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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님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 (엄청 스압)
게시물ID : sisa_9446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망고파이
추천 : 10
조회수 : 63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23 18:59:48
KakaoTalk_20170523_173230491.jpg
 
오늘은 피의자 박근혜의 첫 공개 재판이기도 했고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8주년 이기도 했죠.
 
원래 당원 인증글을 남길 생각이 아니었지만 마음이 좀 바뀌어서,
기왕 쓴다면 오늘이 좋겠다고 생각 해서 급히 들어왔습니다.
5월 18일에 민주당원으로 가입된 자랑을 해보렵니다.
(캡처에는 '목요일'로만 나오네요.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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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본래 민주당 지지자도, 문대통령 지지자도 아니었습니다.
정치에 관심은 있는 편이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멀리 하려고 했습니다. 가망은 없고 화만 치밀었으니까요.
굳이 정치 성향을 따지면 중도 보수였습니다.
갑작스러운 변화보다 안정을 원하고, 국가 안보가 그 무엇보다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스스로를 보수라 생각했죠.
하지만 이 나라에 제가 바라는 보수는 없었습니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한 톨도 없었습니다.
그저 아직도 조선이 해방되지 않았다 믿고 해방되지 않기를 바라는 친일파 뿐이란 걸 작년에 알게 됐습니다.
 
나라 꼴에 숨이 막혀,
이러다 정말 달궈지는 그릇 속 개구리처럼 분노에 익어 죽겠다 싶을 때쯤 촛불 집회가 시작됐고,
첫 집회 생방은 부모님과 함께 새벽까지 지켜봤던 것 같습니다.
 
당시 오유에선 평화 시위가 가능하다, 평화만으로는 안된다, 논쟁도 뜨거웠죠.
저는 첫 집회 직후엔 후자 쪽이었습니다. 가능만 하다면 평화 시위가 좋겠지만 그것이 과연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렇게 어쨌든 평화로운 촛불 시위는 계속 됐고
저도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어서 한 번 다녀왔습니다.
 
처음에는 '하야하라'가 구호였죠. 그땐 탄핵은 오히려 불리하다고 할 때였습니다.
그러다가 하도 안 내려오니까 구호는 '탄핵하라'로 바뀌었습니다.
저렇게 버텨주어, 보수(라고 자칭하는 친일파)들의 바닥을 보여주어
차라리 고맙다고 생각은 했지만 절망감은 계속 깊어졌습니다.
 
솔직히 촛불집회를 바라보는 제 마음은 "대통령이 내려오겠어..." 였습니다.
국민의 의지, 국민의 무서움이라도 보여준다는 데 의의를 두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탄핵이든 하야든 정말 가능할 것 같지가 않았고, 한편으론 그렇게 생각 안하면 제 마음이 꺾일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질기게 버티던 박근혜가 결국 탄핵 소추 되더군요.
그리고 아... 이정미 재판관의 그 목소리. "파면한다" 3월 10일이었나요.
저는 제가 그날을 그렇게 기다려온 줄도 몰랐습니다. 덜덜덜덜 떨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게 되다니...
이게 진짜 되다니...!
너무 좋아서 잘 때도 재생시켜 놓고 잤습니다.
 
그리고 언론은 누구보다 발빠르게 대선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일찌감치 1번을 찍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감으로 여겼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는 저에게
차악.
혹은, 기껏 박근혜를 파면시키고 또 친일파 적폐 가짜 보수들을 뽑을 순 없다 라는
방패.
그것이었습니다.
 
대선에 가까워지면서
"민주당원이냐?" 소리를 들을 정도로 1번을 홍보했지만
저는 그 질문에 버럭 했습니다.
당원을 해? 믿어? 정치인을? 다 똑같아. 다 개XX야.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문대통령이 되었을 때는 진심으로 기뻤습니다.
어쨌든 내가 응원하던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청와대 들어가시는 첫날부터 깜짝 놀랐습니다.
경호원에게 하나하나 악수를 청하고, 광화문을 찍고 천천히 청와대로 가는 대통령.
국민에게 직접 브리핑 하는 대통령.
기자들에게 질문하라고 하는 대통령.
일을 너무나 많이 하는 대통령.
...
세상에 이런 대통령이 있다니?
 
이틀 만에 제 마음은 완전히 무장 해제되었습니다.
특히 첫 취임 후 9일 정도는 적응이 너무 안 됐습니다.
숨막히고 짓눌려서 살았는데 갑자기 숨통이 터지다니.
학대당하던 개가 좋은 주인 만나면 이런 기분과 비슷할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 아침에 180도 바뀐 세상이 낯설었습니다.
 
당장 나에게 주어지는 동전 한 닢 없어도
드디어 숨 쉴 수 있을 것 같은 공기가 주변에 꽉 차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습니다.
나중엔 문대통령을 알려고 하지 않은 게, 믿어주지 않은 게 너무 죄송해지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가식이라고 해요. 가식이라고 해도, 이만큼 가식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하지 않습니까?
박근혜는, 이명박은, 그래서 눈꼽만큼의 가식이라도 부려줬었나요?
온 국민이 죄책감에 짓눌려 울고 부정부패와 억울함에 피눈물을 흘려도 눈 하나 깜빡 했습니까?
이제 우리에겐, 울어주는 대통령이 있고 귀기울여주는 대통령이 생겼습니다.
역사책에서나 보던 지도자를 내가 살아 생전 내 나라에서 만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잘 믿겨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문대통령과 함께 하는 나날들이 너무나 좋아서,
대통령님께 힘이 되려면 뭘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민주당원으로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이렇게 민주당원으로 가입을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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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글을 올릴 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당원 인증 글을 올리는 것은
작년부터 대체 어떤 과정들을 거쳐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지.
어떻게 해서 이런 대통령을 얻어냈는지. 스스로에게 기억 시키고 싶어서 입니다.
그리고 매일 속보 올려주시는 대통령님처럼, 나도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고 싶어서 입니다.
  
민주당원이 된 만큼 민주당은 더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볼 겁니다.
그리고 대통령님은 무슨 일을 하시든 따뜻한 눈으로 볼 겁니다. 믿어드릴 겁니다.
그래도 된다는 걸, 오늘 추도사를 들으면서 다시 한 번 확인 했어요.
책도 사서 어떤 분인지 더 알아가야지. 문대통령에 대해서도, 노전대통령에 대해서도.
할 일이 점점 많아지네요.
 
문대통령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 아끼면서 살아야지.
티켓 끊고 저는 이만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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