
찾아보기 힘드네요. 어찌보면 다행입니다....
자세히 말씀 드리긴 어렵지만 취재를 허락해주셨던 광주의
한 시장 상인 아저씨....총에 맞아 다리를 절으시면서도
취재하던 저희에게 젊은 친구들이 정말 장하고 고맙다고
말씀해주시던 아저씨.... 수첩에 적어갔던 질문들 정말 다 
잊어버릴 정도로 토해내시던 당시의 그 증언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임기를 지나 당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셨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안위를 걱정하시며 굳이 밥을 사주시겠다고 고집 피우시던 5.18 어느 단체의 간부님....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5월 19일입니다. 이제 12시가 지났네요. 괜찮아요. 하하~

취재 막바지에 어제 문재인 대통령님의 눈물이 떨어진 곳에
들렸습니다. 같은 취재원들은 모두 추모를 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전 꽃을 드리고 한걸음 떨어져 계단에 앉아 하늘만 봤어요. 차마 그분들 앞에 서서 인사드리기가 버거운 마음이었거든요. 부끄럽잖아요 취재중에 울면....명색이 기잔데.

이후 대차게 선배들과 학생들에게 외면 받고 지나버린 저의
열정이었지만 후회는 없어요 모두 얘기한건 아니지만..

술기운에 너무 축약해서 쓸려니 뭔말인지 모르겠어요 저도.
혹시 문제가 될까요...? 오타는 좀 애교로 바줘잉~

그리고 항상 지금까지 갖고 있던 의문점 하나.
그렇게 패악을 저질렀던 놈들은 모두 어디갔을까?
....여러분 전 얼마 전에 결국 찾았습니다.

우리가 촛불을 들고 염원할 때 그들은 태극기를 흔들더군요.
칼보다 무섭다던 펜으로 국민을 유린하기 바빳어요.
잊지마세요. 우리가 방심하면 그들의 총구는 다시 여러분
가족의 정수리를 노릴테니까요. 

녹슬어 망가진 총이 두려워 다시 우리가 입을 닫는다면
미래는 없을겁니다.
출처 죄송합니다. 술이 좀 과해서 글이 좀 중구난방이네요. 하지만 혼자 끙끙 앓다가 이렇게라도 얘기하니까 시원하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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