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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ICBM 발사 실험과 문재인 정부의 외교
게시물ID : sisa_9648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3
조회수 : 7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7/05 00:39:01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등의 뉴스가 넘치겠군요, 보수 매체들의 앞으로 뉴스가 어떻게 나올 지 눈에 뻔합니다. 북한이 ICBM 시험 발사 성공을 했다는 뉴스를 내 보냈으니. 북한 참 도움 안 된다... 여러가지로. 이런 생각이 들다가 왜 하필이면 지금 저랬을까를 생각해보면 사실 어느정도 이해가 가긴 갑니다. 북한의 입장에선 지금 시점이 딱 고를 만한 도발의 시점이겠지요. 

도널드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간의 합의를 시험대에 오르게 만든 북한의 도발 시점은 어쩌면 우리가 미리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단지 우리가 그 성과에 취해 있다가 아리랑치기를 당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적어도 보수 매체들은 그런 식으로 보이게 하려고 호들갑을 떨겠지만), 아마 많은 전문가들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을 겁니다. 

핵무기는 투발 수단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면 거의 무용지물에 가깝습니다. 핵배낭이나 핵대포 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런 전술핵은 투발자의 피해 역시 감안해야 합니다. 북한으로서는 지금 핵을 개발해도 이걸 제대로 자기들이 원하는 곳에 날릴 수 있다는 위력 시위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안그러면 대한민국 방위비의 반의 반도 안 되는 곳에서 계속 재래식 무력을 유지해야 하니까. 이들로서는 어떻게든 재래식 전력을 줄이고 비대칭무기로서의 핵이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즉, 상대적으로 이들 스스로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게 이들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인 셈입니다. 그래서 북은 비대칭전력인 핵에 목숨을 걸고 있는 거지요. 

저들로서는 백만대군이라고 스스로 말하는 저들의 군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것보단 핵무기 갖고 위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기저엔 그런 게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북한이란 깡패가 까부니, 미국과 일본, 한국 셋이 연합해서 커다란 몽둥이를 들고 까불지 말라고 딱 경고를 주었습니다. 그러자 이놈의 깡패가 어디서 권총을 꺼내어 들고 거꾸로 위협을 하는 꼴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권총에 총알이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는 모른다는 거지요. 근데 이 놈이 하늘에 공포를 한방 꽝 하고 쐈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다는 소리가 "이 총알이 날아가서 비행기도 맞춰!" 라고 한 겁니다. 그게 실탄이 든 건지, 그냥 소리만 나는 공포인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만, 이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 꼴입니다. 

그렇다면 그 깡패에게서 권총을 뺏던지 혹은 말로 해서 내려놓게 하던지 해야 합니다. 쟤는 권총을 갖고 있지만 우리 편인 미국은 기관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로 쓸어버리지는 못하는 것이, 바로 옆에 같은 편인 '대한민국'이 늘 딱 붙어서 으르릉거리고 있는 상황이란 겁니다. 둘 다 죽거나 하나만 죽어도 나머지는 크게 다치는 상황인거죠. 

그럼 말로 해결 보는 게 제일 낫습니다. 그래서 바로 옆에 있는 대한민국이 "내가 일단 말로 해 보겠다"는 상황이 된 것이 이번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얻은 성과였지요. 그런데 북한은 그게 싫었던겁니다. 이들에게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다이렉트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이들은 처음부터 6자 회담 따위는 싫어했었습니다. 자기들이 직접 풀어야 한다면서 늘 북미 직접 대화를 고집했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남조선 괴뢰의 새 수괴 문재인' 이 자주적인 외교로 북한 문제까지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던 겁니다. 과거 햇볕정책을 통해 문호를 개방하면서 그것이 북한 사회에 주었던 충격을 그대로 겪었던 경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기도 합니다. 북한은 이 상황이 불편한겁니다. 그래서 문재인 식 외교가 더 큰 무대에서 빛을 발할 시점을 선택해 미사일 실험을 감행한 겁니다. 만일 북한이 문재인 식 외교가 자기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다면 그들도 이런 걸 조금 늦추거나 했을 센스는 있었을겁니다. 그러나 이들은 문재인 식 외교가 제대로 시작된다면 자기들의 존재감이 작아질 것을 우려했고, 마치 깡패가 자기 팔다리나 가슴을 살짝 그으며 피를 내어 존재감을 과시하듯, 미사일 실험을 한 겁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극우 기레기들의 불안 운운하는 선동을 씹어 주셔야 합니다. 국방도, 외교도, 지금은 대통령에게 맡겨 놓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차질은 있겠지만, 저는 이 정부가 미리 만들어 놓은 로드맵을 충실히 따라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 거기엔 하나의 조건이 있습니다. 시민들이 기레기들에게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 촛불 혁명의 완전한 완수는 그저 문재인 정부를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란 걸 깨어있는 시민들은 알 겁니다. 이 정부가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치고 새로운 민주 정부가 바톤을 이어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뉴스를 제대로 된 시각으로 읽고, 기레기들에게 반론을 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안보 불안을 조장하는 뉴스들이 튀어 나오고, 자바당 무리들에 국당까지, 거기에 기레기들이 편승해 우리를 흔들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저들이 어떻게 나올 지를 미리 알고 있다면, 적어도 김빼기 정도는 되겠지요. 우리 스스로가 언론을 제대로 거르는 시각을 지녀야 합니다. 

아... 와인 글은 언제 쓰냐고. 젠장. 북한까지 안 도와주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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