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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과 아베의 대미 외교 - 국뽕에 취하지는 말자
게시물ID : sisa_9945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좌절자석
추천 : 17/14
조회수 : 209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11/08 0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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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문재인 정부의 트럼프 방한을 맞은 외교 능력에 (적어도 오유에서라도) 무수한 칭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모든 기사와 글들을 꼼꼼히 읽어보면서 흐뭇함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요. 반대로 아베의 비굴한 외교에는 비웃음을 날리고 조롱을 하는 글들이 많네요. 그런데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멋쟁이 신사라서 동등한 자주 외교를 하고 있고, 아베는 우리가 생각하는대로 간사한 사람이라서 굴욕적인 외교를 하는걸까요? 트럼프도 그걸 꿰뚫어보고 문재인에게 '이니 하고 싶은대로 다해'라는 미소를 보내주는 걸까요?
 
저는 현재 이러한 외교 스탠스가 나오게 된 것은 미국의 대중 전략과 그에 따른 동북아 국가들의 입장의 반영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21세기 미국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중국, 바로 중국입니다. 경제, 외교, 국방 모든 측면에서 중국을 어떻게 견제하느냐가 21세기 미국의 가장 큰 과제라고 보면 됩니다. 둘 사이는 긴장과, 긴장 속의 상호 협력의 관계가 앞으로 수십 년간 이어질겁니다. 이러한 대 명제 속에서 한국과 일본의 스탠스는 크게 다릅니다.
 
일본은 2차 대전 패전 이후로 미국의 충실한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세계 경제 2위의 발전을 이뤄냅니다. 중국에 2인자의 자리를 주고 나서도, 미국의 아시아 정책에서 중국을 노리는 칼 끝의 역할을 하고 있고, 이러한 역할을 함으로서 아베 노믹스와 같은 양적 완화 경제정책을 서방의 지지를 얻으면서 풀어나갈 수 있었죠. 일본은 아시아에 원죄가 있는고로, 앞으로도 중국과 좋은 관계는 유지하지 못할 것이고, 계속 미국에 가까운 스탠스를 취할겁니다. 따라서 이왕 앞으로 계속 한배를 탈 거, 미국에 확실하게 구애를 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일본은 미국이 중국을 때리는 북한을 때리든 뭘 해도 찬성이니까 시키고 싶은 일 있으면 아무때나 연락해! 우리 믿고 밀어주면 전쟁 국가로 무장해서 필요한 일 있으면 앞장 서줄께! 이런 메세지를 계속 보내는 거죠. 비굴하게 보이긴 했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일본은 확실히 우리편이다라는 생각이 점점 확고해질겁니다.
 
반면에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 미묘한 밸런스를 맞추려고 하는 나라입니다. 미국 편을 들어줘서 싸드를 배치하기도 했지만, 결국 중국과 3불 타협을 해서 미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MD 방어 체제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을 해버렸죠. 한국이 대단한 나라는 아니지만 한국이 어느 한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미국과 중국 모두 동북아에서 패권을 가졌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G2 시대에 지정학적으로는 사실 일본보다 큰 의미가 있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일-미 이렇게 공조를 이뤄서 중국을 겨냥해야 두다리 뻗고 잘텐데 그게 잘 안되는 이유 중 하나가 일본과 한국의 역사적 관계입니다. 위안부와 독도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는게 미국의 간절한 소망 중에 하나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트럼프 밥상에 독도 새우를 올리고 위안부 할머니를 환영식에 초청해도, 미국은 입 조심하고 아무것도 모른채 하는게 상책입니다. 혹여나 역사문제에 일본 편을 들었다가는 우리 스탠스가 금방 중국 쪽으로 기울어버릴꺼니까요. (사실 그게 골칫거리인 미국에서는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나온 졸속 위안부 합의가 아주 만족스러웠을 겁니다. 미국이 이 협상의 뒤에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따라서 이번 국빈 방문동안 미국은 우리 입맛을 맞춰주려고 많은 노력을 할겁니다. 하지만 대북 문제 만큼은 좀 다를 수 있습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 코리아 패싱이 언급될수도 있고, 북한과 전쟁을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는 듯 할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스쳐는 모두 북한을 이용한 중국에 대한 압박이지 순전한 대북한 혹은 대남한 정책이라고 보면 안될겁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굴욕적인 일본의 외교, 언듯 대등해 보이는 한국의 외교 태도를 봐야지 "간사한 아베 vs. 민주주의의 신사 이니" 이런 식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건 좋은 국뽕 막걸리 한잔에 지나지 않게 될 듯 합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가 이렇게 중요한 중간자적 입장을 가졌더라도, 국가의 수장이 어벙하면 이쪽 저쪽에 휘둘리다 말도 안되는 합의에 사인을 하고 국제적 호구가 될 수도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지나치게 취하지 않는 범위에서 다시 한번 문재인 국뽕 반사발 정도는 마셔도 괜찮잖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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